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으로 출퇴근을 한다는 것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한옥으로 출퇴근을 한다는 것

한옥의 신비로움에 한 발짝 다가서다.

BAZAAR BY BAZAAR 2022.11.08
 
바리스타 김사곤은 한옥살이 1년 차다. 구례 찻집 방문 후 한옥의 평온한 매력에 풍덩 빠지게 됐다. 그런 그가 현재 삼청동의 한 한옥카페에서 매일 아홉 시간,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보내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한옥에서의 하루 출근하면 마당과 입구 청소를 하고 마당 앞에 있는 식물에 물을 준다. 커피 세팅하고 파이 반죽하고 구우며 손님 맞이할 준비를 한다. 가끔 고양이가 지붕 위에 올라 돌아다니는데 먹이를 주기도 한다. 봄, 가을에는 문을 열어놓아서 새소리가 들린다. 자연과 함께 하루를 맞이한다.
마법 같은 순간 서까래, 기둥 등 주변의 나무를 바라보다 ‘향긋한 나뭇잎을 우려내어 새로운 음료를 만들어볼까?’라는 아이디어가 문득 떠올랐을 때.
한옥의 현실 거미줄이 금방 생겨 구석구석을 계속 살펴야 한다. 차분한 공간의 특성을 고려해 음악 선택에 있어서도 신중해진다. 느린 재즈 음악을 자주 틀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가. 일하면서 그렇게 신나지는 않는 것 같다.(웃음)
한옥의 아름다움 처마 끝과 하늘이 맞닿아 있는 장면을 마주하면 사색에 잠기게 된다. 벽에 기대고 있으면 마음이 마냥 편하다. 지역 특성상 외국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한옥 자체를 멋지게 생각한다. 자부심이 있다.
이 시대의 한옥살이 카페에서 일하면서 감정기복이 심한 건 대부분 손님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컴플레인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분위기 자체가 편안하니까 손님들도 너그러이 기다려주는 것 같다. 평온한 상태는 퇴근할 때까지 쭉 이어진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적이고 딱딱한 건물 안에 있던 카페에서 일했을 때는 늘 조바심이 났다. 한옥이라는 공간이 주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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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어시스턴트 에디터/ 백세리
    사진/ 양성모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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