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Art Düsseldorf, Copyright: Sebastian Drüen
아트 뒤셀도르프
‘어디에서나 경험하라’를 모토로 내세운 이 아트페어의 가상 참여는 컬렉터를 개별적으로 안내하는 아트 가이드를 통해 지원된다. 단순히 아트페어의 작품들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통화가 가능한 서비스를 통해 실질적인 상호작용을 창출한다. 결국 예술품 구입을 위해 개개인의 의사소통과 교류가 필수적이다. 디지털 툴을 적극 활용해 전 세계의 컬렉터들과 아트 뒤셀도르프를 연결하며, 각자의 니즈에 맞춰 사적인 대화와 정보 교환이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가상 페어 방문은 컬렉터들의 요청과 질문에 따라 이뤄진다. 물론 공장 단지를 레노베이션한 아레알 뵐러(Areal Böhler)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도 좋다.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아트 뒤셀도르프에는 독일 베를린, 뮌헨,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라이프치히를 포함해 해외 유수의 85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젊은 아트페어답게 디지털 미래(가능성의 확장)와 잠재력 있는 온라인 마켓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웹사이트(www.art-dus.de.)는 아트 뒤셀도르프의 최신 창구 역할을 하는 동시에 미술계의 현재 담론이나 아티스트의 인터뷰 등을 수록하는 온라인 매거진까지 제공한다. 뒤셀도르프에는 미술관 K20과 K21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 Photography Ben Fisher, Courtesy Masterpiec
마스터피스 런던
독특하고 유일한 것을 모으는 컬렉터나 문화유산에 호기심이 강한 이들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아트페어다. 2010년 설립한 마스터피스 런던에서는 고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미술과 디자인 작품뿐만 아니라 앤티크 가구와 보석까지 구입할 수 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걸작만을 다룬다. 장르와 상관없이 고대의 걸작과 현대 미술이나 디자인을 결합하는 창의적인 상상력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 아트페어의 마법은 특별한 예술품이나 공예품을 큐레이팅하는 방식에 있다. 최첨단 스타일과 디자인이 고풍스러운 아름다움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독특한 접근 방식은 모든 경험이 미적 모험이 되도록 이끈다. 무엇보다 마스터피스 런던의 두 가지 시도가 돋보인다. 먼저 마스터피스 프레젠트는 혁신적이고 몰입형 작품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를 위한 전용 전시 공간에서 2018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는 퍼포먼스, 빛, 조각이 어우러진 석고 초상화를 선보였다. 2019년에는 석고, 골판지, 시멘트 등 재료를 사용해 전통적인 조각의 관습을 바꾼 것으로 유명한 필리다 발로(Phylida Barlow)의 조각작품이 전시되었다. 또 하나는 새롭게 발견한 희귀한 작품이나 뛰어난 전시에 수여하는 마스터피스 어워즈로, 아트페어 기간에 발표한다. 마스터피스 런던만의 테마, ‘물질의 세계를 통해 만나는 아름다움’을 반영한 작품, 즉 대리석, 나무, 세라믹 등의 재료를 사용해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 눈부신 작업들에 상을 준다. 영국군 참전 용사들에게 위안을 제공하던 로열 호스피털 첼시는 마스터피스 런던 기간에 명작과 컬렉터들이 만나는 장소로 탈바꿈한다.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런던 중심부에서 진행되는 이 아트페어는 특별한 작품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더불어 윔블던 선수권대회로 달아오른 런던의 분위기에 취할 수 있다.

사진/ Salon du dessin au Palais Brongniart, Photos by Tanguy de Montesson
살롱 뒤 데생
1996년 국제적인 행사가 된 살롱 뒤 데생은 오로지 드로잉 분야에 헌신해 독보적인 성과를 내었다. 르네상스나 유럽 대가들의 명화부터 컨템퍼러리 작품과 새롭게 주목받는 신진작가의 작업까지 무려 6세기에 걸친 작품을 두루 포함한다. 올해도 거장의 작품을 비롯해 근현대 드로잉을 전문으로 하는 39개의 전시 업체가 참여한다. 로마노 파인 아트, 엔리코 프라시오네 같은 이탈리아 갤러리 등이 처음 참여하며,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약 2백 년의 역사를 품은 상징적인 공간, 팔레 브롱냐르(Palais Brongniart)에서 1천 점 이상의 그림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사실만으로도 극도의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살롱 뒤 데생의 하이라이트 중에 하나인 박물관 전시는 그랑시클박물관이 주빈을 맡아 17세기 미술을 주력으로 하는 피에르 로젠버그 컬렉션에서 선택했다. 로젠버그가 수집한 작품 중에 50여 점이 전시되며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드로잉이 포함되어 있다. 오래된 그림을 선호하는 애호가들에게 살롱 뒤 데생에서 소개되는 작품은 보물찾기와 같다. 거장의 작품을 비롯해 근현대의 그림을 한 지붕 아래에 통합하려는 야심을 가진 살롱 뒤 데생은 22회를 맞이하는 드로잉 위크를 함께 진행한다. 드로잉 위크에는 오르세미술관, 퐁피두센터 같은 주요 뮤지엄이 참여해 파리는 일주일 동안 드로잉의 수도가 될 정도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파리의 축제는 끝나지 않는다!
전종혁은 컨트리뷰팅 에디터다. 국내외의 비엔날레와 아트페어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팬데믹이 종식된 후 먼 나라의 아트페어를 즐기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