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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위에 다 이거 올리더라? ‘폼 음료’가 뜨는 이유

치즈 폼부터 과일 폼까지, 밀크티의 맛을 바꾸는 ‘폼’의 세계.

프로필 by 최노아 2026.09.04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대만에서 시작된 ‘폼’ 음료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 치즈폼부터 말차·피스타치오·아보카도까지, 폼의 종류도 다양해지는 중.
  • 헤이티·차지·차백도·다밍 등 국내에 상륙한 티 브랜드와 함께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다밍/ 업체제공

다밍/ 업체제공

요즘 카페에서 받아 든 잔을 보면 이 나뉘어 있다. 아래는 커피나 차, 위는 하얗고 폭신한 거품. 섞지 말고 그대로 마셔야 한다. 빨대를 꽂지 않고 잔에 입을 대면 거품이 먼저 닿은 채로 음료가 뒤따라오는데, 그 시차를 느끼는 것이 바로 이 음료를 마시는 핵심이다. 클라우드, 혹은 ‘OO폼 음료’라 불리는 음료들이 현재 프랜차이즈 찻집 브랜드부터 트렌디한 카페까지, 메뉴판을 빠르게 채우는 중이다. 밀크 폼과 치즈 폼은 이미 흔해진 지 오래. 코코넛 폼과 아보카도 폼까지 등장했다. 커피에도 올리고 말차에도 올리고 밀크티에도 올린다. 맛난 예쁜 구름은 어디서 왔을까.




‘폼’ 음료, 어떻게 시작했을까



원류는 2010년 무렵 대만의 야시장이었다. 노점상들이 치즈 가루에 소금과 휘핑크림, 우유를 섞어 걸쭉하면서도 폭신한 거품을 만들어 차가운 차 위에 얹었다. 늦은 밤 야시장을 도는 사람들이 마시기 시작한 음료를 중국어권에서는 나이가이차 혹은 즈스차(芝士茶)라 불렀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지금도 정확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판을 키운 건 중국이었다. 2012년 광둥성 장먼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스물한 살의 녜윈천(聂云宸)이라는 인물이 작은 밀크티 가게를 열었다. 이름은 로열티, 지금의 헤이티다. 그는 치즈 가루를 진짜 크림치즈로 바꾸고 우유도 생우유로 바꾼다. 뉴질랜드산 앵커 치즈에 우유와 크림, 소금을 섞은 폼이 완성됐다. 당시 중국의 밀크티 시장을 생각하면 이 선택이 얼마나 트렌드와 반대로 간 행보인지 알 수 있다. 2010년대 초까지 중국의 나이차는 차 분말과 크리머, 분유 등을 사용하는 저가형 음료가 많았다. 그러나 헤이티는 우롱과 푸얼, 재스민 녹차 같은 실제 찻잎을 베이스로 쓰고 그 위에 달고 짠 치즈 폼을 얹은 뒤, 길거리 나이차의 서너 배에서 다섯 배 가격을 책정해 판매했다. 현재 헤이티는 밀크티 계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헤이티/ 에디터 제공

헤이티/ 에디터 제공




토핑에서 맛의 ‘레이어’로



펄이나 젤리가 음료에 식감을 더하는 토핑이라면, 폼은 조금 다르다. 잔의 가장 위에 하나의 층을 만들어 첫 모금의 맛부터 바꾼다. 짭조름한 치즈 폼이 먼저 닿고 뒤이어 차의 쌉싸름함이 따라오거나, 달콤한 말차 폼 뒤로 차가운 코코넛 워터가 이어지는 식이다. 한 잔 안에서 맛과 질감의 순서를 설계하는 셈이다. 초기의 폼이 차 위에 얹는 하나의 ‘크림 캡’이었다면, 지금은 폼 자체에 맛을 입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말차, 피스타치오, 아보카도, 흑임자, 호지차처럼 음료의 베이스와 어울리는 재료를 폼에 넣어 또 하나의 맛의 층을 만드는 것. 이제 은 단순한 토핑이 아니라 음료의 캐릭터를 결정하는 재료가 됐다. 클라우드 폼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잔을 받는 순간 맛을 상상하게 한다는 데 있다. 투명한 차 위에 하얀 폼이 선명하게 떠 있는 모습, 그 위에 말차나 피스타치오처럼 색을 입힌 폼까지. 음료 한 잔 안에 질감의 대비가 생기면서 마시기 전부터 완성된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다밍/ 업체 제공

다밍/ 업체 제공




치즈 폼, 진짜 치즈일까?



‘치즈 폼’이라고 해서 덩어리진 치즈를 올린다는 뜻은 아니다. 크림치즈와 우유·크림 등을 섞어 부드럽게 휘핑한 폼에 소금으로 간을 더한 것이 일반적이다. 폼의 맛을 결정하는 건 의외로 소금이다. 크림치즈와 우유, 크림이 만드는 묵직한 지방감에 소량의 소금이 들어가면 폼 자체는 단순히 달기만 하지 않고 짭짤하고 고소해진다. 이 짠맛이 차의 쓴맛과 단맛 사이에 들어가면서 한 잔의 맛을 또렷하게 만든다. 아래는 차갑고 쌉싸름한 차, 위는 짭조름하고 부드러운 거품이 합쳐진다. 단맛 위에 단맛을 얹었다면 지금 같은 대유행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짠맛이 아래에 있는 차의 쓴맛단맛을 동시에 정리해주면서 음료 맛이 오히려 선명해질 거라는 셈법이 담겨 있다.

차백도/ 업체제공

차백도/ 업체제공




폼 음료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



클라우드 폼 음료를 마시는 방법도 따로 있다. 빨대 대신 뚜껑에 난 좁은 구멍으로 마시게 되어 있고 잔을 45도쯤 기울여 차와 거품이 한 번에 입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우선 대부분의 폼 음료는 섞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처음부터 빨대로 바로 휘저으면 두 층의 대비가 사라진다. 잔에 직접 입을 대고 마시면서 거품과 음료가 입 안에서 섞이게 하는 것이 이 형식의 설계다. 당도 조절이 가능한 브랜드가 많다는 것도 기억할 것. 치즈 폼처럼 짠맛이 있는 폼을 고를 때는 아래 음료의 당도를 낮추면 균형이 잡힌다. 일단 당도와 얼음을 조절할 수 있으니 첫 잔은 기본으로 시켜보고, 두 번째부터는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 다채롭게 커스텀 해가는 편을 권한다.

차지/ 업체제공

차지/ 업체제공




이국적인 맛과 향의 차와 폼 음료



유행은 중국과 대만으로부터 온 티 브랜드들이 선도한다. 찻잎을 우린 물이나 우유에 토핑을 더하는 음료를 메인으로 둔 차 브랜드는 2010년 전후 중국 각지에서 급성장했는데, 성장을 이끈 건 젊은 여성층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브랜드들은 하나둘씩 서울에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뜨거운 반응은 숫자로 확인된다. 리서치 기업 오픈서베이 조사에서 계속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헤이티 36.7%, 차지 34.9%, 차백도 30.1%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성별을 나눠 보면 더 뚜렷해진다. 헤이티는 20대 여성 51.7%, 30대 여성 47.7%. 차지는 각각 53.8%와 41.5%. 차백도도 20대 여성이 45.5%였다. 국내에서도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층이 먼저 움직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차지가 서울에 매장을 열었을 때 현장 대기 인원이 한때 1,000명을 넘겼고, 주문이 몰리면서 앱 접수와 현장 판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네 시간을 기다려 받았다는 후기가 나왔을 정도로 ‘핫’했다. 차지는 올해 4월 강남·용산·신촌에 세 개 점포를 연 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역삼·시청·종로·건대로 확장 중이고, 9월에는 잠실 롯데월드몰에 9호점을 낸다.

차지/ 업체제공

차지/ 업체제공



지난 8월에는 대만 브랜드도 상륙했다. 1994년 대만에서 시작해 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프리미엄 티 브랜드 다밍성수동 뚝도시장 사거리에 한국 1호점을 열었다. 대만에서는 줄을 서서 먹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매장에서 직접 우려낸 우롱차와 메밀차, 동과차, 홍차, 녹차를 베이스로 한다. 대표 메뉴는 아보카도 크림 밀크티다. 가루 베이스 대신 원차 추출 방식을 쓴다는 것, 당도를 조절할 수 있는 굉장히 세밀한 커스텀 옵션이 있다는 점도 소구 포인트가 된 듯하다. 국내 수제 밀크티 시장에서 가격이 싸지만 품질이 떨어진다는 중국과 대만 브랜드의 옛 이미지는 온데간데없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30년 국내 차 시장이 6,780억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밍/ 업체제공

다밍/ 업체제공




폼 가이드, 무엇을 고를까!



밀크 폼


가장 기본의 맛. 우유와 생크림을 휘핑해 올린다. 부드럽고 무난해 처음 시도하기를 권한다. 차의 향이나 맛을 가리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더정/ 업체제공

더정/ 업체제공



치즈 폼


크림치즈에 소금을 더해 만든다. 짭조름하면서 꾸덕해 단맛을 눌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홍차나 로스팅한 우롱차처럼 향과 맛이 진하고 강한 차와 특히 잘 맞는다. 폼만 먹어도 맛있어서, 일단 한 번 폼 그 자체의 풍미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차백도/ 업체제공

차백도/ 업체제공



말차 폼


부드러운 폼을 얹은 아이스 말차 음료가 유행하면서 말차와 크림을 휘핑해 만든 말차 폼도 등장했다. 특히 코코넛워터 위에 올리면 조합이 좋아서 ‘말차 클라우드’ 음료가 한때 유행을 탔다. 스타벅스에 이어 헤이티, 매머드 커피, 에서도 말차와 코코넛워터를 다채롭게 변주한 메뉴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헤이티/ 업체제공

헤이티/ 업체제공



아보카도 폼


아보카도 특유의 크리미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살려 무겁고 진한 층을 만든다. 앞서 소개한 다밍의 시그니처가 이 조합이다. 지방이 풍부한 느낌 덕분에 한입만 먹어도 꽉 찬 식감이 특징이다.

다밍/ 업체제공

다밍/ 업체제공



폼의 진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코코넛, 피스타치오, 요거트 등 음료의 베이스와 취향에 따라 새로운 폼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폼 음료 마시러, 어디로 갈까!



국내 론칭한 밀크티 전문 브랜드들은 당도와 티 베이스, 위에 올리는 폼과 펄, 알로에, 코코넛 등 토핑을 선택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세세하게 살펴보면 주력 메뉴와 성격이 제각기 다르다.



헤이티: 치즈 폼의 원조

치즈 폼을 지금의 형태로 완성한 브랜드. 서울에서는 홍대·명동·신사 가로수길 등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명동점은 3개 층으로 좌석이 넉넉해 앉아서 마시기 좋고, 시즌 메뉴가 자주 바뀌는 편이다. 클라우드 말차 라테나 피스타치오 클라우드 자스민처럼 '클라우드'가 붙은 메뉴들이 있고, 쫀득한 모찌 형태의 토핑이 함께 들어간다. 어느 지점이나 대기는 있는 편이지만 10분 안팎이므로 앱을 사용해 미리 주문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차지: 찻잎의 향미에 집중한 정성

대홍포 밀크티, 보야 자스민 밀크티처럼(백아절현) 등 찻잎 품종을 메뉴명에 그대로 쓴다. 자연에서 온 진짜 찻잎을 쓴다는 것을 굉장히 강조하는 브랜드. 한 입 마셨을 뿐인데 자스민 향이 곧바로 올라온다는 평가가 많고, 저당 옵션이 잘 갖춰져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 여전히 대기가 몰리는 날에는 1시간이 넘는 웨이팅은 감수해야 한다고. 강남 플래그십은 오전 9시에 열고, 평일 점심 전에 가면 5분 만에 받을 수 있다는 후기도 있으니 시간대를 잘 맞춰 볼 것.



차백도: 쫀득한 타로볼과 상큼한 과일티

국내에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밀크티 전문 브랜드로 접근성이 좋다. 펄과 치즈를 함께 올린 조합이 대표적이다. 냉동 과일 대신 주문 즉시 신선한 생과일과 재료를 사용하여 과일 본연의 맑고 깊은 풍미를 낸다. 차백도의 진짜 킥은 우유 푸딩쫀득한 타로볼일 것. 우롱 소이빈 밀크티의 치즈 폼+콩가루 조합을 추천한다.



더정(우롱티프로젝트): 우롱차 하나만 파는 뚝심

우롱티 하나만을 베이스로 하기에 로스팅 정도에 따라 우롱티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다크 로스티드 우롱티에 치즈 폼을 올리는 것이 시그니처. 다크 로스티드 우롱티 찻잎으로 직접 만든 젤리를 추가해봐도 좋겠다. 쌉싸름한 깊은 풍미와 은은한 단맛의 조화를 탱글탱글하고 부드럽게 담아내, 음료에 추가하면 킥이 된다.



다밍: 아보카도 크림과 메밀 젤리의 조화

국내에서 최근 문을 연 매장. 아보카도 크림 밀크티와 메밀 젤리가 시그니처다. 우롱·메밀·동과차·홍차·녹차까지 음료 베이스 선택지가 꽤 넓다. 박과 채소인 동과(동아)의 과육을 설탕과 함께 졸여서 만든 대만의 전통 음료를 맛볼 수 있어 특색이 있다. 성수동 뚝도시장 사거리 초입에 위치해 있다. 오픈한지 몇 주 되지 않았는데도 매장은 인파로 가득하다. 은은하고 깊은 풍미의 다밍 밀크티에 쫀득한 식감의 메밀 젤리를 더해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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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각 이미지 하단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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