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 전시 전경, 2023, 아트선재센터, 사진 CJY ART STUDIO



하이디 부어는 스위스 사회 내 여성의 지위가 저평가 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사회 내 억압하는 모든 것들을 뜯어내고자 했다. 아버지의 서재, 조상들이 대대로 살던 집의 마룻바닥, 여성 혐오에 기반한 질병 '히스테리아' 전문 정신과 의사의 진찰실 등 가부장적인 위계성이 내재된 공간에 라텍스를 바르고 천을 붙인 후 공간의 형태가 새겨지면 뜯어내는 '스키닝(Skinning)' 이라는 방식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요 스키닝 설치 작업 4점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저항의 정신의 엿보이는 '뜯어내는' 행위를 기록한 퍼포먼스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주요 작품 중 하나인 '잠자리의 욕망(1976)'은 허물을 벗고 날아가는 잠자리처럼 위계적 사회질서에서 분리되어 해방을 꿈꾸는 것으로, 이번 전시가 끝나면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될 것이라고. 지금이 아니면 쉽게 만날 수 없는 의미 있는 작품을 꼭 마주해보길 추천한다.

하이디 부허 전시 포스터
하이디 부허는?

하이디 부허 초상
일정 : 6월 25일까지
장소 : 아트선재센터 (종로구 율곡로3길 87)
시간 : 12: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성인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