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를 찾아서, 노포페이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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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포페이스를 운영하는 조항현과 이진수. 노포를 동네 뒷산에 비유해볼까? 뒷산에 가볍게 오르려 나섰다. 숨도 차고 땀도 난다. 낮지만 정상에 오르면 맛이 난다. 동네에 하나 둘, 문턱이 낮은 듯 높은 노포도 그렇다. 허름한 가게 문 열고 들어서기가 뭐 그리 어려운가 싶다가도 세월의 기에 눌려 괜스레 주눅 들 때가 있다. 조금은 떨어지는 편리성, 단골 손님들의 갸우뚱한 시선을 극복하고 나면 제대로 된 맛을 보답받는다.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1989년생 조항현과 음악 스타트업 기획자 1991년생 이진수는 자신들의 나이보다 훌쩍 오래 산 노포를 등산처럼 오르내린다. 탐험의 결과는 ‘노포페이스’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thenopoface)에 산 모양 이모티콘으로 평점을 매겨 소개한다. 뉴트로 열풍 속에서 덩달아 떠오르는 노포 탐험을 즐기는 몇 가지 방법.   왜, 어떻게 노포페이스  오래전부터 노포 다니는 걸 좋아했다. 휴대폰 사진첩을 봐도 전부 노포에서 먹은 사진들뿐이다. 올해 초 둘 다 노스페이스를 입고 있던 날 어디에 다녀왔는지 기록으로 남겨보자며 인스타그램 계정을 팠다. 옷차림에서 이름을 따왔다. 농담으로 주고받았는데 생각해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이름으로 결정했다.   노포의 매력에 빠진 계기 이진수: 집이 시골인데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랑 맛있는 집을 많이 다녔다. 대부분 오래된 국밥집이었다. 여대 다니면서도 주변에 음식 취향이 맞는 사람이 많아서 꾸준히 노포를 찾았다. 그리고 중요한 건 소주를 좋아해서 안주의 개념으로 밥을 먹다 보니.(웃음) 조항현: 비슷하다. 지방에 살면서 더 자연스럽게 접했던 것 같다.   노포에 관한 정보 예전에는 맛집 블로그의 많은 정보 중에서 노포를 찾았다. 요즘에는 인스타그램에 ‘노포’라고 검색만 해도 다양한 게시물이 나온다. 노포를 전문으로 다루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여럿 있다. 노포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에 검색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이다. 박찬일 셰프님의 책을 통해 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내공 있는 가게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노포페이스 산점 많은 노포 콘텐츠 중에서 우리의 담당은 재미다. 산 모양 이모티콘으로 평점을 매기는 것도 무척 주관적이지 않나. 재미를 주는 방식의 일부다. 팔로어들이 대부분 우리 또래이고 비슷한 업계에 종사자들이더라. 같이 공감하고 좋아할 만한 곳들을 선별한다. 우리는 사실 내장으로 만든 요리나 국밥, 해장국류를 좋아하는데 그런 게시물은 별로 인기가 없다.(웃음) 분식류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게의 게시물에 ‘좋아요’가 많이 눌린다.   노포의 포스 조항현: 동네 산책을 하다 ‘피노키오 치킨’이라는 집을 찾았다. 색색의 네온으로 치장된 외관이 왠지 모르게 발길을 이끌더라. 홍제천이 보이는 야외에 자리가 있는 것도 맘에 들었다. 먹어보니 맛있었고 가격도 쌌다. 나중에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91년도에 개업한 집이었다. 이진수: 예전에 후쿠오카로 여행 갔을 때 원래 가려던 집이 문을 닫아 주변에서 괜찮은 노포를 찾은 적이 있다. 골목을 한 바퀴 도는데 양복 입은 회사원 아저씨들이 많이 앉아 있는 한 가게가 있었다. 일본어를 하나도 몰랐지만 왠지 느낌이 와서 들어갔고 후쿠오카식 야키토리집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닭낡개의 살을 발라 먹지 않나? 그 집은 뼈까지 씹어 먹어야 했는데 과자처럼 바삭하니 맛있었다. 그날 이후로 회사원 아저씨가 많은 집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법칙이 생겼다.   노포의 낭패 당연한 말이지만 허름하다고 다 괜찮은 노포는 아니다. 새로운 곳을 발굴하고 싶어 오래돼 보이는 곳을 무작정 가보는 모험을 하곤 하는데 그냥 지저분하고 대충 하는 곳도 많다. 정말 그냥 오래되고 지저분한 곳이다. 그럴 때는 우리가 너무 욕심을 냈다고 생각하고 만다. 그런데 괜찮은 집은 이렇게 찾아지는 것 같다.   추천하고 싶은 노포 조항현: 어머니 대성집의 수육과 선지해장국은 어떻게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맛있다. 토렴을 해 거북하지 않고 시원하다. 든든하고 맛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이진수: 고향 전주의 전일슈퍼. 이제는 영화제 때문에 유명하고 먹태라는 안주 자체가 유행이지만 그곳의 맛을 따라올 곳이 없다. 서울에서는 약수동 만포 막국수. 파와 함께 찐 담백한 닭을 먹고 사이드 메뉴인 비빔이나 물막국수를 먹어주면! 다양한 연령대의 누구를 데려가도 만족하는 집이다.   노포를 찾는 이유 이진수: 어디든 그곳만의 시간이 흔적으로 남아 있다. 분위기를 넘어서는 경험, 정형화되지 않은 모습을 보는 즐거움. 사장님 취향대로 꾸며낸 오래된 메뉴판과 낡은 집기들이 좋다. 말도 안 되게 벽에 이쑤시개 통을 붙여놓는다든지. 돈벌이를 위해 과하게 꾸민 게 아니라 무심하고 자연스럽다. 나와 비슷한 젊은 세대가 노포를 사랑하는 이유는 뉴트로 열풍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향수, 오래된 것을 오히려 새롭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세계적으로 트렌드이기도 하고. 조항현: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간다. 오래 살아남은 가게의 솜씨는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