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면 맛은 선명해지고 : 서울의 낭만적 야장 스폿 6

서울의 밤은 느즈막히 깨어난다. 낮의 빠르고 가쁜 리듬이 끝난 뒤에 진짜 도시의 표정은 야장(夜場) 위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숯불 냄새, 술잔 사이로 흐르는 바람, 테라스 한켠에서 나오는 웃음까지. 짧은 밤이 더 선명해지는 여섯 곳의 장소를 골랐다.

녹사평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상 레스토랑. 낮에는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브런치 카페로, 밤엔 술을 곁들인 와인바 겸 레스토랑으로 운영한다. 입구를 활짝 열면 아늑한 테라스 감성을 즐기며 식사가 가능하다. 호주 브런치 카페나 유럽의 캐주얼 레스토랑에 온 듯한 이국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비건 옵션이 많아 특히 채식주의자들이 방문하기 좋다. 호주의 채식 기반 레스토랑 patsys (@patsys_melbourne)에서 일하며 맛있고 건강한 비건의 세계를 경험한 오너의 업력이 오롯이 묻어난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6길 28 1층

동대문 종합시장 근처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백반 메뉴들과 분홍소세지와 같은 정감 가는 밑반찬에 주력하는 오래된 노포다. 1인 닭도리탕이 가능해 점심에는 혼밥을 하러 온 사람들이 정말 많다. 추천하는 메뉴는 김치닭도리. 바로 옆에 위치한 동대문부침개와 같이 운영하기에 전을 함께 주문해서 먹을 수 있어, 술 마시기에 최적화된 곳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식사로 1인 1메뉴를 시키면 소세지, 계란후라이 등 다양한 스몰 디쉬 안주를 저렴한 가격에 시킬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날이 좋아지면 야외 테이블을 마련해준다.

서울 종로구 종로40길 18 1층 계림삼계탕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각종 타코와 보울, 나초 등 멕시칸 음식을 제안한다. 시원하게 보관된 전세계 맥주와 와인, 치즈, 스낵 등이 잔뜩 쌓여 있는 비틀비틀 매장이 나란히 위치해 있다. ,서순라길의 핫플이라 오랜 웨이팅을 감수해야하지만 이곳의 비리야 타코를 맛보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방문 전 반드시 웨이팅 어플을 이용하자. 매장은 2시간 이용 제한이 있으니 이곳을 시작으로 서순라길의 여러 야장을 두루 방문하는 루트를 계획하면 좋다.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89-7 1층

서울에서도 가맥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말 것. 외관은 슈퍼마켓인데 알고보면 술집이다. 또다른 매력은 야외석 뿐만 아니라 소주와 맥주의 가격이 착하다는 점. 대표 메뉴인 김치찌개와 두툼한 계란말이만 있으면 어떤 안주도 부럽지 않다. 최근에는 삼겹살이 인기라고. 삼겹살을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밑반찬들이 다양하게 나온다. 봄, 가을에는 시원한 밤 공기를 만끽하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반드시 예약하고 방문해야 한다.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11길 27 윈스타워 1층 105호

잠실 시그니엘 인근에 위치한 고급 싱글몰트 바로 1층 야외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야장 감성인데도 고급스러운 칵테일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야장으로 칵테일을 먹는다면 바 테이블에서는 2만원인 칵테일을 무려 8,900원에 마실 수 있다. 전문성과 친절함 모두 갖춘 직원들이 메뉴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자세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술을 잘 몰라도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 방이동 먹자골목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2차로 가기에 안성맞춤.

서울 송파구 오금로15길 7-20 지하1층

잠시 문을 닫았던 이곳이 드디어 5월 중순 재개장을 알렸다. 날이 좋은 계절에 광화문의 명물이 되는 곳. 한복판에 자리한 공원에 둘러 쌓여 있어 짐작도 가지 않지만,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구이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곳의 메뉴로는 '막창구이'와 '쭈꾸미구이'가 있는데, 막창구이가 깔끔하니 무척 맛나다. 매콤한 양념 쭈꾸미와 함께 같이 구워도 무척 맛나다. 날씨 등에 따라 천막 천장이 완전히 열리고, 닫히는 것도 묘미다. 식사 후 바로 옆 청계천 밤 산책으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코스를 권한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