도톰한 니트 머플러와 풍성한 퍼 스누드, 포근한 캐시미어 코트가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하지만 윈터 룩에 매력적인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법. 조금만 마찰이 생겨도 정전기가 일어나 머리카락이 부풀어오르고 얼굴에 달라붙기 때문. 곱슬머리라면 자칫 영화 <해리 포터>의 해그리드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윈터 스타일링과 예쁜 헤어의 간극을 좁히려면?
벌키한 니트 소재의 머플러를 선택했다면 프라다와 미소니 컬렉션의 헤어스타일이 좋은 예. 귀도 팔라우는 차분하게 빗어 내린 머리를 양 갈래로 나누어 머리 끈으로 가볍게 묶어준 뒤 매듭이 있는 부위를 머플러로 자연스럽게 가렸는데, 이렇게 하면 시간이 지나도 흐트러짐 없는 헤어를 연출할 수 있다. 이때 머플러의 매듭은 목 뒤로 넘겨야 깔끔해 보이니 참고하자.
소녀처럼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프라다의 헤어스타일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디젤 블랙 골드 컬렉션이 좋은 대안이다. 텍스처를 살린 웨이브 헤어를 양손으로 나누어 잡은 뒤 한쪽만 머플러 안쪽으로 넣어 연출하고 다른 한쪽은 자연스럽게 풀어 내리는 식. 간단하지만 앞서 설명한 헤어와는 180도 다른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다만 오후가 되면 ‘따끔’한 정전기와 함께 잔머리가 다시금 들뜰 수 있으니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에 수분감을 더해줄 헤어 오일이나 미스트 등을 수시로 사용해 헤어스타일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자.
얇은 실크 머플러는 높은 보온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부피가 작아 풍성한 웨이브 헤어나 번 헤어, 긴 머리와 쇼트커트 등 헤어스타일에 상관없이 모두 잘 어울린다. 의도적으로 헤어에 컬을 강하게 넣어 진한 웨이브를 연출하는 것도 강약을 조절하는 헤어스타일링 방법. 다만 목이 짧은데 폭이 넓은 스카프를 타이트하게 연출하면 단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으니 에르메스의 트윌리처럼 폭이 좁거나 길이가 긴 디자인을 선택할 것.
한겨울의 단골 아이템, 터틀넥이나 모크넥 디테일 톱을 선택했다면 헤어 스타일리스트 유진 슐레이먼이 진두지휘한 아크네의 헤어스타일을 눈여겨보자. 단정하게 내려 묶은 포니테일 헤어를 옷 안쪽에 넣어 연출하는 헤어스타일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이 헤어스타일은 세련된 보브 헤어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까지 엿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연출법. 드라이어나 아이언으로 매끈하고 차분하게 펴준 다음 귀 뒤로 넘긴 상태에서 내려 묶는다. 이 상태에서 머리끈을 아래로 조금 잡아당긴 후 포니테일을 한쪽 어깨 앞으로 넘겨주면 넘긴 방향에만 볼륨이 생기며 단발머리처럼 연출된다. 이때 페이스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가르마를 과감하게 타거나 손끝으로 잔머리를 아주 조금만 빼내어 보완할 것.
하지만 이 모든 팁에 앞서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단 한 가지는? 의상의 부피와 헤어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 퍼 목도리를 칭칭 감은 데다 컬이 살아 있는 헤어를 있는 그대로 풀어 헤친다면 모발과 목도리가 뒤엉켜 답답해 보일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얼굴이 커 보인다. 그러니 부피가 크고 도톰한 퍼 스누드나 벌키한 실루엣의 아우터에는 차분하고 슬릭한 헤어스타일을 선택하고, 얇은 실크 스카프나 목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캐시미어 터틀넥에는 헤어의 텍스처를 풍성하게 살리는 방식으로 강약을 조절하면 훨씬 세련돼 보인다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