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상륙한 미디어아트 축제, 루프 랩 부산
4월부터 6월까지 부산 전역에 쏟아지는 미디어아트 전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페어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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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을 위한 찬가
부산이 디지털 아트워크로 메워진다. 전통적인 아트 페어 모델과 전시 방식을 전복하는 새로운 유형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루프 랩 부산 미리 보기.








4월 중순부터 6월까지 부산에 가면 도시 곳곳에서 디지털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디지털・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한 다차원 융합예술 축제를 표방하는 루프 랩 부산(Loop Lab Busan)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를 주관하는 부산시립미술관의 서진석 관장은 “현대미술과 대중문화,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에 도전하며 공유와 협력을 통해 다면적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루프 랩 부산은 비엔날레와 아트 페어의 대안으로서 미래형 예술 행사를 제안한다. 기존 주류 미술 시장에 종속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하는 것이 루프 랩 부산의 포부다.
루프 랩 부산이 모델로 한 루프 바르셀로나(Loop Barcelona)는 2003년 비디오아트에 특화된 최초의 페어로 출발해 작품의 창작, 제작, 배급 등을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미디어아트 페어로 성장해왔다. 부산 측은 루프 바르셀로나의 네트워킹과 노하우를 전수받고자 페어 관련 기획 운영을 바르셀로나와 협업했지만, 루프 랩 부산만의 인프라 강화를 고민하고 있다. 루프 랩 부산이 다루는 매체는 기존 미디어아트와 디지털 기반으로 확장 가능한 모든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사진, 비디오아트, 무빙 이미지, 미디어 설치, NFT, 증강현실, VR, AI, 퍼포먼스 등 움직임과 시간에 기반하는 탈물질의 예술작품이 거래되는 플랫폼이다. 페스티벌 특색에 맞게 젊은 컬렉터와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예술 시장 개발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국내 아트 페어에서 NFT 미술작품의 출현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디지털아트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역에 머물러 있다. 저평가 받고 있는 디지털아트 작품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새로운 매체의 파이를 키우는 전략은 미술 시장 전체를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아트 시장은 기대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아츠 이코노믹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의 경우 디지털아트, 특히 NFT아트가 각광을 받으면서 초고액자산(HNWI) 컬렉터의 컬렉션 중 디지털아트 비중이 15% 정도를 차지했다. 그림, 조각 같은 전통적인 미술품 구매 비율에는 못 미친다 해도 투자 다각화를 위해 디지털아트 구매율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 3%로 급추락하면서 디지털 열기가 사라졌음을 보여줬다. 전 세계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NFT아트처럼 투기적 속성이 강한 미술품 거래는 붕괴로 이어졌다. 당분간 회복이 어렵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아트를 강조한 페스티벌이 미술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제 첫 회를 맞이하는 루프 랩 부산에 얼어붙은 디지털아트 시장을 위한 훈풍이 되라고 요청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루프 바르셀로나보다 한층 진화된 구성으로 뿌리를 내려야 페스티벌이 지속 가능한 것은 분명하다.
루프 랩 부산은 루프 바르셀로나와 마찬가지로 페어, 전시, 포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페어는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열린다. 호텔 객실을 블랙 룸으로 만든 부스를 활용해 관람객이 편안하게 작품을 체험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미술관이 아니라 일상의 공간에 디지털 환경을 구현해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경험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다. 호텔 13층 전 층이 페어 층으로 운영되고 객실마다 한 작품씩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청각적 체험이 중요한 미디어아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기존의 페어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방식이 필요하다. 페어 기획을 맡은 김영은 에이플럭션 대표는 “평소 호텔 아트 페어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루프 랩 바르셀로나에서 강화된 네트워킹을 경험한 후 미디어아트를 감상하기에 호텔 객실이 최적화된 공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관람객은 객실에서 1:1로 작품을 온전히 경험한다. 갤러리의 사적인 공간에 침투하는 특별한 경험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페어에는 바르셀로나에 참여했던 영향력 있는 국내외 유수 갤러리 및 기관 40여 곳이 전속 작가의 작품으로 동참한다. 앙헬스 바르셀로나의 세실리아 벵골리아, 갤러리 바오의 쯔엉 꽁 뚱, 에스더쉬퍼의 세밀 사힌, 갤러리 징크의 에르칸 오즈겐 등 미디어아트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을 비롯해 부산시 전역 20여 개의 공공 및 민간 전시기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야외정원에서 다양한 디지털 창작물을 소개하는 ‘디지털 서브 컬처’를 선보이며, 아시아 무빙 이미지 아트의 현재와 미래를 연구하는 프로젝트 ‘무빙 온 아시아’의 포럼, 스크리닝, 특별 전시가 도모헌(옛 부산시장 관사)과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다. 연계 포럼은 그랜드 조선 등에서 4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열린다. 미래형 미술관의 협력체를 구성하여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모색하는 ‘미래 미술관 포럼’ 포함 4개의 주요 포럼을 개최하며 동시대 예술의 진화와 경제적 변화를 탐구하는 장을 마련한다. 첫 등장부터 대안 플랫폼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다. 루프 랩의 정체성으로 ‘수평적 연대’를 강조한 페어, 전시, 포럼 세 영역이 시너지를 일으키고 담론의 장을 형성하는 가능성만 보여줘도 시작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루프 랩이 디지털아트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전종혁은 프리랜스 에디터다. 루프 랩 부산이 꿈꾸는 대안 플랫폼을 환영하며 기꺼이 동행할 계획이다.
Credit
- 글/ 전종혁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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