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은 빈틈없다. 착용하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극도로 정교한 손길을 담는다. 몽블랑 ‘1858 아이스드 씨 코프레’ 워치는 메종과 이름이 같은 몽블랑 산을 티타늄 케이스백에 레이저로 새겼다. 뒷면의 그림은 실제 산의 모습과 꽤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3D 렌더링 기술을 거쳤기 때문. 인그레이빙 텍스처와 컬러 역시 섬세하게 조절, 실제와 유사한 깊이감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레 캐비노티에 듀얼 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전면부에서 문페이즈가 강조될 수 있도록 투르비용 레귤레이터를 뒷면에서 볼 수 있게 배치했다. 별자리를 새긴 사파이어 크리스털 아래 중력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 흥미로운 포인트다.
장엄한 자연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원석이 통째로 페이스로 자리한다. 롤렉스는 신제품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데이트 36’ 라인업에 그린 어벤추린과 카닐리언, 튀르쿠아즈 등 세 가지 버전 다이얼을 더했다. 브레이슬릿에 케이스가 날아와 박힌 듯 역동적인 디자인의 피아제 ‘라임라이트 하이주얼리 커프’ 워치는 화이트·블랙 오팔과 튀르쿠아즈 다이얼로 우아함을 배가한다. 오데마 피게는 튀르쿠아즈 다이얼로 새로워진 로열 오크 셀프 와인딩을, 구찌는 피스타치오 그린 오팔과 튀르쿠아즈 다이얼에 아이코닉한 벌 모티프를 더한 ‘G-타임리스 댄싱 비즈’를 선보였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극찬하고자 할 때 흔히 쓰이는 표현, ‘손목 위 우주’. 수많은 워치 메종이 다이얼 속에 광활한 우주를 담았다. SF와 우주를 테마로 한 샤넬 ‘인터스텔라’ 컬렉션, 태양계 행성을 담은 에르메스 ‘아쏘 쁘띠 룬’, 점성술 도표인 천궁도를 형상화한 다이얼의 구찌 ‘G-타임리스 문라이트’를 포함, 대다수 메종에서 출시하는 문페이즈 컴플리케이션까지. 이토록 다양한 우주 테마에서 취향에 맞는 시계를 고를 일만 남았다.
1970년대에 자주 볼 수 있었던 체커보드 디자인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가는 실선이 직각으로 교차하는 그리드 스탬핑 디자인의 IWC ‘인제니어 오토매틱 40’, 픽셀 모티프의 샤넬 ‘J12 하이퍼 사이버네틱’, 1970년대 ‘탱크 머스트’ 다이얼에 경의를 표한 까르띠에 ‘탱크 루이 까르띠에’는 물론, 파텍 필립과 예거 르쿨트르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시계는 어른의 장난감이라는 말이 있다. 보기만 해도 미소를 자아내는 유머 가득한 다이얼의 향연이다. 움직이는 워치를 선보인 루이 비통이 대표적. 버튼을 누르면 꽃과 하트가 피는 ‘땅부르 피어리 하트 오토마타’, 표정이 바뀌고 용이 움직이는 ‘땅부르 오페라 오토마타’가 그 주인공이다. 메종 DNA인 승마를 카툰으로 다이얼에 새긴 에르메스 ‘아쏘 와우’, 다이얼에 퍼즐을 쌓은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데이트 36’, 요정이 시간을 알려주는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페어리’ 워치 등은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