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왕'이자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이것은?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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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의 왕'이자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이것은?

세상이 혼란할수록 사람들은 직관적이고도 근본적인 아름다움에 이끌리게 된다. 여기, 그 방증이 될 다이아몬드 주얼리와 시계가 내뿜는 순수한 에너지에 주목하라.

BAZAAR BY BAZAAR 2022.06.01
순수한 탄소의 결정체로,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하며 눈부신 광채를 내뿜는 광물. 그 이름조차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되었으니 이를 ‘보석의 왕’이라 부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왼쪽 페이지) 1, 7 부쉐론의 ‘뉴 파드마’ 크리스털 펜던트 이어링과 ‘뉴 마하리니’ 네크리스. 2 쇼메의 ‘데페랑뜨 드 쇼메’ 티아라. 3, 8 샤넬 하이주얼리의 ‘알뤼르 셀레스테’ 네크리스와 ‘1.5 까멜리아 5 알뤼르’ 네크리스. 4 피아제의 ‘엑스트라오디너리 라이츠’ 링. 5 드비어스의 ‘아토미크’ 브레이슬릿. 6 루이 비통의 ‘라 미니 말’ 네크리스.

(왼쪽 페이지) 1, 7 부쉐론의 ‘뉴 파드마’ 크리스털 펜던트 이어링과 ‘뉴 마하리니’ 네크리스. 2 쇼메의 ‘데페랑뜨 드 쇼메’ 티아라. 3, 8 샤넬 하이주얼리의 ‘알뤼르 셀레스테’ 네크리스와 ‘1.5 까멜리아 5 알뤼르’ 네크리스. 4 피아제의 ‘엑스트라오디너리 라이츠’ 링. 5 드비어스의 ‘아토미크’ 브레이슬릿. 6 루이 비통의 ‘라 미니 말’ 네크리스.

“Diamonds are a girl’s best friend.” 누군가에게는 제일 친한 친구(마릴린 먼로)였고, “We’re like diamonds in the sky.” 또 다른 이에겐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존재(리아나)였던 것. BC 800년 전 인도에서 발견돼 17세기 말 보석의 형태를 갖추게 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다이아몬드는 최고의 보석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순수한 탄소의 결정체로,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하며 눈부신 광채를 내뿜는 광물. 그 이름조차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되었으니 ‘보석의 왕’이라 부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1캐럿을 얻기 위해서는 무려 2백50톤의 자갈과 바위를 캐야 할 만큼 채취가 어려운 데다 그 과정에서의 윤리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다이아몬드 외의 보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추세. 그러나 세상이 혼란할수록 사람들은 직관적이고도 근본적인 아름다움에 이끌리게 되는 법. 실제로 지난 파리 오트 쿠튀르 기간에 열린 하이주얼리 행사와 최근 주얼리 하우스들의 뉴 컬렉션에서 다이아몬드의 진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추측하건대 초유의 팬데믹으로 인해 제대로 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수 없었던 메종들이 그들의 장인정신과 기술력을 순수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재료에 눈길을 돌리게 되었고 그 해답으로 찾아낸 것이 바로 컬러가 없는, ‘투명한 다이아몬드’가 아니었을까. 결과적으로, 놀라울 만큼 대담한 디자인에 다채로운 커팅의 다이아몬드를 더한 피스들은 하이주얼리의 정수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컬렉션을 꼽는다면 단연 부쉐론의 ‘뉴 마하라자(New Maharajahs)’다. 이는 1928년 파리를 방문한 파티알라의 왕(마하라자) 부핀다 싱과 부쉐론의 만남, 그리고 그를 위해 제작했던 1백49점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는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클레어 슈완은 메종의 풍부한 유산을 재해석해 이를 다이아몬드와 조합했다. “프레데릭 부쉐론은 락 크리스털을 사용하고 이를 다이아몬드와 결합시킨 첫 번째 인물이에요. 당시에는 대담한 결정이었죠. 저는 고대 인도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상징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돌을 조각하는 글립틱(Glyptic)과 같은 전통적인 기술을 이번 컬렉션에 적용했습니다. 창조적이고 현대적인 상상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백색과 투명성을 활용해 순수함을 표현하는 급진적인 디자인을 시도했고, 그로 인해 남성과 여성 그 어느 쪽에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했죠.” 그녀의 말처럼, 한 피스를 제외한 모든 주얼리가 플래티넘과 화이트 골드, 락 크리스털, 진주, 다이아몬드 등으로 완성돼 대담한 형태와는 상반된 모던함을 드러낸다. 또한 쿠션 컷부터 페어, 마르퀴즈, 라운드, 바게트, 로즈 컷까지 각 피스의 다이아몬드에 저마다의 다채로운 커팅을 도입했다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 한편 다이아몬드의 명가 드비어스에서는 파리 쿠튀르 기간을 통해 온전히 다이아몬드에 포커스한 ‘빛의 연금술사(The Alchemist of Light)’ 컬렉션을 소개했다. 메종의 CEO인 셀린 아시몬은 새로운 컬렉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대담한 디자인은 드비어스가 가진 뛰어난 다이아몬드로부터 영감을 받아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경계를 확장합니다.” 그 중 ‘아토미크(Atomique, 프랑스어로 원자를 뜻함)’ 라인은 그야말로 다이아몬드의 청초한 매력을 극대화한 7개의 피스로 구성되어 주목을 받았다. 무려 ‘파도의 물방울’을 주얼리로 형상화한 쇼메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데페랑뜨 드 쇼메(Deferlante de Chaumet)’라 명명된 쇼메의 뉴 컬렉션은 역동적으로 굽이치는 파도, 해변으로 밀려오는 바다의 에너지를 주얼리에 담았다. 쇼메에게 있어 물은 2백 년 넘는 시간 동안 영감의 원천이 되어준 매개체로, 이번엔 파도가 부서지는 순간의 반짝임을 다이아몬드로 표현한 8개의 피스를 선보였다. 쇼메 역시 브릴리언트 컷, 스텝 컷, 프린세스 컷 등 다채로운 커팅의 다이아몬드를 사용했고, 스톤이 공중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특유의 필 쿠토(Fil-couteau) 세팅 기법과 비대칭 형태가 어우러져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한 기운을 전한다. 메종의 아이콘인 티아라 제품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1천6백 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물결이 일렁이는 매혹적인 형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 돋보였다.
 
다이아몬드는 꿈의 가능성과 아름다움의 생동을 일으키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다이아몬드를 선택한 것은 최소한의 양으로 최고의 가치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32년, 가브리엘 샤넬이 선보인 첫 번째 하이주얼리 컬렉션 ‘비쥬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은 대공황의 시대에 런던 다이아몬드 주가를 뛰게 만들었고, 다이아몬드 업계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며, 시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로부터 90년이 지난 2022년, 샤넬 화인주얼리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인 패트리스 레게로가 선보인 ‘1932’ 하이주얼리 컬렉션은 다이아몬드를 통해 빛의 정수를 표현한 과거의 방식과 별(코메트), 달, 태양이라는 세 가지 상징을 조화롭게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몇몇 유색 보석을 사용해 천체 고유의 빛을 표현한 것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이주얼리 워치에서도 다이아몬드의 활약은 눈부셨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피아제의 ‘라임라이트 갈라’다. 피아제는 이 피스를 통해 다이아몬드 세팅의 예술적인 경지를 보여주었는데, 이는 금세공 및 젬 세팅 분야에서 수십 년간 갈고 닦아온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나의 시계 제작에 1백75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며 다양한 다이아몬드 컷은 그에 걸맞은 세팅 기법과 조화를 이룬다. 가령 마르퀴즈 컷 다이아몬드에는 클로 세팅(Claw Setting, 보석을 갈고리 발톱으로 고정시키는 세공법)이,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에는 채널 세팅(Channel Setting, 금속의 가장자리 테 부분을 이용해 세팅하는 방식)이 적용되는 식이다. 피아제의 젬세터들은 보석 종류, 강도, 투명도, 컷, 사이즈 모두 최대의 효과를 끌어내기 위해 몇 번이고 조정하고 다듬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이 외에도 까르띠에는 지난해 말, ‘여섯 번째 감각’을 주제로 한 하이주얼리 컬렉션 ‘씨젬 썽쓰(Sixieme Sens)’를 통해 여섯 가지 커팅 기술이 담긴 다이아몬드 네크리스 ‘코러산트(Coruscant)’를 선보였고, 루이 비통은 하우스의 창립 2백주년을 기념하는 하이주얼리 컬렉션 ‘브레이버리(Bravery)’에서 쁘띠뜨 말 백의 기하학적 셰이프를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로 재현한 ‘라 미니 말(La mini Malle)’ 라인을 공개한 바 있다.
 
불멸, 승리 그리고 변하지 않는 사랑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그 컬러나 투명도, 무게는 자연적인 요소이지만 이를 연마하는 사람의 테크닉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다이아몬드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여기에 저마다의 역사와 유산을 가진 메종의 창의적인 영감과 기술력이 한데 어우러져 바라보는 것 자체로 황홀한 하이주얼리 컬렉션이 탄생하고 있다. ‘새롭고 아름다운 것을 감상하는 것만큼 위기를 잊기에 더 좋은 것은 없다’는 코코 샤넬의 명언처럼, 비록 소유할 순 없을지라도 지금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이 아름다운 찬란함을 마음껏 감상해보길. A diamonds is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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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진선
    사진/ ⓒDe Beers, Louis Vuitton, Boucheron
    사진/ Chanel High Jewelry, Chaumet, Piaget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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