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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주목받는 배우, 허남준의 '바자' 화보와 인터뷰

디올 소바쥬와 함께한 화보부터 인터뷰까지. 배우 허남준의 새로운 매력을 '바자' 8월호에서 만나보세요.

프로필 by 김수진 2026.07.23

THE SCENT OF SILENCE


말보다 깊은 눈빛. 배우 허남준이 디올 소바쥬와 함께 거칠면서도 섬세한 남성성을 새롭게 그려냈다.


허남준이 손에 든 향수는 ‘디올 소바쥬 오 드 뚜왈렛’. 상쾌한 베르가모트로 시작해 깊은 우디 노트로 이어지며, 시간이 흐를수록 풍부한 잔향을 남긴다.


미니멀한 데님 룩 위로 깊어진 눈빛이 디올 소바쥬의 무드를 완성한다.

데님 재킷, 팬츠, 셔츠, 넥타이, 슈즈는 모두 Dior.


하퍼스 바자 뻔한 질문이지만 스포트라이트 한가운데 있는 이를 만났으니 묻지 않을 수 없네요. 요새 기분이 어떤가요? 꿈을 꾸는 것 같나요?

허남준 언젠가 주목받는 날이 온다면 어떤 기분일까, 막연하게 상상한 적이 있어요. 엄청 들뜰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현실이 되고 나니 드라마가 정말 잘되고 있구나 해서 행복하다가도 갑자기 확 무섭기도 하고…. 사실 무서운 순간이 더 많은 것 같긴 한데요. 그냥 저는 일희일비 중에 계속 ‘일희’하려고요.

하퍼스 바자 ‘일희’를 반복한다라…. 현자의 태도네요.

허남준 사람 인생이란 게,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의 성취나 행복도 있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슬픔이 있을 거잖아요. 당연히 제 인생도 그렇게 흘러갈 거라 생각하면, 그냥 오늘 하루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으면서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면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오늘 저녁은 능이백숙?(웃음) 이런 게 저의 일희입니다.

하퍼스 바자 <멋진 신세계>의 차세계는 사랑 앞에서 찌질한 악질 재벌이죠. 분명 매력적인 설정이지만 연기로 펼쳐 보이기엔 꽤나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요. “빌어먹을 세상 따위 개나 줘버리고 나랑 두근두근하자” 같은 대사를 어쩜 그렇게 자연스럽게 소화했어요?

허남준 사실 처음 대본을 읽고 본능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느끼긴 했지만, 소위 말하듯 오글거린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제가 이 대본을 조금이라도 믿지 못하면 보는 사람들은 아예 믿지 못할 테니까, 어떻게든 겁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원래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약한 타입이거든요. 자존심이 별로 없달까요. 찌질하게 애교 부릴 때도 있고요. 내 잘못이 아님에도 상대방과 잘 지내고 싶어 먼저 사과했다가 그쪽에서 적반하장으로 화를 낸 적도 있었어요. 차세계를 연기하면서 저의 그런 면을 꺼내서 희화화하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원래의 능글거리는 말투를 섞어서요.

하퍼스 바자 설마 본인의 말투였어요?(웃음)

허남준 저희 아버지가 시골에서 농사 지으셨는데, 사투리를 쓰세요. 어린 남자아이에게 그 거침없음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겠어요? “자가자가” “뭐 그래 돼! 그럼 안 돼!” 이런 아빠 말투를 엄청 따라 하고 다녔죠. 그래서인지 지금도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면 꼭 말투를 흉내 내곤 해요. 오디션에서 일부러 따라 해보기도 하구요. 덕분에 능글맞든 찌질하든 연기할 때 크게 긴장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대본을 보면서 연기 연습을 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고, 결정적 도움이 되진 않는 것 같아요. 중요한 오디션이나 촬영을 앞두고 모두가 열심히 대본을 보잖아요. 사투리가 필요한 작품이 들어오면 누구나 사투리를 배우러 가고요. 미리 경험을 쌓아두어야 연기할 때 척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하퍼스 바자 그동안의 다작을 지켜보면서 배우로서 야망이 대단할 거라 짐작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빨리 하고 싶다고요?

허남준 애초에 연기자로서 제 꿈이 거창하지 않았거든요. 다양한 역할을 해보는 것, 한번쯤 ‘잘하는 배우’라는 칭찬을 들어보는 것 정도였으니 원하는 바는 이룬 셈이죠. 그래서 소소한 행복을 찾게 되나 봐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재밌는 영화 보고 수다 떠는 게 행복의 전부라는 생각이 들어요. 막연하게 결혼생활도 그랬으면 하고요. 퇴근하면 같이 장 보고 요리하고, 새벽에 야식 먹고 같이 살도 찌고…. 친구 같은 아내를 만나서 그렇게 살면 좋겠어요. 어쩌면 워낙 승부욕이 강한 성격이라서 목표를 그렇게 설정했는지도 몰라요. 이루어지지 못할 꿈은 애초에 꾸지 않는 거죠. 이 일이, 연기가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짙은 블루 보틀의 ‘디올 소바쥬 오 드 뚜왈렛’. 대담한 신선함과 강인한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며, 시간이 지나도 선명한 존재감을 전한다. 디올을 대표하는 아이코닉 프레이그런스다. 100ml 18만8천원대.


허남준의 손끝에 머문 ‘디올 소바쥬 오 드 뚜왈렛’. 프레시한 첫 인상, 오래도록 이어지는 깊은 잔향이 그와 닮았다.

청재킷, 셔츠, 넥타이는 모두 Dior.


흑백의 대비 속 디올 소바쥬와 함께 더욱 짙어지는 허남준의 존재감.

셔츠는 Dior.


‘디올 소바쥬 애프터 쉐이브 로션’은 피부를 산뜻하게 정돈하고 소바쥬의 시그너처 향을 은은하게 이어준다. 100ml 9만5천원대.

셔츠, 팬츠는 Dior.


하퍼스 바자 지금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고요. 다른 목표가 생겼나요?

허남준 세상의 운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앞으로도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모든 배역을 다 경험해보고 싶어요. 무엇보다 연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자책하지 않으려고요.

하퍼스 바자 더 이상 연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서 자책한 적 있나요?

허남준 지난 2~3년이 그랬어요.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러다 보니 갑자기 연기가 미워지더라고요. 역할이 조금 커지고 대사가 몇 줄 늘어나면서,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자랐던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서 뭔가 대단한 걸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니까 마음이 어렵더라고요. 누군가는 ‘이제 잘되기 시작했는데 주제 넘는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제 나름대로는 10년 넘게 연기를 해오다가 갈 길을 잃은 느낌이었거든요. 일종의 죄책감도 있었어요. ‘나는 왜 매번 연기를 사랑하지 않지?’ ‘신인이면 신인답게 열정적으로 해야지!’라며 스스로를 다그쳤죠. 그렇다고 다른 해결책은 몰랐고 그냥 연기했어요. 다행히 계속하다 보니 머리를 덜 쓰게 되면서 서서히 몰입이란 걸 하게 되더라고요.

하퍼스 바자 여태껏 해왔던 인터뷰를 찾아보고 느낀 건데요. 힘든 시절 이야기는 일부러라도 안 꺼내거나 간단히 축약하고 넘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꼭 지금처럼요.

허남준 맞아요.(웃음) 저도 누구보다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자부하긴 하는데, 구태여 그런 이야기를 다시 꺼내고 싶진 않아요. “힘든 시절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긴 했죠.” 이런 식으로 웃어넘기곤 하죠. 과거의 기억을 다시 꺼내는 것 자체가 저에겐 감정 소모가 크고…. 무엇보다 지금 행복하면 된 거죠.(웃음)

하퍼스 바자 연극영화과 동기부터 가까운 선후배까지, 기다림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동료들이 종종 조언을 구하죠?

허남준 그런데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없어요. 왜냐하면 저도 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거든요. 언제는 날것의 연기가 각광받다가 언제는 클래식한 연기가 인정받고…. 하물며 연기도 이렇게 유행이 있는 걸요. 저는 그저 때가 맞았고 운이 좋았어요. 다만 제가 오디션을 보던 방식에 대해선 알려주곤 해요. 이해가 되지 않는 지문이 있으면 솔직히 물어봤어요. “이 부분은 왜 A로 대사를 쳐야 하는 건가요? 집에서 아무리 고민해도 답을 모르겠더라고요.” 언제나 두 가지를 준비해 갔고요. “A로 준비된 대본인데 저는 이렇게 B로 갈 수도 있거든요. 어떤 걸 원하세요? 아, 둘 다 원하신다고요? 그럼 둘 다 보여드릴게요.”

하퍼스 바자 상처받은 적은 없고요?

허남준 한두 번 기억나긴 하는데 저도 웬만하면 지지 않았어요. 파이팅이 넘쳤죠.(웃음) 오디션장만 가면 유독 그랬던 것 같아요. 특별한 연기를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로 보여지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오디션장에 들어갈 때 한 번도 90도 허리 숙여서 큰소리로 인사하지 않았어요. 학생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당신도 창작자, 나도 창작자. 그러니 우리 서로 예의를 갖춰요’의 태도였달까요? 상해를 입을 만큼의 상처는 받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게 저의 자존을 지키는 거의 유일한 길이었어요.


(왼쪽부터) 깊고 풍부한 우디 향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디올 소바쥬 오 드 뚜왈렛’. 100ml 18만8천원대. 피부를 산뜻하게 정돈하고 소바쥬의 시그너처 향을 은은하게 이어주는 ‘디올 소바쥬 애프터 쉐이브 로션’. 100ml 9만5천원대. 풍성한 거품으로 상쾌한 클렌징을 돕는 ‘디올 소바쥬 샤워 젤’. 250ml 7만1천원대. 모두 크리스챤 디올 뷰티.


디올 소바쥬의 대담한 무드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허남준.

셔츠는 Dior.


하퍼스 바자 아까 유튜브 촬영에서 김경미의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라는 시집에서 몇 개의 시를 꼽아 낭송했죠. ‘취급이라면’이란 시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몇 년 만에 미장원엘 가서 머리 좀 다듬어 주세요, 말한다는 게 머리 좀 쓰다듬어 주세요, 말해버렸는데”. 당신에게도 이렇게 말하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허남준 예전에 선배들이 그러더라고요. 배우는 정말 외로운 직업이라고. 그러니까 혼자만의 취미를 찾아보라고. 그때는 그 말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아요. 다행히 제가 그런 거 잘해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거.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는 느낌이 들 때면 친구들에게 ‘파이팅’ 한 번 해달라고 무턱대고 전화도 걸고요. 제가 외향형이거든요. 사람으로 에너지를 채우는. 그래서 지금도 친구와 같이 살아요. 혼자 있으면 외로워요.

하퍼스 바자 꽤 훌륭한 하우스메이트일 듯해요. 취미는 집안일, 주사는 설거지라고요.

허남준 살짝 정정하자면 집안일이라기보다 주방 일이요. 맛있는 걸 먹고 싶은데 학생이라 돈은 없고. 그때부터 직접 장을 봐서 푸짐하게 요리해 먹던 게 습관이 되었어요. 많이 먹다 보니 그릇도 산더미처럼 나오고. 다음 날 후회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설거지는 해야죠. 가끔 친구들이 놀러 와서 신기해하긴 해요. 요리와 설거지를 동시에 한다며. 그러면 저는 칭찬에 힘입어서 더 열심히 하고. 정리보단 위생에 신경 쓰는 타입이라 주방의 미관에 관해서는 미래의 제 아내에게 코칭을 받아야 할 것 같긴 해요.

하퍼스 바자 오늘의 대화는 결혼으로 시작해 결혼으로 끝나네요.(웃음) 가장 결혼을 원하는 사람이 언제나 가장 늦게 결혼한다는 농담 들어봤죠?

허남준 큰일이네요. 저는 몇 살쯤에 결혼할까요?

하퍼스 바자 40대 후반, 어때요?

허남준 너무 늦는데요! 안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인터뷰/ 손안나


‘디올 소바쥬 샤워 젤’로 소바쥬의 시그너처 향을 입은 허남준.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거칠지만 신선한 허남준의 에너지가 디올 소바쥬와 만나 한층 깊이 있게 흐른다.

티셔츠,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물기와 빛이 만들어낸 고요한 긴장감. 깊어진 시선이 디올 소바쥬의 자유롭고 대담한 남성성을 고스란히 품는다.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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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 손안나
  • 사진/ 김신애
  • 헤어/ 천아람(커원)
  • 메이크업/ 이지원(커원)
  • 스타일리스트/ 김지원
  • 세트 스타일리스트/유혜원
  • 어시스턴트/ 방유리, 오유진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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