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칸의 여왕' 전도연, 넷플릭스와 시너지…이번엔 오스카?

'길복순' 킬러·'자백의 대가' 용의자·'가능한 사랑' 해고노동자의 아내

프로필 by 박현민 2026.10.28
영화 <밀양> 스틸

영화 <밀양> 스틸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가 전도연이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11월 6일 넷플릭스 전 세계 공개를 앞둔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에서 해고노동자의 아내를 연기한 그는, 2007년 <밀양>으로 한국 배우 최초의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아 '칸의 여왕'으로 불려 왔다. 공식 후보 발표는 아직이지만, 로튼토마토 편집팀이 여우주연상 예상 후보 5명에 그의 이름을 올리며 거론은 더 구체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이름이 나오기까지 전도연이 넷플릭스에서 만난 세 편을 짚었다.



<길복순>, 칼을 쥔 전도연의 넷플릭스 첫걸음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스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스틸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스틸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스틸

전도연과 넷플릭스의 첫 만남은 파격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2023년 공개된 변성현 감독의 영화 <길복순>에서 그는 청부살인업계 최고의 회사 소속 A급 킬러이자 사춘기 딸을 키우는 싱글맘 길복순으로 분했다. 의뢰받은 일은 반드시 완수하는 킬러가 학부모 모임에서는 이벤트 회사에 다닌다며 직업을 숨기고, 무언가 비밀이 있는 것 같은 딸과의 벽을 허물려 애쓰는 엄마라는 양극단의 정체성. 변 감독은 킬러가 사람을 죽이는 직업이라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라는 아이러니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도연의 첫 원톱 액션 영화인 이 작품은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되고 공개 직후 넷플릭스 전 세계 순위 3위에 올랐으며, 플릭스패트롤 집계로 2025년 상반기까지 누적 9,51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해 가장 많이 시청된 한국 영화 2위가 됐다. 이 인연은 2025년에도 이어져, 전도연은 변성현 감독이 각본에 참여한 스핀오프 <사마귀>에 길복순으로, 변 감독의 신작 <굿뉴스>에 특별출연으로 모습을 비췄다.



<자백의 대가>, 절벽 끝에 선 용의자의 심리전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스틸

칼을 내려놓은 전도연이 넷플릭스에서 다음 주연작으로 향한 곳은 심리전의 한복판이었다. <자백의 대가>(2025)에서 그가 맡은 안윤수는 남편 살해 용의자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미술 교사다. 구치소에서 '마녀'로 불리는 모은(김고은)에게 대신 자백해 주겠다는 위험한 거래를 제안받고 이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윤수는 절벽 끝에 선 것과 다름없는 처지가 된다. 결백을 절규하다가도 혼자 있을 때는 어딘가 수상한 표정을 내비치는 윤수 앞에서, 시청자는 그를 믿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전도연은 이 인물을 표현하며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 중 가장 많은 얼굴 근육을 썼다고 했고, 윤수를 모성애 하나로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고도 했다. <길복순>이 몸으로 장르를 밀어붙인 작품이었다면, <자백의 대가>는 표정과 호흡으로 의심을 다룬 작품이다.



<가능한 사랑>, 가장 시린 현실의 바닥에서 건넨 온기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

장르의 외피를 벗은 전도연이 닿은 곳은 현실의 가장 낮은 자리였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에서 그는 정리해고와 파업의 상처를 안고 사는 호석(설경구)의 곁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아내 미옥을 연기한다. <밀양> 이후 19년 만에 이창동 감독과 재회한 이 작품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받았고, 첫 상영 직후 기립박수가 7분간 이어졌다. 해고노동자 부부와 이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조여정·조인성)가 만나 서로의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 속에서, 미옥은 남편의 분노가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해하면서도 삶을 긍정하려는 인물이다.

'칸의 여왕'이라는 영광의 자리에 머무는 대신, 전도연은 넷플릭스에서 킬러의 칼날, 용의자의 의심, 해고노동자 아내의 생계로 자리를 옮겨 다녔다. 오스카가 그 길의 끝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아카데미 최종 후보는 내년 1월 21일 공개되고 시상식은 3월 14일(현지시간)에 열리며,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후보 지명 여부는 아카데미 회원 투표로 가려진다. 다만 그 이름이 거론되기까지의 길이 낯선 자리를 마다하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관련기사

Credit

  • 사진 / 넷플릭스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