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X세대? Z세대!" '요즘' 핫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창립자 등판
"어우 웬일이니, 아저씨도 패션을 좀 아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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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창립자인 프랑수아 저버.
한국은 처음인가?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4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으나 최근 한국 시장의 전례 없는 변화를 두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왔다. 그대들이 창조한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이하 MFG)를 만들 때 에미넴, 50센트 등 미국 음악에서 영감받았을 만큼 음악에 대한 애착이 깊다. 이런 내게 K-팝은 대단히 흥미롭다.
1945년에 태어난 프랑스인에게 2023년 한국 문화는 참 낯설 것 같은데.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했을 당시 코리안타운 한국인들과 가깝게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 음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팬데믹 이후 가족과 함께 다시 파리로 거처를 옮긴 뒤에야 K-팝과 한국 아티스트를 알게 됐다. 그들은 오늘날 패션계의 일부다. 그 자체로 K-팝은 내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23년, 당신의 눈에 비친 서울의 모습은 어떤가?
최근 며칠간 길거리에서 MFG 로고 프린트 옷을 입은 이들을 수없이 봤다. 이 젊은 세대가 과연 MFG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눠봤을 땐 MFG가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지 잘 모르는 듯했다.
그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게 있었나?
너무 많지만 가장 우선은 MFG가 오랫동안 환경을 위해 싸워왔다는 사실. 나는 1989년부터 지난 34년간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왔고, 이제서야 지속가능성이 ‘패셔너블’한 시대가 도래했다. 젊은 고객은 MFG와 환경 사이의 깊은 관계를 잘 모르는 듯했다. 우리는 단지 ‘있어 보이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언급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를 강조하고 싶다.



사실 MFG가 환경에 주목하게 된 건 ‘스톤 워싱’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잠깐, 이 맥락에서 과거 이야기를 해보겠다. 마리떼 프랑수아 저버의 대표 발명들에 관해서다. 먼저 1976년에 개발한 ‘스톤 워싱’ 기법은 의류 산업계에서 아직까지 활용되고 있다. 어떻게 돌을 활용해 워싱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는가?
내가 자란 고향은 가죽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많은 종류의 동물 가죽을 워싱해 원단화했다. 동네 주민들은 더 많은 가죽을 워싱하기 위해 큰 배럴을 구비, 와이어 장치를 이용해 내부에 돌을 넣었다. 매번 기계에서 쿵쿵 하는 큰소리가 나며 실패하던 중 누군가 작고 가벼운 돌(화산암)을 써보자고 아이디어를 냈고, 그게 정답이었다. 특히 돌로 워싱하면 돌이 마모되며 원단에 흰색이 묻어나게 되는데, 이게 기적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위생적 공정을 고안했다. 다만 이 기법에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끝없이 연구해 결국 레이저 워싱 기법을 개발해냈다. 자랑스럽다. 앞으로 한국 파트너사 ‘레이어’와도 지속가능한 의류 컬렉션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다.(레이어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국내 라이선스를 취득해 리브랜딩을 전개한 파트너사다.)
이외에도 당신이 디자인했던 배기 피트와 인디고 진, ‘엔지니어드 진’의 모태로 알려진 ‘메타모포 진’ 등은 이제 클래식 영역이다. 이처럼 역사에 남을 획기적 디자인이 MFG에서 또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발명해왔다. 작업복에서 유래한 진은 신축성이 없어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이를 더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X 형태 포켓을 고안했고, 진에 단추를 달았다. 또 단지 작업복에서 파생했다는 이유로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진을 여성에게도 제안하고자 노력했다. 무엇이 여성을 위한 진인지 고민해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여성을 위한 패턴과 소재를 개발했다. 드디어 청바지를 입은 여성이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었다. 또 제임스 딘이 입어 유명해지기도 했던 타이트 진까지. 돌이켜보면 MFG는 이전에 없던 애티튜드들을 창조했다. 다음은 무엇일까? 내일은 내다보는 게 더욱 더 중요해지는 요즘, 또 다른 획기적인 디자인이 나올 가능성을 묻는다면 무조건 예스다. MFG는 모든 옷에 있어 완전히 다른 새 규칙을 창조한다.
이후 2019년, 다시금 MFG를 부활시킨 건 프랑스가 아닌 한국에서였다.
그즈음 한국에서 1980~90년대 무드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레이어가 MFG의 헤리티지를 잘 이해한 동시에 트렌드에 맞게 리브랜딩해준 덕이다.
제품군, 디자인·마케팅 방향성 등을 전부 다 바꿨지만 로고 디자인만큼은 그대로다.
흥미롭게도 전 세계 트렌드는 동일하지만 각 마켓의 취향은 각기 다르다. 마케팅이 제일 그렇다. 로고 플레이는 한국 시장에 맞춘 전략이다. 이는 레이어와 함께 고안한 것으로, MFG의 고유 브랜딩을 잃지 않고 견고히 다지기 위해서다.

1986 S/S ‘클로즈드(Closed)’ 컬렉션 캠페인. © Fabrizio Ferri
MFG의 메인 키워드는 ‘Fit(착용감)’ ‘Form(형태)’ ‘Function(기능)’이다. 2023년 현재, 프랑스가 아닌 한국에서도 이 키워드가 유효한가?
그렇다. 우리는 분자부터 실, 소재까지 수많은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발명해왔다. 이 모두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 정답은 정해져 있다. 남성을 위한 스커트는 개발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유럽에서조차 치마를 입은 남자가 드물다. 패션은 위대하다. 다만 혁신의 결과는 실제 사람에게 형태, 기능, 착용감 면에서 적합해야 한다. ‘Fit’ ‘Form’ ‘Function’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실제로 2019년 리브랜딩 후 어떤 아이템이 브랜드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는지.
클래식 로고 디자인 아이템과 X-포켓 데님.
사실 국내에서 MFG의 인지도가 급상승한 것은 2021년 블랙핑크 제니의 SNS 사진 때문일 터다. 이와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제니가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 제품을 착용하게 됐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아무래도 Y2K 트렌드에 따라 어머니 세대의 향수를 지닌 MFG가 그에게 선택된 게 아닐까 싶다. 현재 파리에서도 엄마가 과거에 착용했던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하는 게 유행이니까.
2021년 2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첫 매장을 연 뒤 일 년간 15곳을 추가로 개점하는 등 공격적인 오프라인 전략을 펼쳤다. 결과는 어땠는가?
성공적이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오프라인 입지를 굳히기 위해 레이어가 발 빠르게 나서줬다. 현재는 한국 내 45개 점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1천억 원으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 11월 한남동에 플래그십 2호점을 연다고 들었다. 같은 동에 플래그십을 연달아 오픈하는 건 어떤 전략에서인가?
기존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는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방문해주는 데 비해 규모가 작다. 새 플래그십 매장을 추가로 여는 대신 기존 매장을 콘셉트 스토어로 운영하고자 한다. MFG 헤리티지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체험형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서울 외에도 최근 주목하고 있는 특정 마켓 국가가 있는지.
MFG가 여러 가지 이유 덕분에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빈티지 마켓에만 존재하고 있다. 곧 미국에서도 새롭게 리론칭할 예정이다. 사실 ‘리론칭’이란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 우리는 계속해서 존재했으며 ‘리턴’이 아니니까.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직 너무나 많다.
꼭 지키고자 하는 브랜드 애티튜드나 좌우명이 있는가?
“Work in progress.(아직 미완성이지만 나아가고 있음.)” 결코 멈추지 않는 것. 그리고 지속가능성.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열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동기 부여.
Credit
- 에디터/ 윤혜연
- 사진/ 이대희(프랑수아 저버)
- 사진/ ⓒ Marithe Francois Girbaud(아카이브 이미지,제품)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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