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도전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떤 계기로 출연하게 되었나?
BOF(Business of Fashion)에서 디자이너 10명을 추천받은 넷플릭스가 먼저 이메일을 보내왔다. 출연 결정을 못하며 고민을 하고 있던 중,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는 친언니의 조언으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혹여 떨어지더라도 이번 경험이 앞으로의 디자이너 생활에 있어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경쟁과 시간 제약, 촬영이라는 상황 속에서의 디자인 작업은 쉽지 않을 듯하다.
사실 매회마다 옷을 완성하기엔 부족한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그동안 쌓은 내공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촬영장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경쟁보다는 부끄럽지 않는 작업을 해서 프로그램이 잘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먼저였다. 특히 본인의 전문 분야가 나오면 서로 돕기도 했을 정도로. 출연자 마르코(Marco)는 속옷 디자이너인데 언더웨어 챌린지 때는 모두가 그에게 달려갔다.(웃음)
레드 카펫 패션부터 언더웨어와 스트리트 룩까지, 다양한 주제의 미션이 주어졌다. 본인이 선보인 디자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룩은?
완성도 측면에서는 레드 카펫 룩을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미션은 액티브 챌린지와 란제리 미션이었다. 속옷의 경우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컸다. 당시 같은 팀인 엔젤(Angel)의 작은 실수도 있었고. 모델의 사이즈가 기재해놓은 치수와는 달랐던 것 등 운도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진행자인 탠 프랜스와 알렉사 청을 비롯해 유명 디자이너와 셀럽들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한다. 그들과의 특별한 에피소드, 또는 출연진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크리스토퍼 케인(Christopher Kane)과의 만남이 기억에 남는데,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디자이너이기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미션 중 가장 아쉬운 결과물을 냈다. 그게 바로 란제리 챌린지다.
전 세계에서 시청이 가능한 글로벌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만큼 방송이 공개된 이후 우승자로서 특별한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눈에 띄게 큰 변화는 엄청난 팔로어! 1초마다 한 명씩 팔로어가 늘어난다. 방송하자마자 전 세계에서 오는 축하 메시지도 놀랍다.(모델 지지 하디드는 마지막 편을 보자마자 다이렉트 메시지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벌써 여러 제안도 들어온다. 프로그램 자체로 엄청난 홍보가 됐다.
브랜드 홍보와 판매를 위한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해외의 많은 고객들이 옷을 구입하고 싶어하는데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홍보와 판매가 가능한 플랫폼에 대해 고민 중이다.
H&M 디자인 어워드부터 LVMH 프라이즈, 이번 〈넥스트 인 패션〉까지, 참가하는 대회마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민주킴’ 디자인의 힘은 무엇인가?
브랜드 론칭 이후 1부터 10까지 모든 것에 직접 참여하고 해결해온 노력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단계별 경험들을 통해 아이디어가 많아졌고, 디자인으로까지 완성시키는 훈련에 스스로 익숙해진 것 같다.
서울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았지만 〈넥스트 인 패션〉에서 선보인 실루엣을 더 발전시켜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다시 도전해볼 생각인가?
심사위원으로 나가고 싶다.(웃음) 사실 어제 모교인 앤트워프 왕립 미술학교에 심사위원으로 초청을 받았다. 교장인 월터(Walter Van Beirendonck)에게 직접 연락이 와서 심사위원으로 초청한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프로그램에서 1등 한 것도 기쁘지만, 인생에서 손꼽힐 만한 너무나도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