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이종석·주지훈 '재혼황후', K-로판 실사화 포문열까
'재벌집'이 증명한 '회빙환' 장르, 이번엔 로판 '재혼황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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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포스터
오는 11월 4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황후>가 베일을 벗는다. 이에 앞서 다음 달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며 예비 관객과 먼저 마주할 채비를 마쳤다. 웹소설과 웹툰 시장에서 가장 거대하고 견고한 팬덤을 거느린 '로맨스 판타지(로판)' 장르가 마침내 본격적인 실사 영상화를 통해 K-콘텐츠의 새로운 영토를 개척할 수 있을지, 업계와 대중의 이목이 동시에 쏠리고 있다.
티저 하나로 입증한 화제성, 엇갈린 시선
<재혼황후>의 서사는 명료하면서도 도발적이다. 황제 소비에슈(주지훈)가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를 총애해 이혼을 요구하자, 황후 나비에(신민아)는 이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서왕국 차기 국왕 하인리(이종석)와의 재혼을 선언하며 맞불을 놓는다. 2018년 연재를 시작한 알파타르트 작가의 원작 웹소설과 동명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만 약 29억 7천만 회에 달하는 메가 IP다. 지난달 공개된 첫 티저 예고편은 단 24시간 만에 1,170만 뷰를 돌파하며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예고편 중 최단 시간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예고편 캡처
폭발적 반응 뒤편에는 기대와 우려가 맞선다. 화려한 캐스팅에 환호하는 목소리 한편에선 "로판판 <사랑과 전쟁> 같다", "마치 AI가 합성해 낸 가상 영상 같다", 혹은 "재연 프로그램 <서프라이즈>를 보는 듯 어색하다"는 솔직한 반응도 나왔다. 텍스트와 2D 작화 속에 머물던 서양풍 궁중 로맨스가 현실 배우들의 육체와 만났을 때 생겨나는 시각적 이질감이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회빙환' 깬 <재벌집>처럼...'로판'은 대중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tvN
사실 웹 콘텐츠의 영상화가 겪는 이 같은 진통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과거 웹소설의 주류였던 '회빙환(회귀·빙의·환생)' 코드 역시 개연성과 장르적 이질감 탓에 오랫동안 영상화의 불모지로 꼽혔다. 그러나 <재벌집 막내아들>과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이를 대중적인 문법으로 훌륭히 안착시키며 흥행 신드롬을 낳은 뒤, 회빙환은 K-드라마의 주류 공식으로 완전히 편입됐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예고편 캡처
그 질문은 이제 '로판'으로 향한다. 중세 유럽풍 제국과 귀족 사회를 무대로 권력 암투와 로맨스를 직조하는 이 장르는 한국 배우들이 서구식 복식을 입고 서양식 이름을 부르는 태생적 생경함을 안고 있다. 가상 제국의 거대한 미장센과 화려한 의상을 납득시킬 제작비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수많은 웹툰이 드라마화되는 와중에도 정통 로판 실사화가 손에 꼽혔던 이유다.
우회할 것인가, 정면 돌파할 것인가
KBS 2TV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스틸
이 난제 앞에서 창작자들의 셈법은 갈렸다. 지난해 KBS2가 선보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영리한 우회로를 택한 사례였다. 서양풍 제국이라는 외피를 벗겨내고 가상의 조선시대로 무대를 옮겨 문화적 이질감을 줄였고, 서현과 옥택연이 주연을 맡아 3%대 시청률로 선방하며 지상파 안착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예고편 캡처
반면 <재혼황후>는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나비에, 소비에슈, 하인리라는 이름과 가상의 제국 설정을 날것 그대로 스크린 위에 소환했다. 티저에서 드러난 낯섦을 실제 작품이 얼마나 촘촘한 연기와 감정선, 그리고 고급스러운 미장센으로 설득해낼지가 승패의 관건이다.
본격화되는 글로벌 OTT 시험대
사진 / 수지 인스타그램(@skuukzky)
사진 / 수지 인스타그램(@skuukzky)
도전은 계속된다. 넷플릭스 역시 수지를 타이틀롤로 내세운 동명 로판 원작 <하렘의 남자들>을 준비 중이다.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의 이응복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여황제와 남자 후궁들의 파격적인 서사를 예고하고 있다.
결국 11월 4일 <재혼황후>가 받아들 성적표는, K-로판의 실사화가 일회성 시도로 끝날지 아니면 <재벌집 막내아들>이 그랬듯 또 하나의 거대한 장르적 문을 열어젖힐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다. 제국의 궁정에서 이혼을 수락하며 재혼을 선언한 황후의 도발이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11월 디즈니+로 향하고 있다.
Credit
- 사진 / 디즈니+·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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