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구찌와 한국, 그리고 5명의 아티스트
구찌와 한국, 그리고 5명의 아티스트가 카메라 앞에서 만났다. 지금 우리가 보고 느껴야 할 시대의 이야기가 그 프레임 속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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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자화상이기도 한 백남준의 대표작 <TV 부처>에 영감받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국보 금동반가사유상을 주제로 그의 예술세계를 표현했다.
요즘의 패션은 단순히 옷을 입는 행위가 아니다. 사람들은 패션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그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하나의 문화를 이룬다. 그렇기에 패션 하우스는 자신들의 취향 왕국을 더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완전히 다른 무대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제 패션 하우스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자극하며 사람들에게 패션을 너머 하나의 문화, 하나의 이야기, 그를 통해 진정한 하나의 하우스로 다가가길 바란다. 구찌는 그 이야기의 깊이를 타국과의 문화 교류로 이끌어낼 줄 안다. 오래전부터 그들은 다른 문화, 더 구체적으로는 그곳의 사람들을 통해 시대의 색채를 브랜드에 더하는 데 능했다.

불리한 여건과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무용계에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제시해온 무용가 안은미를 선구자적 정신과 고고함을 상징하는 매화를 주제로 담아냈다. 굽이굽이 뻗어나간 가지마다 피워낸 꽃은 그녀의 무용 인생을 상징한다.
구찌는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과의 문화적 유대를 쌓아왔다. 2021년, 한국적 환대의 미학을 담은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을 오픈하고, 2023년에는 경복궁에서 웅장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한국 문화를 향한 진심 어린 경의를 표해왔다. 이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구찌는 ‘구찌 문화의 달’을 지정하고, «두 개의 이야기: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들을 조명하며»라는 이름 아래 캠페인과 사진전을 개최했다. 구찌는 다시 한 번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들의 시대정신을 구찌의 스토리에 덧입혔다. 10월 22일부터 10월 29일까지 파운드리 서울에서 열린 이번 사진전에서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예술과 문화의 저변을 확장해온 거장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개념미술가 김수자, 영화감독 박찬욱,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현대무용가 안은미, 그리고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바로 그 주인공. 사진가 김용호는 딥틱(Diptych) 기법을 통해 이 거장들의 문화적 환경을 탐구하고, 그들의 초상과 그들이 담고 있는 세계관을 자연이나 오브제 이미지와 나란히 배치하며 독특한 예술적 상호작용을 창출했다. 이를 통해 인물과 자연, 그리고 그들의 내면 세계를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연습해야 하는 클래식, 특히 바로크 음악의 특성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의 힘을 견뎌내며 독특한 형상으로 거듭나는 바위를 주제로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빚어낸 ‘예술의 형태’를 강조했다. 빛나는 20대를 보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자신의 먼 미래를 응시하는 듯한 사진을 통해 그가 일궈낸 음악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적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개인 소장품과 수첩,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무대 밖 일상적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적 작품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내밀한 모습을 다각도로 담아냈다. 단순한 초상 촬영을 넘어 그들의 창작 세계 이면에 숨겨진 순간을 포착함으로써 관람객들은 익숙한 인물 속에서 새로운 감동을 발견할 수 있었다. 10월 29일 전시 마지막 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티스트는 물론 구찌를 은유하는 많은 셀럽들이 함께한 이벤트도 열렸다. 이 전시 작품 일부는 12월까지 구찌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점잖고 수줍은 박찬욱의 성격과 대비되는, 그의 내면에 잠재된 강렬한 에너지를 용을 주제로 표현했다. 그의 영화에서는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의미를 지니며, 전체 이야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용이 지닌 다양한 상징성,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를 통해 그의 내면에 자리한 강렬한 에너지와 섬세한 영화적 언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스스로 바늘이 되어 세계 각지의 고유한 문화적 맥락을 엮으며 삶의 궤적을 그려온 작가 김수자. 사진가 김용호는 ‘피안’을 주제로 김수자가 마주한 세계와의 관계를 새롭게 풀어냈다.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적 탐구와 현실을 초월한 경험을 통해 확장된 정신세계는 그의 예술관에 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Credit
- 글/ 김민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Gucci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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