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아트위크 가부장적인 껍데기를 벗겨낸 하이디 부어의 도전 정신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바자아트위크 가부장적인 껍데기를 벗겨낸 하이디 부어의 도전 정신

네오 아방가르드 미술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하이디 부어의 도전과 모험정신을 엿보다

BAZAAR BY BAZAAR 2023.05.23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

1893년 9월 19일, 영국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에서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졌다. 이후 호주, 필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 여러 국가에서 여성 참정권이 도입되었으며, 한국에서는 1948년 제헌헌법 제 25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원을 선거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며 남녀의 평등한 참정권이 보장되었다. 선진국으로 꼽히는 스위스에서는 한국보다도 늦은 1971년이 되어서야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었을 만큼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만연했다. 이 곳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바로 '하이디 부어'(1926년 출생)다. 여성 예술가로서 개인과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에 저항하며 해방의 시도를 예술로 표현해낸 그의 회고전이 아시아 최초로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 전시 전경, 2023, 아트선재센터, 사진 CJY ART STUDIO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 전시 전경, 2023, 아트선재센터, 사진 CJY ART STUDIO

‹빈스방거 박사의 진찰실›, 크로이츠링겐 벨뷰 요양원,1988, 거즈, 부레풀, 라텍스, 360x525x525cm.‹신사들의 서재 파르케트 플로어링 ›, 1979, 여행 상자 속 라텍스, 면, 자개 안료, 75x56x56cm (46점)‹잠자리의 욕망 (의상)›, 1976, 텍스타일, 라텍스, 자개 안료, 170x255x15cm, 제공 하이디 부허 에스테이트
 
하이디 부어는 스위스 사회 내 여성의 지위가 저평가 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사회 내 억압하는 모든 것들을 뜯어내고자 했다. 아버지의 서재, 조상들이 대대로 살던 집의 마룻바닥, 여성 혐오에 기반한 질병 '히스테리아' 전문 정신과 의사의 진찰실 등 가부장적인 위계성이 내재된 공간에 라텍스를 바르고 천을 붙인 후 공간의 형태가 새겨지면 뜯어내는 '스키닝(Skinning)' 이라는 방식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요 스키닝 설치 작업 4점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저항의 정신의 엿보이는 '뜯어내는' 행위를 기록한 퍼포먼스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주요 작품 중 하나인 '잠자리의 욕망(1976)'은 허물을 벗고 날아가는 잠자리처럼 위계적 사회질서에서 분리되어 해방을 꿈꾸는 것으로, 이번 전시가 끝나면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될 것이라고. 지금이 아니면 쉽게 만날 수 없는 의미 있는 작품을 꼭 마주해보길 추천한다. 
 
하이디 부허 전시 포스터

하이디 부허 전시 포스터

 

하이디 부허는? 

하이디 부허 초상

하이디 부허 초상

'해방'이라는 명확한 주제의식 아래 공간과 사회, 인간과 존재, 신체와 형태에 대한 조각적이고 수행적인 작업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초기에는 신체 자체에 초점 맞춘 작품을 선보였고, 점차 육체와 공간이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했다. 생전에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세상이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하에 묵묵히 작업 해왔다고.  2004년 스위스에서의 회고전을 시작으로 파리, 이탈리아, 독일에서의 전시를 거치며 그 명성을 떨쳤으며, 현재 한국 아트선재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초의 회고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세계적인 아방가르드 예술가이다.
   
일정 : 6월 25일까지
장소 : 아트선재센터 (종로구 율곡로3길 87)
시간 : 12: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성인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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