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메종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집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풍기는 디올 메종과 베이비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코르델리아 드 카스텔란(Cordelia de Castellane). 자신의 매력적인 파리 집으로 <바자>를 초대했다.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거실에서 포즈를 취한 코델리아 드 카스텔란.
지난 7월, 파리는 1백 년 만에 올림픽을 개최하며 1천6백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할 것이라 예상했다. 개최 전 도시 전체에 조용한 기대감이 감돌았다. 창의성을 요구하는 작업을 위해 고요한 환경을 선호하는 드 카스텔란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제게는 매우 조용한 환경이 필요해요. 올림픽 기간 동안 파리를 떠나야 할지 고민했지만, 일생에 한 번뿐인 역사적 순간이기에 적어도 첫 주 정도는 파리에 머물기로 했어요.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올림픽이 열리는 파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다신 없을 테니까요.”
한때 위베르 드 지방시가 소유했던 벨벳 소재의 녹색 놀(Knole) 소파에 몸을 기댄 그녀는 우아하고 자유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다. 시크한 모노크롬 미니스커트에 오랜 시간 동안 수집한 브레이슬릿을 믹스 매치했으며, 파자마처럼 편안한 실루엣의 핑크색 버튼다운 셔츠를 입은 채 머리는 1960년대 스타일을 완벽하게 구현한 듯했다. “저 지금 파자마 입고 있어요! 샤워하고 메이크업까지 했는데 다시 이걸 입었네요.”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

플로럴 벽지가 돋보이는 침실 입구.

꽃을 사랑하는 그녀의 침실.
프랑스의 가장 저명한 가문 중 하나인 앙리 백작(Count Henri)과 아탈란타 드 카스텔란 백작부인(Countess Atalanta de Castellane)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매우 창의적인 혈통을 지녔다. 어머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였으며, 그녀의 증조할아버지는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에밀리오 테리(Emilio Terry)이고 그녀의 사촌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Victoire de Castellane)은 디올 오트 주얼리(Dior Haute Joailleri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이처럼 어릴 적부터 온갖 창조적인 세상 속에서 성장했다. “어릴 때 가족들은 저를 전 세계 곳곳으로 데려갔어요. 프랑스, 영국, 심지어는 폴란드로 떠나기도 했죠. 전 세계를 다니며 저는 늘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아름다움은 우리를 고양시키죠.”

드레스룸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드 카스텔란.
5년 후 그녀는 디올 메종도 맡게 되며 보물 같은 여러 홈 라인 제품을 만들었다. “이건 마치 행복한 바자회 같아요. 모든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이 있거든요. 꽃을 찾아요? 여기에 있어요. 그래픽이 담긴 제품을 원해요? 그것도 있어요. 누군가에게 줄 작은 선물을 원해요? 그것 또한 디올 메종에서 찾을 수 있죠.” 그녀는 19세기 중반과 그 이전의 인테리어 트렌드, 그리고 오산나 비스콘티(Osanna Visconti)나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Maria Grazia Chiuri)가 컬렉션을 위해 협업하는 예술가들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허나 그녀의 개인적 비전은 본능이라고 말한다. “저는 결코 제 자신을 인테리어 디자이너라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하는 작업을 직업 또는 일이라 생각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창조되는 거라 여기죠.”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테이블스케이프(테이블을 아름답게 꾸미자는 개념의 신조어) 인테리어에서도 그 점은 분명히 드러난다. 지난 4월, 그녀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열린 베네치아 헤리티지 펀드(Venetian Heritage Fund)와 디올의 그랑발(Grand Ball)을 위해 해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화려한 테이블 디자인을 선보였다. “6백여 명을 위한 큰 행사를 진행할 때는 당연히 컬러를 고려해야 문제가 없지만, 작은 저녁 모임에서는 그런 것을 전혀 고민하지 않아요. 그냥 식탁보를 깔고 꽃 몇 송이를 올릴 뿐이죠.”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식탁.

드 카스텔란이 부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거실에 걸려 있는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 컬렉션이 오히려 운반하기가 더 쉬웠다.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소파 위에 걸린 에론 영(Aaron Young)의 작품이었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예수, 체 게바라, 또는 찰스 맨슨으로 보일 수 있는 그림이다. 또한 필라 알바라신(Pilar Albarracin)의 2018년 시리즈에서 천장에 우아한 자세로 매달린 여성들을 담은 역동적인 대형 사진도 놓여 있었다. 다른 여러 벽에는 디올을 위해 드 카스텔란이 제작한 패브릭 시리즈가 뒤덮여 있다. 다이닝룸에는 환상적인 생주리(singerie,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고 사람의 행동을 흉내내는 우스꽝스러운 원숭이를 그린 그림), 욕실에는 투알 드 주이(toile de Jouy, 리넨 혹은 캔버스 소재에 다양한 패턴을 프린트한 직물), 침실에는 플로럴 패턴의 벽지로 도배했으며 침대 스커트도 동일한 패턴으로 장식했다. 이 직물은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가족의 유품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이를테면, 그녀가 18번째 생일에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인 가루스트 & 보네티(Garouste & Bonetti) 거울, 욕실 세면대 위에 놓인 은으로 만들어진 가족 사진 액자, 그리고 침대 옆에 놓인 그녀의 할아버지가 사용한 나무 책상 등이 있다.

거대한 무화과 나무가 놓인 거실.
그녀와 함께 그녀의 공간을 거닐며 그녀가 의미와 역사를 지닌 피스들을 소개할 때, 드 카스텔란이 무엇보다도 이러한 것들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을 좋아해요.”
Credit
- 글/ Brooke Theis
- 번역/ 채원식
- 사진/ Kate Martin
- 스타일리스트/ Grace Clarke
- 헤어&메이크업/ Corinne Fouet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Summer fashion trend
셀럽들이 말아주는 쏘-핫 여름 패션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하퍼스 바자의 최신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