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공예가 양유완의 집 같은 작업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유리공예가 양유완의 집 같은 작업실

이제는 집 밖 말고 집 안. 사건은 다이닝 테이블 위에서 일어난다.

BAZAAR BY BAZAAR 2020.06.20
차갑고도 따뜻한 관계
유리공예가 양유완의 작업실 모와니 스튜디오는 이질적인 개념이 상존하는 공간이다. 가마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공기와 유리 겉면의 차가운 촉감, 투박한 공구들과 그걸로 만들어진 작고 반짝이는 작품들, 터프한 작업대와 그 옆에 마련된 따뜻한 무드의 다이닝 테이블까지. “유리라는 게 참 재미있어요. 뜨거운데 차갑고, 약하지만 단단하죠. 여름에 어울리는 것 같지만 겨울에도 어울리고요. 제 작업실도 그렇죠? 하루 중에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이잖아요. 다이닝룸만큼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연출했어요”.
 
주전자, 컵, 그릇부터 꽃병까지. 이 테이블 위에 올라오는 모든 오브제는 그녀의 작품이다. “음식이든 식기든 이 공간에 있는 거의 모든 건 다 제 손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네요.” 그녀가 웃었다. 과장이 아니다. 그녀는 이곳을 찾는 지인들에게 창가에서 쑥쑥 자라는 고수를 넣어 쌀국수를 해 먹이고 따뜻한 차를 나눠준다. “기내가 건조한 건 바이러스가 덜 퍼지게 하기 위함이라죠. 가마 덕분에 제 작업실도 상당히 건조한 편이에요. 바람도 잘 통하고요. 그래서 다들 제 작업실이 편한가 봐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다시 일을 시작한 에디터나 포토그래퍼들이 자주 놀러 와요. ‘지난번에 협찬받은 와인이 남았는데 들고 갈까요?’ ‘푸드 촬영이 끝났는데 나눠 먹어요.’ 하고 연락이 오죠. 여전히 외출하기는 부담스럽잖아요. 이제는 제 작업실이 사랑방이 되었죠.”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리빙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게 상승했다는 흥미로운 분석들. 모와니 글라스도 예외는 아니다. “힘든 소상공인들이 더 많아서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론 별다른 홍보도 없이 매출이 크게 올랐어요. 사소한 수저 받침 하나에도 취향을 담고자 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코로나로 잃는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있다. “가족들이 제 작업실에 이렇게 자주 온 적이 없었어요. 회식이 줄어드니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죠. 마침 이곳엔 가마도 있고 오븐도 있으니 고기를 굽고 바비큐 파티를 하기가 딱 좋거든요. 코로나가 인간관계를 더 차갑게 만든 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되었달까요. 정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를요.” 차갑고도 따뜻한 관계들. 꼭 유리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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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손안나
    사진/ 이현석
    웹디자이너/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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