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현대적이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동시대의 여성이란?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Fashion

가장 현대적이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동시대의 여성이란?

처음 시작된 1920년대부터 지금까지, 펜디는 현대의 여성을 그리는 것에 집중했다. 가장 현대적이고, 생생하게 살아 있는 지금의 여자가 궁금하다면 펜디의 2022 가을/겨울 쿠튀르 쇼를 참고할 것.

BAZAAR BY BAZAAR 2022.07.23
 
컬렉션의 대미를 장식한 튤 가운.

컬렉션의 대미를 장식한 튤 가운.

팬데믹이라는 기막힌 역사적 순간을 흘려 보내며 우리는 인간의 또 다른 욕구와 마주하게 됐다. 물리적 연결고리가 끊어지자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온라인의 신기술로 연결을 시도하고, 또 누군가는 이국적인 무언가를 체험함으로써 세상과 나를 연결해보려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만의 방법으로 팬데믹에서 살아남는 법을 찾고 있는 요즘. 실험정신 강한 패션계 역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로마의 상징성을 담고 있는 펜디가 다른 세상과 어떻게 아름답게 연결할지를 고민하고 만들어낸 이번 2022 가을/겨울 쿠튀르 패션쇼. 인간은 어떤 어려움에도 진화할 것이라는 사실이 명징해지는 순간이었다. 
 
볼드한 뱅글과 주얼 장식의 장갑.

볼드한 뱅글과 주얼 장식의 장갑.

펜디 2022 가을/겨울 쿠튀르 패션쇼가 이전의 쇼와 달랐던 점은 펜디의 뿌리이자 모든 것이었던 로마 외의 세계로 눈을 돌렸다는 사실이다. 펜디의 쿠튀르 및 여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Kim Jones)는 지금까지 하우스를 이끌며 풍성한 로마의 역사와 펜디의 미학을 결합하는 것에 집중한 바 있다. “이번 시즌에는 로마에서 한 발짝 벗어나기로 마음먹었어요.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글로벌적인 맥락에서 로마를 파악하고 싶었죠. 그래서 이번 컬렉션에는 교토, 파리, 로마를 비롯한 다른 도시의 파편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컬렉션 전반에 걸쳐 과거, 현재, 미래에 존재하는 기억의 조각이나 사물에서 느껴지는 인상적인 이미지처럼 만물이 단편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했어요.” 그는 물리적인 방식이 아닌 심리적인 방식으로 세상과 세상을 연결할 방법을 찾았다. 패션이 단순한 재화 그 이상의 것이라는 것을 교토와 파리, 로마를 닮은 스타일로 보여준 것이다. 킴 존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과거의 반복되는 모티프, 명백함, 조그만 파편이 모여 현재를 구성하고, 이는 조금씩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분명 팬데믹 이전과 이후는 같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미래도 진화의 한 방향일 거라는 사실을 이번 패션쇼는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컬렉션 곳곳에 자리한 단풍나무 잎사귀 모티프.

컬렉션 곳곳에 자리한 단풍나무 잎사귀 모티프.

코로나로 인해 삶의 불필요한 부분이 많이 사라진 것처럼 이번 쿠튀르는 인간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었다. 보다 더 선명한 빛과 명료함, 그리고 여유로움이 깃든 쇼에서 거대한 체계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보다 부드럽고 유연한 감각을 전하는 심플한 매력과 여성을 대변하는 표현이 등장했다. 그 여정의 시작은 일본의 문화적 수도인 교토였다. 18세기 기모노 패브릭 조각은 컬렉션 내에서 재현과 재해석의 과정을 거쳐 미래의 패션으로 승화했다. 수백 년간 변함없이 계승되어온 가타 유젠(Kata Yuzen) 기법으로 만들어진 패브릭은 리폼을 거쳐 바닥에 닿을 듯한 긴 드레스로 거듭났다. 그 속에는 1700년대에 ‘가을을 향한 경의(Ode to Autumn)’로 불렸던 풍성한 단풍나무 잎사귀 모티프가 등장하는 데, 그 순간 과거는 현재를 통과해 미래의 씨앗이 된다. 한편, 프랑스식 ‘자포니슴(Japonisme, 예술작품 등에 일본식 취향을 가미한 것)’ 감성과 아르데코 장식이 돋보이는 이번 컬렉션은 비큐나(Vicuna), 가죽, 퍼 작업을 통해 이탈리아의 분위기를 가미한 테일러링과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준다. 비큐나 패브릭 수트와 코냑 카프 레더 제품은 때로는 내부 구조를, 또 때로는 외부 구조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남성적인 테일러링 코드에 경의를 표한다. 수트의 내부 안감과 퀼트에 사용된 일본의 전통 패브릭 소재는 드레스 내부 구조에도 사용되어 착용하는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비밀스러운 기쁨까지 세밀하게 계산했다.
 
프랑스식 ‘자포니슴’ 감성이 담긴 프린트.

프랑스식 ‘자포니슴’ 감성이 담긴 프린트.

이번 쿠튀르 쇼를 완성하는 마지막 방점은 바로 펜디 최초로 선보이는 하이주얼리 컬렉션이었다. 펜디의 주얼리 아티스틱 디렉터인 델피나 델레트레즈 펜디는 로마에 깊게 뿌리내린 펜디의 헤리티지에 경의를 표하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주얼리 세트 ‘펜디 플라부스(Fendi Flavus)’를 선보였다. 목걸이, 귀고리, 칵테일 링으로 구성된 펜디 플라부스 주얼리 세트는 정교한 파베 세팅 다이아몬드와 화이트 바게트 다이아몬드가 쏟아져 내릴 듯 화사하게 반짝이는 가운데, 1965년 칼 라거펠트가 선보인 인버티드 FF 모노그램과 내추럴 옐로 바게트 다이아몬드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목걸이와 동일하게 물결치듯 부드러운 라인을 그려내는 플라부스 귀고리는 두 개의 폭포가 마치 거울로 마주보는 듯한 디자인을 담아냈다. 로마 신화에 기원을 둔 펜디 플라부스 주얼리 세트는 펜디 하이주얼리의 포문을 여는 최초의 작품으로, 기계적인 세계와 유기적 세계 사이의 조화와 함께 20세기 중반 치네치타(Cinecitta, 로마에 있는 대형 영화 스튜디오)의 화려한 감성까지 진하게 담은, 그야말로 과거의 파편으로 만들어낸 ‘지금의 주얼리’다.  
 
최초로 선보인 하이주얼리 컬렉션 ‘펜디 플라부스’ 목걸이의 스케치.

최초로 선보인 하이주얼리 컬렉션 ‘펜디 플라부스’ 목걸이의 스케치.

섬세한 크리스털 장식이 돋보이는 슈즈와 헤드피스.

섬세한 크리스털 장식이 돋보이는 슈즈와 헤드피스.

섬세한 크리스털 장식이 돋보이는 슈즈와 헤드피스.

섬세한 크리스털 장식이 돋보이는 슈즈와 헤드피스.

펜디 공방의 장인이 자수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

펜디 공방의 장인이 자수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

뒷모습도 드라마틱한 블랙 드레스.

뒷모습도 드라마틱한 블랙 드레스.

펜디 플라부스 하이주얼리 목걸이를 착용한 모델.허리 부분의 매듭 장식이 돋보이는 핑크 드레스.프랑스식 자포니슴 모티프가 인상적인 미니 드레스.쇼에 참석한 티와 새비지, 히카리 모리, 위니 할로, 라샤나 린치.반짝이는 시퀸 소재를 과감하게 사용한 드레스.크리스털 주얼 장식의 장갑.

Keyword

Credit

    글/ 김민정(프리랜스 에디터)
    에디터/ 이진선
    진/ ⓒFendi, Robert Fairer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