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과 리움의 세번째 만남
샤넬 컬처 펀드가 후원하는 '아이디어 뮤지엄'. 그 세번째 만남은 아티스트 컬렉티프, 블랙 퀀텀 퓨처리즘과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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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TUM FUTURES
창립자의 뜻을 기리며 1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예술 후원을 이어온 샤넬. 그 일환 중 하나인 샤넬 컬처 펀드가 리움미술관과 또 한 번 손잡았다. 아이디어 뮤지엄의 세 번째 프로젝트는 아티스트 컬렉티브, 블랙 퀀텀 퓨처리즘과 함께한다.

리움미술관 M2에서 열리고 있는 «블랙 퀀텀 퓨처리즘: 타임 존 프로토콜».
가브리엘 샤넬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아니었다. 음악과 예술을 통해 자신의 미학을 확장했고, 당대의 예술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예술 후원자 역할을 했다. 러시아발레단을 후원하고 파블로 피카소, 장 콕토,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작곡가)와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 그녀의 살롱은 예술가, 작가, 음악가들이 교류하는 문화의 장이었으며, 샤넬 하우스는 예술 실험이 이루어지는 후원 무대가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What Happens Next)의 일부가 돼라”는 창립자의 바람을 이어받은 샤넬 하우스는 1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예술을 후원하고,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허무는 문화적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
그 일환 중 하나가 샤넬 컬처 펀드(Chanel Culture Fund)가 후원하는 ‘아이디어 뮤지엄(Idea Museum)’이다. 이는 2023년부터 리움미술관과 함께 전개 중인 중장기 연구 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포용성(Inclusivity), 다양성(Diversity), 평등(Equality), 접근성(Access)을 토대로 한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동시대 현안을 탐구한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은 아이디어 뮤지엄은 아티스트 컬렉티브, 블랙 퀀텀 퓨처리즘(Black Quantum Futurism)의 프로젝트 «타임 존 프로토콜(Time Zone Protocols)»을 선보인다.
아직은 낯선 이름인 블랙 퀀텀 퓨처리즘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카메이 아예와(Camae Ayewa, 2024 샤넬 넥스트 프라이즈 수상자이자 음악가·시인·활동가)와 라시다 필립스(Rasheedah Phillips, 작가·변호사·시간연구자)가 공동 설립한 다학제적 예술 실천으로, 이들은 양자물리학, 흑인 디아스포라(노예제·식민주의·이주 등을 통해 흑인이 전 세계에 퍼진 상태)의 시간 경험, 아프리카 고유의 시간 개념을 교차시켜 대안적 시간 정치학을 상상하는 틀을 제시한다. 이를 퍼포먼스, 설치, 음악, 글쓰기, 커뮤니티 프로젝트 등 다양한 실험적 형식을 통해 협업을 이어나가는 형태. 이번에 선보인 «타임 존 프로토콜» 역시 블랙 퀀텀 퓨처리즘식 예술 실천의 연장선이다. “우리는 서구 제국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든 시간 체제가 흑인 공동체의 삶과 기억을 어떻게 제약했는지 연구해왔습니다. «타임 존 프로토콜»은 그 억압적 시스템을 드러내고, 새로운 시간 사용법을 상상하려는 시도예요.” 즉, 기존의 프로토콜(규범)을 새로 쓰고, 시간대를 재구획하며, 제국주의가 만든 세계 표준시 체계를 비판적으로 해체하는 프로젝트라는 것.

블랙 퀀텀 퓨처리즘의 카메이 아예와, 라시다 필립스.
우리는 서구 제국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든 시간 체제가 흑인 공동체의 삶과 기억을 어떻게 제약했는지 연구해왔습니다. «타임 존 프로토콜»은 그 억압적 시스템을 드러내고, 새로운 시간 사용법을 상상하려는 시도예요.
지난 9월 1일, 앰배서더 박서준, 올데이프로젝트의 타잔, 아이린, 이청아를 비롯해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이 전시 오프닝이 열린 리움미술관으로 향했다. 성황리에 개막한 전시는 블랙 퀀텀 퓨처리즘의 퍼포먼스 <붕괴된 시간, 표류하는 선들(Collapsed Time and Drifting Lines)>로 인해 특별함을 더했다. 두 흑인 아티스트가 전시장 중간에 서 있고, 이들의 말과 사운드가 교차하며 펼쳐진 퍼포먼스는 다중의 목소리가 하나로 수렴되는 일종의 독특한 ‘시간 의식(Temporal Ritual)’을 연출했다. 즉흥 사운드, 낭독, 의례적 주문의 형식을 통해 시간과 시계의 개념, 그리고 SF 소설에 내재된 정치적 쟁점을 심층적으로 탐구한 결과라고. 이후 진행된 리셉션에서는 아티스트와 참석자들이 활발히 교류하며,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만들어낸 다양한 시간 개념과 감각, 리듬의 존재 방식에 대해 이해하고, 프로젝트의 예술적 의미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프로젝트와 연계해 9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본초자오선 언컨퍼런스(Prime Meridian Unconference)’가 열렸다. 행사에는 카메이 아예와와 라시다 필립스를 비롯 국내외 학자와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울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아시아적 시간성과 블랙 퀀텀 퓨처리즘의 관점을 연결해 대안적 미래를 모색했다. 이러한 시도는 서로 다른 시간과 문화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열어주며, 예술이 사회적 상상력과 변화를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블랙 퀀텀 퓨처리즘의 프로젝트 «타임 존 프로토콜»은 리움미술관 M2에서 9월 28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Credit
- 사진/ ©Chanel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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