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쇼핑법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휘황찬란한 조명, 향긋한 냄새 등 오감으로 여자들을 유혹하는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현명하게 쇼핑하는 법. | 백화점,쇼핑 노하우

패션 PR과 함께 명품 화장품에 대해 이야기하다 우연히 들은 일화가 있다. “10만원짜리 화장품을 구매하려고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간 적이 있어요. 함께 갔던 친구는 너무 비싸다며 핀잔을 주더군요. 그런데 매장 언니의 화려한 말솜씨와 신뢰감을 높여주는 수치에 반했는지 그 친구가 80만원짜리 에센스를 덜컥 구매하는 거예요. 그 이후에도 연락할 때마다 마법의 에센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죠.” 백화점 화장품 매장 직원의 말에 홀려 충동구매를 한 사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매장 내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수려한 테크닉을 파운데이션의 온전한 제품력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했다 후회하거나, 백화점에서 발라본 립스틱 컬러는 다시 재현이 안 된다는 이야기까지. 대체 백화점은 어떻게 여자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을까?먼저 화장품 매장의 위치부터 살펴보자. 전 세계의 어느 백화점에 가든 화장품 매장은 1층에 자리하고 있다. 가방이나 옷에 비해 가격대가 낮은 데다가 백화점의 주요 고객인 여성들의 큰 관심사이기 때문.(한 백화점의 2016년 화장품 매출은 1조원 정도!) 명품 매장보다 재구매율도 높아 한 관계자는 ‘화장품 1층의 법칙’은 깨지지 않으리라고 단언한다. 인테리어도 남다르다. 백화점 MD 개편은 상반기와 하반기, 일 년에 두 번 이루어지는데 이때 매출이 좋은 매장을 백화점 입구나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옮긴다. 화장품 매장의 내부도 정기적으로 바꾸는데, 신제품이 출시됐을 때 화려한 디스플레이를 보여줘야 할 뿐 아니라 제품의 위치를 바꿔놓으면 정기적으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다가 다른 제품도 함께 구입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제품의 바로 위, 아래, 옆에 있는 악센트 조명 또한 지갑을 열게 만드는 요소. 직접적으로 빛을 더해 제품이 더욱 화려하고 신비로워 보이게 하는 효과랄까. 주력 제품은 주로 오른쪽에 놓이며(매장에서 고객에게 시연해줄 때도 마찬가지다) 시간을 인지할 수 있는 시계나 창문은 없다. 이 외에도 고객들이 많은 제품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도록 느린 음악을 선정하는 등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구매 욕구를 높이기 위한 백화점의 숨은 노력은 이렇게나 다양하다.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외부 효과에 덜 휩쓸리면서 똑똑한 쇼핑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충동구매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기억하자. 백화점에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으로 현혹하는 요소가 많으므로 미리 사고 싶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섭렵한 뒤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다음 단계는 맨몸으로 백화점에 가는 것. 스킨케어만 마친 뒤 베이스, 색조 단계를 생략하고 향수는 뿌리지 않은 상태가 좋다. 특히 향수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제일 먼저 향수 매장에 들러 원하는 향을 뿌린 뒤 다른 매장을 둘러보자. 향수에는 톱 노트, 미들 노트, 베이스 노트가 있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모든 향기를 느껴보는 것이 좋다. 베이스 제품도 생얼일 때 테스트해본다면 더욱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 메이크업 포에버 롯데백화점 본점의 정민지 아티스트는 매장 직원에게 현혹되지 않고 베이스 컬러를 고를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메이크업 했을 때 얼굴과 목의 컬러가 다른 것도 문제지만 목 피부와 똑같은 컬러를 선택하면 어두워 보일 수 있어요. 화사한 피부 표현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경우, 턱선보다는 얼굴 중앙에 컬러를 테스트해보는 것이 안전해요. 단, 밝기 차이가 적어야 메이크업 굴욕을 피할 수 있어요!” 이때 여러 가지 컬러를 함께 바르거나 자신에게 맞는 컬러의 베이스 제품을 집에서 가져가 비교해볼 것. 매장에서 클렌징을 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인데, 이것은 립 제품을 쇼핑할 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립 제품의 정확한 발색을 위해 손등보다는 입술에, 연한 컬러부터 진한 컬러 순으로 바르는 것이 좋으며 매장 직원이 립 브러시로 발라주는 것보다는 자신이 직접 발라 컬러를 확인해야 한다. 백화점 엘리베이터의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거울 속 모습을 체크하는 것도 좋다. 여건이 가능하다면 아예 백화점을 나서보는 방법도 추천한다. 자연 조명 아래에서 피부와 입술 색깔을 체크해보고 향기도 다시 느껴볼 것. 매번 똑같은 컬러의 립스틱을 구매하는 고질병을 앓고 있다면 미리 갖고 있는 립스틱 컬러를 사진 찍어 가는 방법도 유용하다. 혹은 선호하는 브랜드를 정해놓고 그 매장에서만 색조 제품을 구매한다면 구매 이력이 남아 낭비 없는 쇼핑이 가능해진다.쇼핑하면서 이렇게 많은 가이드를 어떻게 지키냐고? 모든 방법을 초월하는 팁이 딱 하나 있다. 바로 매장 직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 립스틱, 향수 등 각 화장품 매장의 직원들이 입을 모아 한 이야기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세요. 가이드가 확실하면 직원들도 화장품을 추천하기 쉬워지고, 더 많은 뷰티 정보를 알려드릴 수 있죠. 당연히 고객 만족도도 높아지겠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화장품 쇼핑에서도 통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