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고미술과 상설전이 2025년 미술계 트렌드?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

프로필 by 손안나 2025.01.31

서울 ,아트, 핫이슈


올해 아트 신에서 기대해도 좋은 전시와 공간.

하종현, <Conjunction 24-27>, 2024, Oil on hemp cloth, 130x97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하종현, <Conjunction 24-27>, 2024, Oil on hemp cloth, 130x97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정선, <금강전도>, 조선 18세기 중엽, 종이에 수묵담채, 130.7x94.1cm. 개인 소장, 국보.

정선, <금강전도>, 조선 18세기 중엽, 종이에 수묵담채, 130.7x94.1cm. 개인 소장, 국보.

고미술의 부흥과 상설전의 부활
국내 전시로 눈을 돌려보면 현대 작가들 사이에서 고미술전과 상설전의 부활이라는 키워드가 또렷하다. 4월 호암미술관은 한국회화사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대규모 전시를 연다. 지금껏 정선을 주제로 한 전시들은 종종 있었지만 회화세계의 전모를 진경산수화 외에 인물, 화조영모화 등을 통해 보여주는 전시는 처음이다. 고미술계를 대표하는 간송미술관과의 협업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북서울미술관에서 5월에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전은 시간을 근현대로 살짝 당긴다. 역사적 배경 속에서 회화로 할 수 있는 궁극의 세계를 탐구했던 10명의 작가 강요배, 곽인식, 권옥연, 김봉태, 김흥수, 방혜자, 유영국, 이성자, 이인성, 하인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미술의 토대가 되는 작품을 조명하는 흐름은 이건희 컬렉션이 대거 포함된 상설전의 부활과 궤를 함께한다. 연초 국립현대미술관은 운영 계획을 발표하며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상설전이 5년 만에 열리는 소식을 힘주어 알렸다. 과천관은 5월부터 «한국미술 1900~1960»전을 통해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등 70여 명의 작품을 전시하고, 6월부터는 «한국미술 1960~ 1990»전에서 김환기, 윤형근, 최욱경 등 90여 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서울관은 5월부터 «한국현대미술»전을 통해 서도호, 양혜규 등 대표 현대미술 소장품을 공개한다. 1~2년 동안 명작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열리는 것이다.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들의 품 넓은 전시도 빠짐없이 준비되어 있다. 9월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불의 대규모 서베이 전시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40여 년에 걸쳐 이어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초기에 발표한 노래방 작업과 사이보그 시리즈, 20년 동안 멈출 줄 모르는 <Mon Grand Recit> 연작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곧 90세를 바라보는 원로 작가 하종현의 전시는 연달아 두 번 열린다. 하종현은 1970년대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회장으로 활동하며 실험적인 설치미술의 반경을 손수 넓혔다. 캔버스 천을 자르기도 하고 마대 천에 물감을 흘러내리게 하는 등 기발한 작법은 그가 산 세월만큼 절치부심을 거듭해왔다. 2월에 아트선재에서 열리는 전시는 초기 작업을, 3월에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는 가장 최근 작품을 걸어 같으면서도 사뭇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Credit

  • 글/ 박의령(프리랜스 에디터)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