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스타킹을 사야하는 이유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가장 고전적인 섹슈얼리티를 지녔으며 시각적인 관능미를 충족시켜주는 피스. 2019년 가을, 여전히 매혹적인 스타킹의 시대가 돌아왔다. | 스타킹,이유,레이스 스타킹,스타킹 제품,블랙 스타킹

 ━  SEXY    ━  SENSUAL AND SEDUCTIVE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직접 고른 스틸레토 힐을 신었을 때, 무릎까지 오는 펜슬 스커트를 입었을 때, 빨간 립스틱을 실수 없이 발랐을 때…. 그중에서도 속살이 비치는 블랙 스타킹에 처음 다리를 집어넣었을 땐, 어쩐지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학창시절 질리도록 신었던 검은색 타이츠와 이별을 고하고, 비로소 ‘숙녀’가 된 느낌이랄까. 특히 대학생이 된 후 처음 접한 헬무트 뉴턴의 흑백사진은 스타킹이야말로 여성의 관능미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피스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가 촬영한 맨몸에 브라와 스타킹만 걸친 여성들이 등장하는 1990년대 월포드(Wolford) 캠페인에서 스타킹 페티시즘, 그 이상의 우아함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밖에도 나일론 스타킹의 전성시대였던 1950~60년대 고전영화 속 여배우들, 1970년대 영화 <007> 시리즈 속 본드 걸들, 1980년대의 마돈나, 2000년대의 안젤리나 졸리 등, 돌이켜보면 시대의 섹시 아이콘이라 불렸던 여성들 모두가 저마다의 인상적인 스타킹 신(Scene)을 갖고 있다. 그 옛날 코코 샤넬은 여성들에게 “스타킹과 모자 없이 밖을 나서지 말라.” 설파했지만, 이제 세상은 변했고, 성의 구분이 없는 젠더리스 제품이 쿨하다 여겨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때에 오직 여성만을 위한, 여성만이 아름답게 소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스타킹은 가볍고, 부피가 작으며, 착용감이 뛰어난 데다 놀랄 만큼 활용도가 높다.(한겨울에 맨다리로 밖을 나설 순 없으니!) 덧붙여 스타킹이야말로 남녀 모두가 섹시하다 공감할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제품이 아닌가. 그러나 애석하게도 최근 몇 년간 스타킹은 여성들의 옷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받아왔다. 레깅스에 가까운 도톰한 재질의 검은색 스타킹을 일컫는 일명 ‘검스’가 그 자리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이후 히트텍 레깅스까지 등장하면서 20데니어(Denier, 섬유 굵기를 표시하는 단위) 이하의 스타킹은 옷장 속 유물이 되고 말았던 것. 그렇기에 2019 F/W 시즌의 주요 피스로 떠오른 스타킹의 귀환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멋쟁이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그 스타킹을 어느 때보다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도 좋다.   ‘Good Morning Everyone’, 1995년 헬무트 뉴턴이 촬영한 월포드의 캘린더 속 이미지. 대표적인 컬렉션을 소개한다면 생 로랑과 베르사체, 그리고 아크네 스튜디오를 꼽을 수 있다. 그중 생 로랑의 안토니 바카렐로는 S/S 시즌에도 룩에 5데니어의 얇은 스타킹을 매치할 만큼 스타킹의 섹슈얼리티를 100% 활용하는 디자이너. 이번 시즌에도 그는 모든 LBD에 도트 패턴의 블랙 스타킹을 매치해 모델들의 각선미를 강조했다. 전 컬렉션을 통틀어 가장 다양한 스타킹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던 베르사체 컬렉션도 눈길을 끌었다. 컬러풀한 밴드 스타킹과 레이스 스타킹을 비롯, 베르사체 특유의 스카프 프린트를 담은 실크 타이츠, 더 나아가 레깅스와 섬세한 레이스가 어우러진 하이브리드 스타킹이 1990년대 무드의 의상과 완벽한 조합을 이뤘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한편 아크네 스튜디오는 스타킹에도 쿠튀르 터치를 가미해 주목을 받았다. 솔기가 있는 풀 패션(Full Fashioned) 스타킹의 형태로, 한쪽에만 주름 디테일을 넣어 신었을 때 드라마틱한 효과를 꾀했다. 또한 이들 컬렉션에서 발견한 공통점이 있으니 디자인의 차이는 있으나 헬무트 뉴턴의 사진처럼 스틸레토 힐을 매치했다는 것. 즉, 이번 시즌 스타킹으로 섹시미를 발산하고 싶다면, 고전적인 방식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에 덧붙여 미니스커트에 속살이 비치는 블랙 스타킹을 신고 여름에 주로 착용하는 앵클릿을 매치한 지방시의 스타일링 팁도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 대신 심플한 체인 앵클릿을 선택해야 보다 쿨해 보인다. 물론 스타킹으로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유니크 피스도 만나볼 수 있다. 구찌의 컬러풀한 레이스 스타킹, 돌체 앤 가바나의 플라워 및 레오퍼드 프린트 스타킹, 펜디의 로고 플레이 스타킹까지, 앞서 예고한 대로 올 시즌 스타킹 컬렉션은 어느 때보다도 풍요로울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아주 간단하지만 모두가 잊고 지냈을 스타킹 보관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타킹은 날카로운 곳에 살짝만 닿아도 올이 풀리니 서랍 가장자리가 아닌 중간에 보관해야 안전하다는 것, 묶어서 보관하면 그 부분만 늘어나므로 돌돌 말아서 보관해야 탄력성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또 세탁할 때는 중성세제를 푼 물에 넣고 손톱에 다치지 않게 살살 문지르듯 세탁해야 한다. 이토록 보관하는 방법마저 우아한 스타킹. 2019년 가을, 바야흐로 매혹적인 스타킹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