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으로 갈까, 새 판을 짤까? '시즌2' 드라마의 셈법
스케일 키운 '크래시2', 파트너 바꾼 '굿파트너2', 안갯속 '시그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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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성공작의 귀환은 방송가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다. 이미 검증된 캐릭터와 세계관 덕분에 출발선부터 대중의 시선을 붙잡고 시작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전작의 인상이 짙을수록 다음 시즌이 넘어야 할 문턱 또한 높아진다. 익숙한 맛을 지키며 규모를 키울 것인가, 아니면 틀을 비틀어 새로운 자극을 줄 것인가. 오는 11월 나란히 출격을 앞둔 ENA 드라마 <크래시2: 분노의 도로>와 SBS <굿파트너2>, 그리고 제작을 마치고도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tvN <두번째 시그널>를 통해 안방극장 시즌제가 마주한 서로 다른 현실을 짚었다.
판을 전국으로 넓힌 수사극: <크래시2: 분노의 도로>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2> 티저 포스터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 스틸
오는 11월 16일 첫 방송을 앞둔 <크래시2: 분노의 도로>는 전형적인 '규모의 확장'을 택했다. 2024년 방영 당시 1회 2.2%로 출발해 최종회 6.6%까지 치솟으며 ENA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했던 저력이 든든한 밑천이다. 시즌2의 핵심은 무대의 확장이다. 도로 위 범죄를 쫓던 교통범죄수사팀(T.C.I)이 국가수사본부 소속 광역수사대로 승격하면서 사건의 반경이 전국으로 넓어졌다. 이민기, 곽선영, 허성태 등 원년 멤버와 박준우 감독, 오수진 작가가 다시 뭉쳐 팀워크를 잇고, NCT 지성이 신입 순경으로 수혈돼 신선함을 더한다. 도로 위를 질주하던 특수 수사극의 속도감에 스케일을 얹어 시즌1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새 파트너와 '이혼 이후'를 비추는 법정: <굿파트너2>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2> 포스터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 스틸
11월 20일 베일을 벗는 SBS <굿파트너2>는 인물 구도의 재편을 내세웠다. 시즌1은 이혼을 선택의 문제로 그려 사랑받으며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했고, 장나라에게 '2024 SBS 연기대상' 대상을 안겼다. 시즌2는 그 틀을 유지하되 파트너를 바꾸는 승부수를 띄웠다. 독립해 이혼 전문 로펌 '리봄'을 차린 스타 변호사 차은경(장나라) 곁에, 이혼이 체질인 대표와 달리 이혼에 진심인 경력직 변호사 강혜성(김혜윤)이 합류한다. 시즌1이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와의 충돌과 연대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결이 다른 경력직과의 호흡으로 긴장감을 만든다. 현직 이혼 전문 변호사인 최유나 작가가 다시 극본을 쓰는 가운데, 제작진은 이혼 후에도 계속되는 삶과 그 속의 선택들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법정 공방의 자극 위에 삶의 현실과 심리를 얹으려는 시도다
오래 멈춰 선 시계: <시그널2>의 딜레마
tvN 드라마 <시그널> 스틸
두 작품이 편성을 확정한 반면, 가장 오랜 기다림을 낳은 tvN <두번째 시그널>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2016년 <시그널>의 10년 만의 속편으로 촬영은 이미 마쳤지만, 12월 편성설이 불거지자 tvN은 "확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연 배우 조진웅의 은퇴로 공개 일정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촬영을 끝낸 작품도 날짜를 쉽게 잡지 못하는 상황은 시즌제가 작품의 완성도나 대중의 기대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 준다.
tvN 드라마 <시그널> 스틸
시즌2는 분명 양날의 검이다. 낯선 설정을 설명할 필요 없이 빠르게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전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는 없다. 스케일을 키워 쾌감을 더하려는 <크래시2>와 인물 관계를 비틀어 시선을 확장하려는 <굿파트너2>, 그리고 뜻밖의 변수 앞에 멈춰 선 <두번째 시그널>까지. 검증된 IP를 이어받은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전작의 기록이 아니라, "왜 굳이 다음 시즌이어야 했는가"를 시청자에게 명확히 설득하는 일이다.
Credit
- 사진 / ENA·SBS·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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