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ZAAR

올해의 오스카는 '핫'했다. 단순히 영화와 관련된 상을 주고받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영화사에 새긴 순간이었다. 공들인 기획과 돌발적인 상황, 시상자와 수상자의 말과 행동이 한데 뒤섞이며 보는 이에게 여러 의미로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28일 오전(현지시간 27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돋보이는 수상작들과 더불어, 이목을 집중시켰던 오스카의 인상적인 말과 사건을 정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만들어낸 OTT의 강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코다〉는 작품상을 비롯한 각색상, 남우조연상 등 3관왕의 쾌거를 이뤘다. OTT 영화가 작품상을 거머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넷플릭스의 〈파워 오브 도그〉와 〈돈 룩 업〉은 이날 작품상을 놓고 〈코다〉와 경합을 벌였지만, 노미네이트에 만족해야 했다.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은 감독상을 품었다. 디즈니+는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으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윌 스미스는 이날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나선 크리스 록이 탈모증을 겪는 윌 스미스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을 언급하며 무례한 농담을 하자, 무대에 난입했고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 윌 스미스는 자리에 돌아와서도 욕설과 함께 "내 아내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라"고 거듭 분노했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생방송에 담겨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윌 스미스는 영화 〈킹 리차드〉로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고, "아카데미 측과 오늘 여기 동료, 후보들에게 사과 말씀드리고 싶다"는 말로 앞서 벌어진 돌발적인 폭행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해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올해는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섰다.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인사를 건넨 윤여정은 영화 〈코다〉의 트로이 코처를 수어로써 호명했다. 이는 청각장애인인 트로이 코처를 위한 행동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VCR로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페이보릿 필름 뮤지컬 위드 BTS'라는 문구와 함께 영상을 통해 깜짝 출연한 BTS는 윌 스미스의 〈킹 리차드〉를 추천했으며, 〈코코〉와 〈알라딘〉 등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배우 밀라 쿠니스는 무대에 올라 "최근 발생한 사건들은 우리에게 처참한 기분을 안겼다. 하지만 우리는 파괴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보여준 힘과 위엄을 목격했다"라고 최근 전 세계인이 목도한 우크라이나 상황을 언급했다. 아카데미 주최 측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무대 위 대형 화면에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크라이나를 돕자'라는 문구를 띄웠고, 참석자들은 침묵의 시간을 통해 공감의 뜻을 내비쳤다.
 
윤여정은 '#WithRefugees(난민과 함께)' 문구가 적힌 파란색 리본을 왼쪽 어깨에 달고 시상자로 참석했으며, 이날 시상식장 다수의 참가자들 역시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배지를 착용해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하 수상작(자) 리스트
 
▲작품상=코다
▲감독상=제인 캠피온(파워 오브 도그)
▲남우주연상=윌 스미스(킹 리차드)
▲여우주연상=제시카 차스테인(타미 페이의 눈)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코다)
▲여우조연상=아리아나 드보스(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국제장편영화상=하마구치 류스케(드라이브 마이 카)
▲장편 애니메이션상=퀘스트러브, 조셉 파텔, 로버트 피볼렌트, 데이빗 디너스테인(엔칸토 : 마법의 세계)
▲단편 애니메이션상=알베르토 미엘고, 레오 산체스(더 윈드쉴드 와이퍼)
▲장편 다큐멘터리상=제임스 리드, 피파 에리치(썸머 오브 소울)
▲단편 다큐멘터리상=벤 프라우드풋(더 퀸 오브 바스켓볼)
▲각색상=시안 헤더(코다)
▲각본상=케네스 브래너(벨파스트)
▲단편영화상=아네일 카리아, 리즈 아메드(더 롱 굿바이)
▲주제가상=빌리 아일리시, 피니즈 오코넬(007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
▲음악상=한스 짐머(듄)
▲편집상=조 워커(듄)
▲촬영상=그레이그 프레이저(듄)
▲미술상=패트리스 베르메트, 주즈산나 시포스(듄)
▲시각효과상=폴 램버트, 트리스탄 마일스, 브라이언 코너, 게르드 네프저(듄)
▲음향상=맥 루스, 마크 맨지니, 테오 그린, 더그 헴필, 론 바틀릿(듄)
▲의상상=제니 비반(크루엘라)
▲분장상=린다 다우즈, 스테파니 잉그램, 저스틴 랄레이(타미 페이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