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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관객과 벽을 허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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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차별이 되는 발언을 지양합니다” 뮤지컬이 진행되는 중간에 배우들이 강조한 말이 있다. 이 멘트는 작가 역할로 등장하는 배우이자, 이 공연의 연출가인 김태형의 지문과도 같다. 그의 연출 철학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재미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익숙한 연출가의 이름, 김태형이다. 에디터의 인생 뮤지컬이 된 <멤피스>는 올해 열린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5관왕을 차지할 만큼 이목을 끌었다. 그중 연출상도 포함됐는데,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심했던 1950년대의 모습을 다루면서 흑인 분장을 하지 않은 김태형의 연출이 주목받았다. 그는 소수자를 조명하며 작품 안에서 편견과 차별을 섬세하게 다뤘다.
대학시절에 영감받은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연극적 가치관을 따르는 듯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추구한 것은 관객들이 극을 통해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랐는데, 결국 그러한 바람은 당시에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김태형이 꾸준하게 그의 철학을 계승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로 <연남장 카바레>의 즉흥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해당한다. 이 공연은 즉흥으로 이루어진다. 무대에 극을 올리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을 거치는 반면, 이 공연은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관객들은 이야기도, 극중 캐릭터도 처음인 ‘한정판 공연’을 보는 것이다. 이 공연은 매번 새로운 내용으로 전개되지만, 2017년에 초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그래서 김태형 만에 즉흥 뮤지컬의 노하우가 담겨있을 터.
그 노하우는 배우들 간의 케미에서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공룡’이 주제였는데, 4명의 배우가 공룡이 되어 마치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연상케 했다. 짧은 시간 안에 네 배우의 캐릭터가 명확히 나눠져 신기한 순간이었다. 이전 공연에도 참여한 배우 이정수가 과거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맞출 대사가 없기에 마음을 맞춘다’는 것이 맞아 들었다.
주로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극중 작가 역의 내레이션이 종종 등장할 때가 있는데, 예상하지 못한 개연으로 배우가 당황해하는 모습도 미소를 자아낸다. 이렇게 반응이 좋을 때면 배우들의 뿌듯함을 엿볼 수 있다.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어느 대상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웃음을 유발하는 굉장히 쉬운 방법이지만, 이 극에서는 그러한 방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어느 스토리에나 그렇듯, 악당도, 교훈도 있었다. 공룡들의 우정을 그리며 친구의 유언을 실현하는 내용을 담았다. 평범한 개연성일 수 있었지만, 친구가 보지 못한 세상을 대신 경험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이 공연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취식과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바레의 특성을 반영한 뮤지컬 공연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관객 앞에 앉아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1열에서,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특수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소소한 에피소드가 관객에게 잔상으로 남기에 관객과 소통을 시도하는 무대 연출이 늘고 있다.
김태형은 과거 인터뷰에서 “연극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대극장만 골라 다니며 관람했던 내게 이 뮤지컬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며 극을 이어가는 시도가 이색적이었다랄까. 어쩌면 차별의 근원은 어떤 대상과 벽을 세우면서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시체 관극 같은 말이 나오는 공연 분위기 속에 맥주 한 잔과 즉흥 공연은 뮤지컬과 나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 공연은 8월 31일까지 연남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익숙한 연출가의 이름, 김태형이다. 에디터의 인생 뮤지컬이 된 <멤피스>는 올해 열린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5관왕을 차지할 만큼 이목을 끌었다. 그중 연출상도 포함됐는데,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심했던 1950년대의 모습을 다루면서 흑인 분장을 하지 않은 김태형의 연출이 주목받았다. 그는 소수자를 조명하며 작품 안에서 편견과 차별을 섬세하게 다뤘다.
대학시절에 영감받은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연극적 가치관을 따르는 듯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추구한 것은 관객들이 극을 통해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랐는데, 결국 그러한 바람은 당시에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김태형이 꾸준하게 그의 철학을 계승하고 있었다.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그중 하나로 <연남장 카바레>의 즉흥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해당한다. 이 공연은 즉흥으로 이루어진다. 무대에 극을 올리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을 거치는 반면, 이 공연은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관객들은 이야기도, 극중 캐릭터도 처음인 ‘한정판 공연’을 보는 것이다. 이 공연은 매번 새로운 내용으로 전개되지만, 2017년에 초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그래서 김태형 만에 즉흥 뮤지컬의 노하우가 담겨있을 터.

그 노하우는 배우들 간의 케미에서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공룡’이 주제였는데, 4명의 배우가 공룡이 되어 마치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연상케 했다. 짧은 시간 안에 네 배우의 캐릭터가 명확히 나눠져 신기한 순간이었다. 이전 공연에도 참여한 배우 이정수가 과거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맞출 대사가 없기에 마음을 맞춘다’는 것이 맞아 들었다.
주로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극중 작가 역의 내레이션이 종종 등장할 때가 있는데, 예상하지 못한 개연으로 배우가 당황해하는 모습도 미소를 자아낸다. 이렇게 반응이 좋을 때면 배우들의 뿌듯함을 엿볼 수 있다.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어느 대상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웃음을 유발하는 굉장히 쉬운 방법이지만, 이 극에서는 그러한 방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어느 스토리에나 그렇듯, 악당도, 교훈도 있었다. 공룡들의 우정을 그리며 친구의 유언을 실현하는 내용을 담았다. 평범한 개연성일 수 있었지만, 친구가 보지 못한 세상을 대신 경험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이 공연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취식과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바레의 특성을 반영한 뮤지컬 공연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관객 앞에 앉아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1열에서,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특수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소소한 에피소드가 관객에게 잔상으로 남기에 관객과 소통을 시도하는 무대 연출이 늘고 있다.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김태형은 과거 인터뷰에서 “연극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대극장만 골라 다니며 관람했던 내게 이 뮤지컬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며 극을 이어가는 시도가 이색적이었다랄까. 어쩌면 차별의 근원은 어떤 대상과 벽을 세우면서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시체 관극 같은 말이 나오는 공연 분위기 속에 맥주 한 잔과 즉흥 공연은 뮤지컬과 나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 공연은 8월 31일까지 연남장에서 만날 수 있다.
Credit
- 사진 / 아이엠컬처
- 어시스턴트 에디터 / 조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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