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우리는 27살, 바자 친구 김혜윤
창간 27주년을 맞이한 <하퍼스 바자> 그리고 27세 동갑내기 배우들의 빛나는 내일을 축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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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김혜윤은 반짝이는 비늘로 뒤덮인 커다란 구렁이가 배로 뛰어드는 완연한 태몽 후 태어났다. “뱀이면 여자아이고 구렁이면 남자아이인데 구렁이라고 했던 엄마의 말이 기억에 남아요.” 진지하게 설명하다 깔깔 웃는 김혜윤의 모습에 신경질을 내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SKY 캐슬> 속 예서의 찡그린 얼굴과 <어쩌다 발견한 하루> 단오의 장난스럽고 천진한 얼굴이 겹친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SKY 캐슬> 열풍에 일조하기까지 김혜윤은 반듯이 쓴 글씨처럼 연기를 배웠다. “관종이라고 해야 하나. 어릴 때부터 사람들 앞에 나서서 춤추고 장기자랑하는 걸 좋아했어요. 막상 누가 잘한다 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즐거웠어요. TV 드라마가 저를 키운 것 같아요. ‘애기야 가자’ 이런 대사를 따라 해보기도 하고.(웃음) 드라마 속 누가 파티시에를 하면 저도 그게 되고 싶을 정도로 영향을 받았어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학원을 다니며 오디션을 보고 단역을 따내 현장을 익혔다. 첫 촬영장에서는 전체 화면을 찍을 동안 멀뚱히 있을 정도였지만 차차 비중과 연기력을 늘려갔다. 진로를 연기로 굳힌 후에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고 현장의 문을 두드리면서도 장학금을 놓치는 법이 없었다.

“대학 졸업할 무렵이 제 인생의 가장 큰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미래가 안 보이고 열심히 하고 있지만 내가 직업 배우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배우로 인정받는 걸까 하는 고민이 있었죠. 무기력해지니까 하루하루 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정해 이거라도 해보자 했어요. 영화 한 편 보기나 독후감 쓰기를 했는데, 소소하지만 돌이켜보면 굉장히 큰 도움이 됐어요.”어두운 장막을 걷어준 극적인 발탁은 김혜윤이 오랫동안 해온 연기를 비로소 인정받는 결정적인 지점이 되었다. 오디션이 아닌 캐스팅으로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로맨틱한 청춘을 살아보고 <어사와 조이>로 사극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순조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갈 무렵 김혜윤은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로 커다란 균열을 낸다. 후줄근한 반팔 티셔츠에 팔토시를 찬 혜영은 팔에 용 문신을 새긴 입이 거친 스무 살. 120분 동안 욕을 내뱉으며 악에 받쳐 끓어오르는 혜영의 처절한 모습은 불도저가 건물을 부수듯 보는 이의 마음을 깨고 뭉갠다. 외형적으로 특별한 변신을 꾀하지 않았는데도 김혜윤은 본 적 없는 얼굴로 내내 영화를 이끈다.

“영화 홍보를 위해 무대 인사 할 때 인상적인 대사를 묻는데, 할 말이 욕밖에 없더라고요.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가서도 아침 8시에 얘기할 영화는 아니라고 하고.(웃음) 혜영이가 매 장면마다 힘든 상황에 처하니까 저절로 욕이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다만 제가 잘하고 있나 항상 고민을 한 작품이었어요.”

Credit
- 프리랜스 에디터/ 박의령
- 헤어&메이크업/ 백은영
- 스타일리스트/ 김지원
- 트 스타일리스트/ 이예슬
- 어시스턴트/ 허지수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 사진/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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