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발렌티노의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와 나눈 이야기, 그리고 아이콘들

196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된 발렌티노의 역사는 항상 ‘현재’를 담고 있다.

BYBAZAAR2020.08.10
#FANTASTIC MAN,

PIERPAOLO PICCIOLI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행복은 몸에 유익하지만 슬픔은 영혼의 힘을 길러준다.” ‘패션이 꼭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가, 그냥 패션은 패션이면 되지 않느냐’라는 쿨한 생각에 반기를 드는, 세상에서 제일 뜨거운 남자가 있다. 본업은 패션 디자이너이지만 볼수록 철학자 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는,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다. 10여 년간 펜디에서 일한 그는 1999년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발렌티노에 합류했다. 2008년에는 현재 디올을 이끌고 있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와 함께 발렌티노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다. 2016년 단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되면서부터 그다운, 그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발렌티노에서 써 내려가고 있다. “사람들을 감동시킬 무언가가 패션에 필요해요. 더 감정적이고, 더 ‘꿈같은’ 패션! 저는 디자이너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요.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빛을 주고 꿈을 주어야 합니다.” 최근 그의 목소리는 패션계에서 더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책임과 의무, 존재의 이유같이 따분하다고 여겨지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슬픔이 우리의 영혼에 힘을 길러준다는 말처럼!)하게 되는 요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마치 웅변가처럼 패션의 깊고 숭고한 의미에 대해 얘기한다. 블랙 티셔츠에 블랙 진, 히피스러운 목걸이, 흐트러진 회색 머리. 전형적인 이탈리아 남자 같은 그는 우리가 잘 아는 발렌티노의 창립자,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르다. 미스터 발렌티노는 항상 수트 차림에 잘 손질된 머리,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있었다. 도도한 표정과 고고한 자세는 발렌티노 하우스의 표식과도 같았다. 보다시피(!) 지금 발렌티노의 키를 잡고 있는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미스터 발렌티노와는 정반대에 서 있는 것 같은 외모다. 하지만 그가 내는 목소리, 그가 가진 영혼, 그가 추구하는 방향은 미스터 발렌티노의 외모나 발렌티노 하우스가 이제껏 만들어온 드레스들만큼이나 우아하고 숭고하다. 앞으로의 삶에 대해 그에게 물었다. 어쩐지 그는 답을 알고 있을 것 같았다.
 
로마 라 사피엔차 대학교(La Sapienza University)에서 문학을 공부하던 남자가 어떻게 패션 디자이너가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 들려줄 수 있나? 
갑작스러운 마음의 변화를 정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 대학생이 된 첫 해에 로마의 패션 스쿨 에우로페오(Istituto Europeo di Design, IED)가 막 실험적인 패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패션을 좋아하긴 했지만 직업이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무언가에 홀리듯 IED에 입학해 패션을 배웠다. 이런 사고와 행동 방식이 내 성격을 캐릭터화시키는 것 같다. 무언가가 내 안에서 일어날 때 바로 반응한다. 물론 그 선택 때문에 가족들은 불안해했다. 은유적으로나 말 그대로 그들의 희생이 따랐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요즘 모든 산업의 바탕에는 인문학이 깔려 있다. 그래서인지 문학을 전공한 당신의 패션에서는 철학적인, 인문학적인 터치가 느껴진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당신이 느끼는 책임감 같은 게 있나? 
나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에는 모두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믿고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기여하는 디자이너들은 아이코닉하면서도 상징적인 도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다. 나는 항상 운이 좋다고 느낀다.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자리에 오르는 것은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그래서 매일 이를 자각하고, 적어도 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물론 밖은 재앙이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긍정과 감동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 그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자주 이탈리아 중세시대 언저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지금 보면 그때는 매우 어두운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 어둠이 지나고 휴머니즘과 르네상스의 근사한 아름다움이 도래했다. 모든 건 빠르게 흘러간다. 우리는 납작한 스크린을 통해 사람과 연결되고 어떤 면에서는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에겐 휴머니즘이 르네상스와 시대의 아름다움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지금 내가 느끼는 건 바로 그거다. 그래서 미래가 더 기대된다.  더 이상 낡은 룰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걸 모두가 이해하게 됐다. 이제는 무엇보다 우리 아이디어와 가치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들을 믿어야 한다. 우리 팀이 너무 그립고, 그들과 포옹하던 시절이 그립다. 그게 어느 때보다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에너지로 다시 시작하고 싶은 이유다.
자가격리 기간엔 뭘 하고 지냈나? 
해변에 있는 집의 정원에서 하루를 보내곤 한다. 내 자신이 미스터 발렌티노같이 느껴질 정도다. 그곳에서 스케치를 하고, 떠오른 아이디어를 비디오 콜을 통해 팀원들에게 공유하기도 한다. 레디투웨어, 액세서리, 쿠튀르, 남성복 등 모든 컬렉션을 말이다. 팀과 더 자주 연락하면서 우리의 판타지가 사그라들지 않게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살았다. 평범하게 일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사실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중심에 있다 보니 그들에게 좋은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특히! 이제 우리 팀은 공장이 다시 가동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스케치에 할애하게 되면서 우리의 옷이 더 정교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염병, 국경 봉쇄, 여전히 꺼지지 않은 인종차별의 불씨 등 전 세계적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새로운 갈등의 시대로 접어든 느낌이랄까.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패션은 어떠해야 된다고 생각하나? 
이 경험이 우리에게 준 가르침은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 긴 고립 기간 동안 우리를 실제로 연결시킨 것은 다운로드한 디지털 앱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이었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 시스템은 확실히 변할 것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유행을 따르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바람직한 것을 구매하려 할 것이다. 매우 패션적이면서도 오래 지속되는 것. 지금 우리는 물건이 아닌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가 필요한 건 포옹, 그러니까 사람들과 신체적인 접촉을 나누는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회사나 프레젠테이션, 아니 모든 것에 인간적인 접촉이 있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이유다. 왜냐하면 나의 경우엔 늘 그렇지만, 지금은 특히 그 어느 것보다도 인간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실질적인 숫자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 그것이 최우선 순위이자 최고의 가치였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 우리가 정말로 필요하지 않는 경쟁 같은 걸 부추겼다. 창조성이나 인간애에 대해 잊어버릴 수 있었던 건 돈이나 마케팅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건 패션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패션은 꿈이고, 영감의 원천이다. 패션은 창조성과 인류애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당신은 당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한 것 같다. 
내 생각을 말하는 것에 자신 있는 편이다. 아마 그게 내가 젊은 사람들과 함께 잘 일할 수 있는 이유일 거다. 나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그리고 나 또한 내가 아는 것을 나누고 싶다. 디자이너가 되고 처음 파리에 트레이드 쇼를 보러 갔을 때 천으로 가득한 커다란 방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근데 어떤 패션 피플이 그 방을 보며 “이곳엔 쓸 만한 게 없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큰일났다. 그들은 뭔가 멋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나는 그것들을 볼 수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하는 말이 쓸모 없는 소리라는 걸 깨달았다. 그 방 안의 천 중 절반만 써도 충분히 좋은 컬렉션을 만들 수 있다. 그건 천의 문제가 아닌 재능과 열정의 문제였다. 좀 더 적극적이면 안 되는가? 더 멋지게 보이기 위해 종종 사람들은 감흥이 없는 척하는 것 같다. 나는 놀라움을 감추려고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집에서 처음으로 피카소의 작품을 봤을 때 “와, 미쳤어! 저 그림을 보려고 박물관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었는데!”라고 있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오케이. 좋다.” 하며 넘기려 한다. 그게 더 쿨해 보이니깐.
현재 발렌티노에게 Z세대는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젊은 세대로부터 배워야 한다. 우리가 자라던 때보다 훨씬 유동적인 현실에 밀첩하게 적응하고 또 새롭게 목표를 수정해가는 그들을 보면 감탄스럽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 현재 말고 가장 사랑하는 시대가 있다면 언제인가? 
로마의 1960년대를 가장 좋아한다. 당시의 경제 호황은 사람들을 낙관적으로 만드는 한편, 사회는 여전히 모순과 드라마로 가득 차 있었다. 이는 당시의 예술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그 당시의 페인팅과 영화들은 여전히, 너무도 흥미롭다.
발렌티노 가라바니 역시 1960년대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대로 꼽았다. 둘은 묘하게 공통점이 있다. 발렌티노의 과거는 당신을 통과하며 어떻게 변화했나?
메종의 유산은 나에게 큰 가치가 있다. 발렌티노의 풍부하고 확고한 미학적 언어와 콘텐츠를 통해 영감을 받고, 이는 나를 통과하며 점차적으로 또 다른 역사로 이어진다. 이 역사적 풍요로움은 이제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발렌티노 하면 떠오르는 컬러는 레드다. 당신에게 이 컬러는 어떤 식으로 해석되나? 또한 핑크, 오렌지 등 최근 발렌티노를 대표하는 컬러가 달라지고 있다. 발렌티노에서 컬러란 어떤 의미인가? 
색은 모든 것이다. 발렌티노에서 레드의 상징성은 여전히 어마어마하며, 결코 사라지지 않을 브랜드의 기둥이다. 레드는 삶, 사랑, 힘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감정은 시대에 따라 진화하고 새로운 종류의 레드 즉, 핑크나 네온 등 더 분산적인 노트로 이어질 수 있다.
오트 쿠튀르는 단순히 옷을 만드는 차원의 일이 아니다. 특히 발렌티노의 오트 쿠튀르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다. 당신에게 오트 쿠튀르를 만든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발렌티노는 오트 쿠튀르 하우스다. 그 뜻은 모든 문화와 관심사, 그리고 장인의 개성이 모든 카테고리 안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방, 신발, 레디투웨어에 이르기까지! 오트 쿠튀르는 꿈을 공유하는 것과 같다. 오트 쿠튀르에 스며 있는 예술적 분위기는 정말 소중하며 나의 상상력과 의식을 풍부하게 해준다. 그것은 우리 삶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상기시켜준다.
쿠튀르 쇼 전부터 아틀리에 장인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나열하며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당신에게 아틀리에 장인들은 어떤 존재인가? 
누군가는 재봉사를 작은 일꾼이라고 부르지만 나에게 그들은 장인이자 아티스트다. 발렌티노는 나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만드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하는 일들이 더 이상 따뜻하지 않고 좋은 작품이 나와도 사람들이 별로 원하지 않을 거다. 그들 대부분을 나의 대가족 일원으로 생각하며, 아틀리에는 발렌티노의 세계에서 가장 성스러운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2020 F/W 컬렉션에 선보인 가방은 남다르다. 기존 로고 중심의 가방과는 차이가 있다. 
쿠튀르 언어가 액세서리 차원에서 이렇게 정확하게 번역된 것은 처음이다. 레디투웨어에 적용되던 정교한 장식이 가방에 살아 있는 숨결을 불어넣었다. 발렌티노 쿠튀르 아카이브의 상징적 요소인 주름이나, 리본, 스터드, 꽃잎 모티프가 섬세하게 가방을 감싸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고차원적인 장인정신의 실험이다.
이번 2020 F/W 컬렉션에 대한 설명이 와닿았다. “모든 인간은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모두 똑같다. 이것을 인지함에 있어 우리를 서로 다르게 만드는 것은 인류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는 엄청난 모순이 존재한다.” 이번 컬렉션에서 보여준 럭셔리의 다른 의미를 옷을 통해 설명해달라. 
컬렉션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가장 큰 특권은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 컬렉션을 지배하고 있는 유동적이고 포용적인 분위기는 럭셔리에 대한 나의 모든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나이, 성별, 인종, 성향에도 불구하고 제각각 느끼는 감정을 존중하기 위해, 클래식한 아이템과 유니폼을 선택했다. 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모순이 있는데, 파워풀한 인간적 모순이다. 유니폼은 일반적으로 개성을 지우는 아이템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가까이 들여다보면 유니폼은 개인을 전면에 내세운다. 드레스는 엄격함과 효율성을 지우고 반면에 얼굴, 제스처, 매너 등이 진실로 느껴지며 화려함 속에서 인간을 드러내게 한다. 내가 생각하는 럭셔리란 이런 것이다.
작년 〈바자〉와의 인터뷰에서 “원대한 목표가 있다면 럭셔리의 개념을 바꾸는 거죠. 특정한 라이프스타일에서 벗어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로요.”라고 했다. 지금도 그 목표는 변함없이 진행 중인가? 
내 모든 작업은 가치를 공유하는 쪽으로 진행 중이며 최근 팬데믹 상황의 경험이 공동체 의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곧 공개될 #ValentinoEmpathy 프로젝트처럼 예술적이고 정감 있는 컬래버레이션을 이어 나갈 것이다. 이런 작업들로 인해 더 포용적인 패션 환경이 만들어질 거라 기대한다.
#ValentinoEmpathy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지금의 제한적인 상황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쇼가 끝나고 3월부터 2020 가을 캠페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진행할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번 공감 프로젝트는 같은 가치와 아이디어, 사고방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든 거다. 그래서 나를 위해 뭔가 대변할 수 있고 같은 가치(평등과 한계가 없는)를 지지하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부탁했다. 지금 이 순간 함께 살고 있는 사람에게 각자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달라고. 사진에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전문 사진가가 아닌 지인들에게 부탁했다. 예를 들면 아두트 아케치, 마리아카를라 보스코노, 프랜시스 맥도먼드, 로시 데 팔마, 기네스 팰트로, 재닛 모크, 룰라 제브릴, 갈리 같은 친구들이 함께해줬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기부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로마에 있는 스팔란차니 병원에 1백만 유로(약 13억 4천6백만원)를 기증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모든 친구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해줘서 정말 기뻤다. 이로써 발렌티노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부터 진화해 진정한 커뮤니티 브랜드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면, 커뮤니티의 힘이 진짜란 것을 이해하게 된다. 단지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특권층의 고급스러운 브랜드에서 포용력을 가진 브랜드로 변화되는 것이다.
발렌티노 쇼에서 음악이 만들어내는 힘이 크다. 의상 못지않게 심금을 울렸던 그 음악들은 누가 고르는 건가? 
나는 음악 리서치 과정을 매우 즐긴다. 영화음악 감독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작업했다. 그는 발렌티노의 문화에 대해 매우 잘 이해하고 있고, 존중한다. 2020 F/W 맨즈 컬렉션에는 영국 뮤지션 FKA 트위그스의 라이브 공연을 배경으로 캣워크를 선보였는데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패션위크 동안 가장 큰 갈채를 받는 쇼가 발렌티노다. 피날레에 쏟아지는 기립박수를 받을 때 기분은 어떤가? 
감사하고 동시에 자랑스럽다. 쇼 직후 받는 즉각적이고 본능적인 반응들은 특히나 더 그렇다. 덕분에 내가 하는 일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진다.
발렌티노는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더 존중하고, 더 적은 시간을 집중해서 일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환경을 위해서도,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 같다. 우리는 이미 쿠튀르 작업을 그러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쇼와 패션위크 또한 바뀔 것이다. 브랜드의 힘과 돈을 자랑하는 큰 쇼는 축소되어야 한다. 그런 쇼는 패션이 아니라 브랜딩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캠페인 촬영을 할지도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이 상황 때문에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더 올드 스쿨적인 무언가를 할 수 있다.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 나왔지만, 결과는 어려움을 반영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다른 접근법 등 새로운 사고방식을 반영할 것이다.
지금 당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뭔가? 
요즘 자연의 개방성과 순수함 그리고 그것을 탐험하는 인간의 자유에 매료되어 있다.
지금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문구나 문장이 있다면? 
2017 S/S 쇼를 연 니나 시몬의 노래를 인용하겠다. “새로이 동이 틀 무렵, 새로운 날, 나를 위한 새로운 삶이야. 나는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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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김민정(프리랜서)
  • 사진/ Valentino,Getty Images,Imaxtree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