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런웨이에서 캣워크만 할 이유는 없다

런웨이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주목해보자.

프로필 by 홍준 2024.03.04
사진/ ISSEY MIYAKE

사진/ ISSEY MIYAKE

매 시즌 발표하는 런웨이는 브랜드의 색채와 시즌의 큰 틀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런웨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뒤, 캣워크는 런웨이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매번 보여지는 캣워크의 향연은 패션쇼의 굳어진 관례.

헌데, 관례를 깨부수고 런웨이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하나의 공연으로써 기능을 하는 컬렉션들이 존재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오니츠카 타이거의 24 F/W 컬렉션이 있었다. 다소 생뚱맞아 보일 수 있는 그들의 컬렉션은 런웨이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들은 노래와 춤으로 구성되어, 디자이너가 하고 싶은 말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공연, 뮤지컬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기존의 틀을 깬다면, 화제성은 덤으로 가져간다.

역사를 돌아보면, 음악과 춤은 항상 패션과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며, 서로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를테면 60년대에는 ‘자유와 평화’라는 주제가 유행함에 따라 히피 스타일이 유행했고, 디스코 음악이 유행이던 70년대는 디스코 룩,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과 다른 아티스트들이 많았던 90년대에는 그런지 룩, 힙합이 유행하는 현대에는 크고 넓은 청바지와 볼드한 액세서리 등이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발랄한 안무를 선보였던 오니츠카 타이거를 비롯해 퍼렐이 전개하는 루이 비통의 24 F/W컬렉션, 이세이 미야케의 18 S/S 등 가지각색의 매력을 가진 브랜드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공연을 펼쳐왔다. 그럼, 그들이 선보인 공연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살펴보자!

ONITSUKA TIGER 2024 F/W
쇼의 정적을 깨뜨린, <최애의 아이> OST로 시작한 오니츠카 타이거의 쇼는 ‘타이거 스트라이프 프리 멕시코 66’ 제품을 작용한 일본 댄스팀 ‘아방-가르디’가 칼군무를 펼쳐졌다. 오니츠카 타이거의 75주년을 기념하여 진행된 행사는 아이코닉한 옐로우와 무채색의 향연이었으며, 테일러링한 의류와 스포티함이 섞여 오니츠카 타이거의 활기참과 새로움을 선보였다.

LOUIS VUITTON 2024 F/W 맨즈웨어
카우보이 룩을 유행시킨 루이 비통의 수장 퍼렐 윌리엄스. 루이 비통의 24 F/W 맨즈웨어의 배경은 퍼렐의 고향 버지니아에 위치한 ‘파리’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그는 서부 스타일의 음악들을 선보였으며, 아웃핏 또한 웨스턴 부츠, 카우보이 모자, 버클 벨트 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같이 매치했다. 퍼렐 윌리엄스가 24 F/W 쇼에서 선보인 모든 것은 24년 웨스턴 스타일의 부흥을 이끌었다.

ISSEY MIYAKE 2023 S/S
우아한 선들의 향연과도 같은 이세이 미야케는 음악과 춤을 활용해 그들의 아름답고 편안한 무드를 조성한다. 정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세이 미야케의 공연 속에는 ‘한 장의 천이 곧 한 장의 옷’이라는 그의 철학이 담겨있다. 한 장으로 구성된 천에 플리츠 기법이 가미되어, 모델이 움직일 때 우아한 라인을 만들며 기품있는 실루엣을 선보였다.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모델들의 춤은 아름다운 실루엣이 특징인 이세이 미야케 컬렉션을 완성했다.

RICK OWENS 2014 S/S
그로테스크의 원조격인 릭 오웬스가 선보이는 14 S/S 컬렉션 속 댄스팀은 남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구성되었다. 앞뒤로 서로 촘촘하게 붙어있는 춤을 선보인 그들은 서로 연결되며 인류의 일부가 되고, 갈등이나 공격에 대응해 하나로 뭉치려는 원초적인 본능을 담아냈다. 이렇듯 가장 근본이 되는 인간의 본능을 건드리는 릭 오웬스의 컬렉션은 한 민족을 강조하는 아프리카 전통 춤을 통해 완성됐다.

MONCLER 2011 F/W
전통적인 명품 스키복 브랜드 몽클레르는 11 F/W 시즌에서 플래시 몹을 선보였다. 몽클레르의 컬렉션 스키복을 입고 역동적인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플래시 몹은 그들의 피스가 얼마나 편안한지 보여준다. 또한 같은 움직임이 특징인 플래시 몹을 통해 몽클레르 스키 컬렉션의 통일성을 가져갔으며, 런웨이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ALEXANDER MCQUEEN 2004 S/S
일종의 무도회장 같았던 알렉산더 맥퀸의 04년 S/S 컬렉션. 술취한 듯 정형되지 않고 자유로운 춤사위를 보여주는 런웨이는 알렉산더 맥퀸이 지향하는 자유로움과 반항적인 면모를 담아낸 것. 여기에 우아한 여성의 라인을 강조하는 실크 드레스와 형형색색의 드레스들이 즐비한, 맥퀸의 피스들은 관능적인 분위기를 선사했다.

MIU MIU 2000 S/S
이것은 런웨이인가? 공연인가? 런웨이가 아니라 공연을 보러 온 것만 같이 느껴지는 미우미우의 00 S/S 맨즈 컬렉션. 컬렉션 피스들은 입은채 사과를 먹고, 서로 대화를 하며 공연을 방불케 했던 미우미우의 00 S/S 컬렉션은 캣워크는 하지 않은 채로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막을 내렸다. 런웨이에 반드시 캣워크는 필요없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패션쇼 중 하나다.

MUGLER 1995 F/W
반항과 관능의 대명사 뮈글러의 95 F/W. 도발적인 라텍스 스타킹, 과한 크기의 검정 베레모로 이뤄진 컬렉션 피스와 더불어, 전형적인 캣워크보단 포징 위주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관능적인 의상과 도발적인 포즈는 뮈글러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녹여냈다.

Credit

  • 영상/ 유튜브 RICK OW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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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 NGUY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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