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퍼스 바자 코리아 30주년을 축하해
서른 살을 맞이한 바자를 위해 준비한 에디터들의 특별한 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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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ZAAR
바자의 서른을 축하해
」서른이 되어보세요, 인생이 얼마나 다채로워지는지 몰라요. 철 모르던 이십 대부터 잡지 기자라는 명목으로 온갖 명사들을 만나고 다녔는데 그 언니 오빠 작가님 배우님 어르신은 맞은편 인터뷰어가 아직 이립도 전이라는 사실을 알면 하나같이 이렇게 설파했다. 그래, 지독히 불안했던 이십 대와 작별하고 다시 태어나리라! 그런데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나니 삼십 대의 여유 따윈 강아지나 주고 본격적으로 삶과의 전쟁이었다. 장거리 연애를 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이직한 직장 주차장에서 울기도 자주 울었다. 싱겁게 지나가버린 서른 살 생일에 낙담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난리 또한 다 내가 자처한 것이라는.(네 글자로 축약하면 ‘내팔자야’다.) 그 사실을 깨닫고 즉흥적으로 타투를 몸에 새겼다. 서른이 되고 비로소 나는 나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되고 싶은 게 될 수 있는 나이. 사랑해 마지않는 <바자>의 서른 살 생일을 축하하며 전하고 싶은 말이다. 지금보다 더 <바자>다울 수 있기를. 그렇게 더 대담하고 고유하기를. 서른, 잔치는 이제 시작이다. 에디터/ 손안나
※ 케이크 피노(@cake_pino)가 <바자>의 생일을 기념해 특별 제작한 케이크. 실제 체리와 베리, 가상의 체리꽃과 금빛 장식을 가미해 <바자>의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비일상적으로 재해석했다.
사진/ 오성재 어시스턴트/ 신형진
TIME TOGETHER
」좋은 날은 좋은 친구를 떠올리게 된다. <하퍼스 바자> 코리아의 서른 번째 생일을 기념하며 창립 연도를 나란히 하는 지미추 가방을 이 페이지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도 그래서다. 같은 시간을 지나온 친구와 함께하는 생일이라면 더욱 뜻깊을 테니. 이번 호를 만드는 시간은 어느 때보다 유쾌했고, 뭉클했다. 1996년에 태어난 사진가의 시선을 빌렸고 같은 해에 태어난 모델의 얼굴을 담았다. 우연처럼 이어진 인연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이 생일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동행도 없다. 옆자리에 앉은 1996년생 후배 기자와도 같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모두가 읽으며 꿈꿨던 <바자>의 기념일을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같은 시간을 지나온 이들과 한 권의 책을 완성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좋은 날은 역시 좋은 친구와 함께 완성된다. 에디터/ 윤혜연
‘봉봉’ 버킷 백은 1백66만원 Jimmy Choo.
사진/ 정원영 어시스턴트/ 서유진
A BOTTLE OF JOY
」지금껏 이 책에 소개된 와인이 못해도 수백 병은 될 것이다. 그중엔 이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한정판 라벨, 엄두도 못 낼 고가의 와인,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 보틀 같은 것이 수두룩하겠지. <바자> 코리아의 30주년을 기념하는 가장 뜻깊은 자리에는 조금 다른 것을 건네보고 싶었다. 현실적인 가격에 귀여운 보틀, 상쾌하지만 많이 달지 않아 파티의 어떤 안주와도 무난하게 어울릴 맛을 지닌 와인을 말이다. 이탈리아산 내추럴 와인 ‘루나리아 말바시아 오렌지 펫낫(Lunaria Malvasia Orange Pet-Nat)’이 그렇다. 색도 맛도 잘 익은 오렌지를 생각나게 하는데, 과육보다는 껍질의 쌉싸름한 맛이 센 편이다. 언뜻 IPA 맥주 같기도 하지만 생김새에 비해 도수가 높아(12.5도) 맥주보다 취기는 훨씬 빨리 오른다! 가격은 3만8천원. 에디터/ 고영진
사진/ 이호현
FOREVER RED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이 있다. 나에게는 레드가 그렇다. 옷장에서도, 화장대에서도, 결국 눈이 먼저 가닿는 색. 언젠가는 얼굴에 형광등을 탁 켜줄 빨간 립스틱을 채워 바르리라 다짐하며 스스로에게 선물한 립스틱이 한두 개가 아니다. <바자>의 30주년을 기념하며 건네고 싶은 선물 역시 사심을 가득 담은 레드다. 와인빛 레드를 자유자재로 그려낼 수 있는 루이 비통 ‘LV 크레용 립 펜슬’ 896 모노그램 루즈, 절제된 우아함이 돋보이는 클래식 레드의 샤넬 ‘루쥬 코코’ 120 가브리엘, 매트 텍스처로 브라이트 레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겔랑 ‘키스키스 허니 인텐스’ 510 페탈 레드까지. 수없이 변주되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존재. 30년의 시간을 그렇게 지내온 <바자>를 떠올리며 엄선했다. 에디터/ 이슬
1 Guerlain 키스키스 허니 인텐스, 510 페탈 레드 5만9천원. 2 Chanel 루쥬 코코, 120 가브리엘 6만원. 3 Louis Vuitton Beauty LV 크레용 립 펜슬, 896 모노그램 루즈 8만5천원.
사진/ 정원영
인간 부케
」쿠튀르계의 새로운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 등장. 그 주인공은 장 폴 고티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란 랜팅크다. 그는 데뷔 무대를 통해 루이 14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그리고 미래주의를 충돌시키며 쿠튀르의 문법을 뒤흔들었다. 모델 레옹 담(Lean Dame)의 몸을 3D 스캔해 만든 비현실적인 형태의 신체 외피, 튤이 앞뒤로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드레스, 홀터넥으로 변신한 크롭트 톱 등 강렬한 룩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상하게도 내 시선은 이 드레스 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둥글게 부푼 실루엣 위 금빛 프레임 속에 조용히 자리한 라벤더 꽃다발. 이 꽃은 듀란 랜팅크의 첫 장 폴 고티에 쿠튀르를 자축하는 트로피 같기도, 또 소중한 순간을 영원히 봉인한 표본 같기도 했다. 그 축하의 꽃을, 30년 동안 패션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해온 <바자> 코리아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다. 에디터/ 윤혜영
사진/ Launchmetrics
FANFARE!
」축포를 울릴 때 듣는 연주곡은 다음 조건을 충족할수록 좋다. 처지는 솔로 구간이 길어선 안 되고, 화음이 고조될수록 좋지만 굳이 절정이 명확할 필요는 없을 것.(파티는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하므로.) 프랑스 키보디스트 도미와 텍사스 드러머 제이디 벡. 젊은 듀오의 새로운 정규 앨범 <WHO ASKED?>는 기념일 밤을 유쾌하게 만들 16곡으로 가득하다.
앨범 속 두 사람은 숲속과 시골 오두막으로 꾸며진 세트장, 빼곡히 양초가 켜진 방 안에서 한시도 쉴 새 없이 악기를 두드린다. 마술을 부리는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먼 곳으로 데려다 놓듯이. 4년여 공백을 깬 뒤 돌아온 2집은 한층 재즈 색이 짙다. 데뷔작 <NOT TiGHT>로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오른 이들은 맥 드마르코, 썬더캣 같은 굵직한 피처링 아티스트들과 나란히 무대에 서왔으며, RM의 솔로 앨범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백기 동안 두 사람은 ‘가장 아름다운 클래식 톤’을 가진 동시에 ‘덤벼들 준비가 된’ 연주자들을 고르는 게 우선이었다. 앨범은 소규모 신포니에타와 국제 앙상블을 오가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참여해, 각자 시벨리우스 프로그램으로 짠 데모에 의지해 녹음을 완성했다. 이 시대의 합주는 이토록 물리적 거리와 무관하게 완성되는데, 소리는 빼곡하게 풍성하고 즉흥 연주처럼 들뜬다. 에디터/ 안서경
※ Domi & Jd Beck의 정규 앨범 <WHO ASKED?>는 7월 31일 공개된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FOR BAZAAR, WITH SCENT
」두 번째 성년을 맞은 <바자>에게 금방 시들어버리는 꽃 대신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도록 플로럴 향수를 선물해야지. 화이트 릴리로 여성 모험가를 표현한 에르메스 ‘바레니아 플랭 플레르 오 드 퍼퓸’과 함께 우아하고 대담한 여성으로 굳건하길. ‘구찌 플로라 골저스 오키드 오 드 퍼퓸 인텐스’로 자기 확신의 힘을 얻고, 시세이도 ‘젠 에센스 오 드 퍼퓸’으로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평온한 순간을 누리길. 무엇보다 앞으로도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길. 에디터/ 정혜미
(왼쪽부터) Shiseido 젠 에센스 오 드 퍼퓸 일상 속 복잡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플로럴 우디 머스크 향. 50ml 17만원대. Gucci Beauty 구찌 플로라 골저스 오키드 오 드 퍼퓸 인텐스 구르망 노트와 플로럴 향조, 앰버리한 향의 대비가 에너지를 전한다. 100ml 28만9천원. Hermès 바레니아 플랭 플레르 오 드 퍼퓸 화이트 릴리와 오렌지 나무 꽃의 섬세한 플로럴 노트에 참나무, 파출리의 깊이 있는 향이 더해져 관능적이면서도 우아한 여성을 그린다. 100ml 28만5천원.
사진/ 정원영
MAKE IT NEW. -알렉세이 브로도비치 (Alexey Brodovitch, 1898-1971)
」흰 여백조차 세련된 디자인 언어로 바꾸고, 감각적인 레이아웃으로 잡지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알렉세이 브로도비치. 혁신적인 사진가 리처드 애버던 작업에 재치를 불어넣은 헨리 울프(Henry Wolf). 그리고 젊은 사진가 데이비드 심스와 마리오 소렌티의 대담한 이미지에 타이포그라피로 급진적이고 모던한 접근을 시도하며 1990년대 <바자>를 새롭게 재정의한 아트 디렉터 파비앙 바론(Fabien Baron)・・・. 1996년, 열다섯 살 소년은 교보문고와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돌다 <바자>를 마주했다. 그리고 당시 <바자>만의 우아한 디자인과 비주얼을 보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바자> 코리아 30주년, 긴 시간 속 짧지 않은 순간들을 함께해 영광이고, 서른 살의 생일 진심으로 축하한다. 에디터/ 서동범
사진/ 정원영 ©️ Harper’s Bazaar: 150 Years: The Greatest Moments
SHINE ON
」오는 8월 6일, <하퍼스 바자> 코리아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한 파티를 연다. 1996년 8월 창간호를 시작으로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고 진귀한 아름다움을 독자와 대중에게 전해온 <바자>.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은 <바자>를 위한 완벽한 선물이 무엇일지 그 어느 때보다 깊이 고민했다. 그러던 중 파티의 드레스 코드가 ‘Black with a Touch of Red’라는 소식을 들었고, 그 순간 쇼메의 하이주얼리 네크리스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화려한 다이아몬드에 관능적인 레드 루비가 정중앙에 세팅된 네크리스 말이다. <바자>를 상징하는 색이자 열정과 사랑, 권위와 용기를 의미하는 루비의 영롱한 붉은빛이 더해진 주얼리. 블랙 이브닝드레스에 매치한다면 이보다 완벽한 파티 룩이 또 있을까. 에디터/김경후
※ P.S. 한남동에 위치한 꼴라보하우스에서 <하퍼스 바자> 코리아 30주년을 기념한 아카이브 전시가 8월 8일까지 이어진다.
약 2캐럿의 페어 컷 루비가 정중앙에 세팅된 ‘조세핀 아그레뜨 임페리얼’ 네크리스는 가격 미정 Chaumet.
사진/ 안주영 모델/ 박서희 헤어/ 장혜연 메이크업/ 황희정 네일/ 임미성 어시스턴트/ 문소영
WHAT A PERFECT SPACE
」<하퍼스 바자> 코리아가 30주년을 맞았다. 2016년에 입사한 나 역시 <바자>와 함께한 지 10년째. 이렇게 한 직장을 오래다니기도 쉽지 않을텐데 말이다. 우리가 함께 축하 파티를 준비한다면 어떤 공간이 좋을지 상상해보았다. 평범하고 고리타분한 건 딱 질색. 컬러풀했으면 좋겠고, 어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완벽했으면 한다. 그 공간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그런 곳 말이다. 그러다 동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강낭콩 나무, 덩굴, 독을 감춘 화려한 꽃들이 가득한 샤넬 오트 쿠튀르 쇼장에서 무릎을 탁 내리쳤다. “여기다!” 물론 실현가능성 제로인 순수한 나의 바람이지만, 지금의 <바자>를 만드는 데 힘써온 모든 이들과 이곳에서 샴페인을 터트리고 싶다. 그 맛이 얼마나 달콤할지! 에디터/ 이진선
사진/ © Chanel
Credit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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