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인스타그램 속 리처드 프린스의 예술 세계
SNS에 업로드된 사진을 캡처해서 인쇄한 작업물을 예술이라 칭할 수 있을까? 스스로를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인 ‘회색 영역’에 위치해 있다고 칭하는 리처드 프린스는 지금껏 남들이 시도해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꿋꿋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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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HIS WAY

친구들의 사진을 시작으로 초상사진을 작업했던 프린스는 곧 영역을 넓혀 일면식 없는 이들의 초상까지 촬영하게 되었다. 당시 그는 워너 브로스 사의 파일에 접근 권한이 있었던 덕에 모델들의 사진을 카메라 앞에 세울 수 있었다. “만난 적도, 대화해본 적도 없는 이들의 사진을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 저를 흥분케 했어요.” 그의 작업은 보통 초상사진들이 촬영되는 방식보다 훨씬 더 유연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스튜디오도, 메이크업도, 스타일리스트도 필요 없었으며, 피사체 개개인을 상대하지 않아도 됐다. 프린스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해낼 수 있었다. “그것이 최고의 장점이었죠.” 당시를 회상하며 그가 말했다. 하지만 1984년 이후부터 그는 더 이상 초상 작업을 하지 않았다. 40장가량의 작업물은 서랍 한편에 자리 잡은 채 어느새 잊혀져갔다.
새로운 초상사진 시리즈를 작업하게 된 것은 30년이 지난 후였다. 2010년 무렵 소셜네트워크의 부흥기가 찾아오자 프린스 또한 트위터를 거쳐 인스타그램에 가입했다. 그가 가입했을 당시 이미 엄청난 수의 사람이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 댓글을 신고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1. 스팸입니다. 2. 폭력적인 내용입니다. 3. 취소.’
“특정 댓글을 없애고 싶다면 ‘스팸입니다’라는 버튼을 누르면 돼요. 그렇게 제 댓글만을 제시카의 게시물에 ‘포함’시킬 수 있었어요. 삭제된 댓글의 주인들이 화를 낼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이는 스팸 신고를 한 본인의 피드에만 반영되거든요.” 그것이 그의 새로운 초상사진 시리즈의 시초였다.
그가 게시물에 다는 댓글은 사전에 운영하던 트위터의 ‘버드톡(Birdtalk)’에 기반한 내용이다. 그 중에는 TV에서 바로 인용한 글도, 광고로부터 기인한 것도 있다. 의미 있어 보이는 단어들이 몇 줄에 걸쳐 나열되어 있는 식이다. 무슨 의미인가 묻자 그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면서 “꼭 의미가 있어야 하나요?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이 ‘좋게 들린다면 좋은 것’이라는 말을 한 적 있어요. 이는 시각적으로도 똑같이 적용돼요. 저는 좋아 보이기 위해 소설 <피네간의 경야> 323페이지를 펴서 인용한 적도 있는 걸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가끔 사람들은 그의 행위가 예술로 정의될 수 있는가에 대해 논쟁하곤 한다. 그 또한 자신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예술이 아닌 듯한 것에 대한 의문, 그것이 바로 제 작업의 요점이에요. 이 새로운 방식의 초상사진들은 정의되지 않은 채 회색 영역에 속한 셈이죠.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에 위치한 이 사진들은 역사도, 과거도, 작품명도 없어요. 그것으로서 오롯이 존재할 뿐이죠. 하지만 곧 저마다의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 생각해요. 책임은 제가 아닌 작품 자체에 있어요. 결국, 세상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에요. 지금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제가 평생 해왔던 작업 중 이 작업만큼 저를 행복하게 한 것은 없다는 거예요.” 자신의 작업에 대해 확신으로 가득 찬 리처드 프린스는 인스타그램이 존재하는 한 새로운 초상사진 시리즈를 계속 작업해갈 것으로 보인다.
Credit
- 컨트리뷰팅 에디터/ 문혜준
- 사진/ Jeff McLane,Courtesy Gagosian
- 웹디자이너/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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