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캉봉 플랫의 컴백, 발끝에 다시 CC 로고
2000년대 잇 슈즈, 샤넬 캉봉 발레 플랫이 돌아왔다. 스웨트 쇼츠부터 버뮤다 팬츠까지, 캐주얼하게 신는 것이 지금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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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 캡에 화이트 CC 로고가 박힌 샤넬의 블랙 발레 플랫이 다시 거리를 점령했다.
- 2004년 태어난 캉봉 라인을 2026 코코비치 컬렉션으로 되살렸다.
- 지금의 착화법은 정반대 매치. 스웨트 쇼츠, 저지 티셔츠, 마트 가는 길의 버뮤다에 신는다.
발끝에 시선이 머문다. 블랙 레더에 화이트 인터로킹 CC가 또렷한 샤넬의 발레 플랫. 2004년 봄·여름 시즌 칼 라거펠트가 선보인 캉봉 라인의 디자인이다. 과감하게 확대된 CC 로고와 강한 컬러 대비로 Y2K 무드를 전면에 내세웠던 캉봉은 당대 셀럽들의 데일리 아이템으로 군림하다 2012년 단종됐다. 그 후로 이 신발을 신으려면 빈티지 숍과 리세일 플랫폼을 뒤지는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내 샤넬이 응답했다.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마티유 블라지가 2026 코코비치 컬렉션을 통해 오버사이즈 CC 로고의 플랫 슈즈를 다시 내놓은 것. 20년 만의 귀환이다.
왜 다시 캉봉 플랫인가
사진/ @isfern
이 귀환은 두 흐름의 교차점에 있다. 하나는 몇 시즌째 식지 않는 발레 플랫 열풍. 메시 플랫과 메리제인을 거친 유행이 이제 아카이브 속 오리지널을 소환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른 하나는 2000년대 빈티지 붐이다. 당대의 로고 아이템을 다시 찾는 흐름 속에서,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CC 토 캡은 가장 확실한 시대의 증거물이 된다. 로고를 숨기던 조용한 럭셔리의 시대가 지나고, 다시 로고가 말하는 시대가 온 것.
캉봉 플랫을 신는 새로운 공식
사진/ @julietapadros
사진/ @whatgigiwears
흥미로운 건 신는 방식이다. 트위드 재킷이 아니라 그 정반대 편의 옷들과 만난다. 레터링 스웨트 쇼츠에 캐미솔을 입고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 서고, 오버사이즈 저지 티셔츠에 그레이 양말을 겹쳐 신는다. 카디건에 카키 버뮤다 차림으로 장을 보러 가는 길에도 발끝엔 CC 로고가 있다. 럭셔리 슈즈를 가장 일상적인 옷에 툭 신는 이 낙차가 지금의 감도다. 20년 전에는 정장에 신던 신발이, 지금은 마트 앞에서 가장 멋있다.
사진/ @linda.sza
사진/ @linda.sza
여리한 룩에도 답이 된다. 화이트 브라 톱에 깅엄 셔츠를 어깨에 걸친 휴양지 룩, 화이트 티셔츠에 시어한 누드 톤 스커트를 매치한 룩. 하늘하늘한 옷차림에 블랙 토 캡의 단단함이 더해지면 룩 전체에 중심이 잡힌다. 신발이 화려할수록 옷은 힘을 빼고, 옷이 여릴수록 신발이 무게를 잡아주는 것. 캉봉 플랫 하나로 캐주얼과 로맨틱을 오갈 수 있는 이유다.
사진/ @theccspy
사진/ @isabellapetrosillo
샤넬 캉봉 플랫의 귀환은 하나의 신호다. 발레 플랫 유행은 이제 실루엣을 넘어 아카이브로 향하고 있고, 다음 잇 슈즈는 매장이 아니라 빈티지 숍에 있을지 모른다. 옷장 어딘가에 그 시절의 신발이 잠들어 있다면, 꺼낼 때가 왔다.
Credit
- 사진/ 각 이미지 하단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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