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TAINABILITY

휴대폰 케이스가 바꾸는 세상

헌 휴대폰 케이스가 쓰레기장이 아니라 매장의 진열대로 다시 간다. 진보된 디자인, 진보된 친환경을 꿈꾸는 케이스티파이의 임팩트 보고서를 살펴볼 시간이다.

프로필 by 안서경 2024.04.22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건 더 많은 관심과 영감이다. 소비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첫 스텝이다. 과거 친환경은 화려한 디자인과 요란한 마케팅으로 관심을 끄는 소비의 행태와는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그래서 다소 지루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그 바람에 친환경에 대한 일정한 클리셰가 우리들의 머릿속에 새겨졌다. 하지만 이 평범한 룰을 바꿔놓은 브랜드가 있다. 누구보다 현란한 스텝으로 친환경 기업이 되는 새로운 길을 밟아가고 있는 케이스티파이다. 진보된 디자인, 진보된 친환경을 꿈꾸는 그들은 친환경에 대한 클리셰를 여지없이 부수며 누구보다 발랄하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여정을 밟아가고 있다.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의 시대가 된 요즘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기업에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그들만의 지도를 요구한다. 과거처럼 단지 친환경이라는 목적지만 적힌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그 목적지로 가는 길 하나 하나에 대한 자세한 경로를 요구하는데, 이는 소비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지구의 모든 생산자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무감을 지니듯, 소비자 역시 이를 관찰할 책임이 있는 것. 이러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을 담은 지도를 케이스티파이는 누구보다 친절하고 촘촘하게 그려가고 있다. 케이스티파이는 매해 지속가능 경영 성과를 담은 ‘임팩트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케이스티파이의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리케이스티파이™(Re/ CASETiFY™)’를 새롭게 조명할 뿐 아니라 협업 브랜드, 팬, 팔로어 등과 함께 펼친 다양한 지속가능성을 향한 활동의 결과물이 담겨 있다. 2022년, Re/CASETiFY™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비즈니스 및 혁신 전문 미디어인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올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속가능한 이니셔티브’로 선정된 바 있다.

관심을 지속하는 삶은 자각하는 삶이다. 주위의 문화와 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재의 패턴에 대한 자각,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자각의 곧 책임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케이스티파이는 이러한 소비자의 역할을 ‘Re/BiRTH’란 주제로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우선 케이스티파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폰케이스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관심을 지속하는 삶은 자각하는 삶이다. 주위의 문화와 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재의 패턴에 대한 자각,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자각의 곧 책임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케이스티파이는 이러한 소비자의 역할을 ‘Re/BiRTH’란 주제로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케이스티파이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인 리케이스티파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40곳이 넘는 케이스티파이 스튜디오에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매장에 위치한 수거함에 사용하던 케이스를 브랜드에 상관없이 반납하고 다음 구매 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매장 방문이 어려운 소비자들의 경우, 전용 주소로 케이스를 보내는 방법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한 해에 지구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3억 8천 톤가량. 케이스티파이는 이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오래된 것으로부터 새것을 탄생시키는 기술과 디자인의 개발이라고 여긴다. 수거된 케이스는 매립하지 않고 재료 성분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 더 미세한 조각으로 분쇄해 Re/CASETiFY™ 펠릿으로 재생성된다. 가공이 완료된 Re/CASETiFY™ 펠릿은 새로운 제품의 원료가 되고, 때로는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이처럼 쓰레기로 치부되던 폐휴대폰 케이스가 케이스티파이가 설계한 선순환의 고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스티파이는 2023년 모든 제품의 카테고리에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였다. 이로 인해 84톤의 플라스틱이 땅속에 묻히는 것을 막아냈다. 더 나아가 2030년까지 공급망에서 신규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없애는 것, 이것이 케이스티파이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의 궁극적인 목적지다. 물론 원료의 재활용뿐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친환경을 향한 케이스티파이의 노력은 계속된다. 모든 포장재에는 업사이클링 소재가 사용되며, 지속가능한 제품을 1개 판매할 때마다, 1달러를 어스데이(EarthDay.org) 단체에 기부한다. 이 기부금으로 한 해 동안 46만3천4백6그루의 나무가 지구에 새롭게 심어졌고, 이는 무려 1천만 킬로그램이 넘는 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한 것과 맞먹는 수치다. 이 모든 걸 함께 해냈다는 자부심은 케이스티파이뿐 아니라 소비자의 가슴속에도 새겨진다.

한편, 케이스티파이는 ‘지구의 날’을 기념해 4월 한 달 간 예술과 지속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및 디자이너와 협업해 Re/CASETiFY™ 펠릿으로 제작한 혁신적인 작품들을 공공장소에 설치할 예정. 이번 전시는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케이스티파이의 노력에 작가들의 창의성이 덧입혀져 사람들의 관심과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한국에서는 4월 28일부터 5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강영민, 황다영, 김수린 작가의 실물 크기의 설치미술 작품을 공개한다. ‘원더랜드’라는 전시 주제에 맞춰 개성적인 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으로 의자를 만든 적이 있는 강영민 작가는 기존 작업의 연속선에서 케이스티파이의 케이스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의자와 조형물을 선보인다. 에폭시, 우레탄 등 산업 소재의 비정형적인 형태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온 황다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재활용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접한 만큼, 케이스를 완전히 녹이지 않고 각 케이스의 패턴과 특징을 유연하게 살려 벤치와 스툴, 조형물을 완성했다. 3D 아티스트 김수린은 기존에 만든 석탑 조형물을 반으로 잘라 그 안을 케이스로 채워 직관적으로 재활용의 과정을 시각화했다. 관람객들과 함께 환경인식에 대한 교육과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참여형 워크숍도 진행된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지만 자연에는 쓰레기가 없다. 오직 인간이 만든 제품만이 쓰레기로 버려진다. 쓰레기가 쓰레기가 아닌 다시 제품으로 선순환되는 고리를 만드는 일, 케이스티파이의 2030년이 기대되는 건 이 때문이다.

JOURNEY TO Re/BIRTH

84 Tons of Plastic
리케이스티파이 프로그램을 통해 8만4천 킬로그램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매립되지 않고 새로운 제품으로 가공되었다.

80% Recycled Material
케이스티파이는 2022년 말 기준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의 80%를 재활용 소재로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0% 상승한 수치다. 또한 2023년에는 모든 제품군의 재활용 소재 사용량이 100% 증가했다.

40
케이스티파이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인 리케이스티파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40곳이 넘는 케이스티파이 스튜디오에서 운영되고 있다.

463,000 Trees
케이스티파이는 친환경 제품 1개를 판매할 때마다 1달러를 어스데이(EarthDay.org) 단체에 기부하는데, 이 기부금으로 46만3천4백6그루의 나무가 새롭게 심어졌다.

Credit

  • 글/ 김민정
  • 사진/ 케이스티파이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