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대구로! 대구 여행 가이드
대구 여행을 계획 중인 이들에게 추천하는 대구 하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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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이 봄, '화조미감'이라는 부드러운 문장으로 우리를 부른다. 국립 간송미술관 대구 분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화조미감》은 꽃과 새를 그린 한국 전통 화조도들을 통해 자연과 인간, 삶과 미의 감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그리고 대구라는 도시는 그 문장처럼, 전통과 현재, 골목과 공원이 얽혀 하나의 감각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임이 분명하다. 숙박 없이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 퀵턴 여행을 만끽해보자. 길게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들에게 딱 맞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다. 대구는 어느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되지 않는다. 전통과 취향, 기억과 감각이 겹겹이 쌓인 이 도시를 걷다 보면, 결국 나만의 '대구'가 만들어진다. 대구를 사랑하는 에디터의 시선으로 추린 리스트를 공유한다.
See 전통 예술로 여는 아침 — 간송미술관 《화조미감》

사진/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대구 간송미술관에서의 아침은 조용하고 세밀하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문화재가 해외로 반출되는 일을 막은 간송 전형필(1906~1962)이 1938년 설립한 국내 최초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의 첫 분관. 이번 전시는 한국 회화 속 화조도를 집중 조명한다. 익숙하지만 쉽게 넘길 수 없는 꽃과 새의 미감을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들이 이어진다. 정적인 그림 앞에 서면, 5월의 바람과 닮은 부드러운 긴장이 몸에 스며든다. 공간 디자이너 양태오가 전시장 설계를 맡았고, 배우 임수정과 마크 테토가 오디오 가이드 녹음에 참여했다고 하니 개관 전부터 기대해도 좋다.
[INFO] 간송미술관 《화조미감》 · 대구 수성구 삼덕동 374 · 10:00–18:00 (월요일 휴관)
Walk 걸으며 만나는 여성들 —반지길 산책


청라언덕에서 출발하는 반지길은 국채보상운동 당시 은반지와 패물을 모아 나라를 지키려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계산성당의 붉은 벽돌, 이상정 고택의 고즈넉한 마루, 진골목의 오래된 담벼락을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단순한 역사 유적이 아닌, 이름 없이 살아낸 여성들의 시간과 감각을 따라 걷는 산책로다. 뉴진스의 'Ditto'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면서, 이 길은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취향을 잇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다시 떠올랐다.
[INFO] 추천 경로 반지길 투어 · 청라언덕 관광안내소- 청라언덕 – 계산성당 – 이상정 고택 – 종로 – 진골목 (소요시간 약 2시간) · 전문 가이드 투어는 사전 예약 필수
Lunch 진짜 도시의 태도를 맛보기 — 더 커먼에서의 점심





대구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건, 그 도시의 태도를 입에 넣어보는 일이다. 더 커먼은 그중 가장 선명한 태도를 가진 공간이다. 제로웨이스트 숍이자 그로서란트, 동시에 진정한 채식 공간. 시그니처 메뉴인 팔라펠 플레이트는 담백하면서도 밀도 높은 한 끼로, 단순한 비건 메뉴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의 맛’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저 채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환경을 감각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진지한 실험실이다. 대구까지 이 한 끼를 위해 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 공간은 도시의 새로운 면모를 강하게 각인시킨다.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마음이 가득한 팝업 메뉴는 매번 달라져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INFO] 더 커먼 ·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741· 화-일 12:00 - 20:00
Buy 쇼핑으로 감각을 확장하기 - 동성로 빈티지 편집숍

이플릭 대구_업체 제공
젊음의 거리로 유명한 동성로 일대를 걸으며 대구 특유의 젊고 자유로운 감각을 만난다. 스트리트 패션부터 빈티지 셀렉션까지, 서울과는 또다른 결의 감각적인 편집숍들이 골목마다 자리잡고 있다. 시대와 감각을 직조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시 짜낸다. 걷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 후왓 whowhat, 요시오 쿠보 yoshio kubo 와 같은 창의적인 브랜드를 선보이는 키드에 들어서면 힙이 흐르는 빈티지 의류가 한쪽 벽을 가득 채운다. ‘USA Vintage Levis Remake' 업사이클링 작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감도 높은 셀렉이 돋보이는 나이트웍스, 그리고 이들이 새롭게 문을 연 도어스 러닝은 기능성과 감각을 동시에 지닌 동시대 인디펜던트 브랜드들과의 협업, 그리고 70~80년대 오리지널 빈티지 마라톤 티셔츠, 서적, 매거진 큐레이션을 통해 러닝의 미학과 문화를 재해석한다. 트렌디한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가 자유롭게 섞여 대구 빈티지 숍의 최강자로 꼽히는 이플릭 또한 추천한다. 오후의 동성로는 취향의 밀도가 높다.



[INFO] 나이트웍스 · 대구 중구 동성로3길 12-14 · 매일 12:00 - 22:00
[INFO] 도어스 러닝 · 대구 중구 동덕로 36길 127 · 매일 12:00- 19:00
[INFO] 이플릭 · 대구시 중구 교동2길 37-10 1층 · 매일 12:00 - 20:00
[INFO] 키드 · 대구 중구 삼덕동 1가 9-7 · 매일 13:00 - 21:00
Drink 쇼핑 후 들르기 좋은 카페
쇼핑으로 뜨거워진 가슴은 근처 카페에서 식히면 된다. 대구의 카페들은 '소비'보다 '머무는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많다. 커피 한 잔도 취향의 일부로 존재한다. 봉산문화길 중심에 위치한 오트너츠는 수제 그릭 요거트와 핸드드립 커피로 유명하다. 직접 구운 수제 그래놀라, 그릭 요거트가 들어간 후르츠 산도를 맛보자. 귀여운 인테리어와 유기농 재료의 조합은 공간을 오래도록 머물고 싶게 만든다. 삼덕동으로 자리를 옮기면 아늑하고 귀여운 인테리어와 맛난 커피 한 잔은 물론 그라니따가 기다리고 있다. 카페 열음에서는 이제 막 더워지는 대구의 더운 열기를 가셔줄 수박과 망고 그라니따를 추천한다. 이곳에선 가끔 주인과 함께 나와 있는 강아지 그림이도 만날 수 있다.








[INFO] 오트넛츠· 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26 1층 · 화-일 11:00-20:00
[INFO] 열음 ·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443길 16-8 1층 · 매일 12:00-20:00
Listen 노랫말이 흐르는 골목 —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방천시장 골목을 따라, 김광석 거리로 향한다. 붉은 벽과 그림, 그리고 골목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노래가 발걸음을 붙든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와 같이 그가 남기고 간 명곡을 들으며 천천히 걸어본다. 골목은 단순한 기념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한때 품었던 마음과 상처를 조심스럽게 꺼내어 두는 장소다. 대구의 시간과 정서가 350m 길이로 난 긴 벽화를 따라 바람에 섞여 흐른다. 대구의 시간이 정서로, 정서가 풍경으로 바뀌는 순간을 이 골목에서 마주하게 된다.
[INFO]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일대
Eat Dinner 도시의 뜨거운 숨결을 맛보기— 안지랑 곱창골목
저녁이 깊어갈수록 대구는 조금 더 본능적인 얼굴을 드러낸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그 뜨거운 숨결이 모여 있는 곳이다. 1970년대 작은 술집 골목에서 시작해 지금은 대구를 대표하는 야시장 같은 풍경이 되었다. 거칠고 소박하지만, 이 골목에는 이 도시 사람들이 삶을 대하는 방식이 묻어난다. 막창 한 점과 맥주 한 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일상의 기쁨을 나누는 의식 같은 시간이다. 대구의 막창집의 묘미는 공짜로 나오는 기본 안주 ‘떡볶이’이기도 하다.
[INFO] 안지랑곱창골목 · 대구 남구 대명동 (안지랑역 3번 출구)
Rest 유유히 밤 산책 — 두류공원




노을이 번지는 시간, 두류공원은 도시의 가장 조용한 결을 보여준다. 이월드와 83타워의 불빛이 멀리 번지고, 넓은 잔디밭과 산책길은 하루의 피로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공원 인근, 작고 조용한 독립서점 ‘사소한 책방’에 들러도 좋다. 책을 위한 공간은 물론, 혼자 쉬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작은 테이블이 반갑다. 마지막 한 장의 페이지를 덮으며 오늘 하루가 내 안에 깊이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INFO] 두류공원 · 대구 달서구 공원순환로 36
[INFO] 사소한 책방 · 대구 서구 당산로 210-43 1층 · 월-토 14:00-19:00
우리는 대구를 통해 진짜 ‘취향’을 배운다. 도시가 갖고 있는 감각은 대개 오래되고 조용한 곳에 머문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천천히 걷고, 머무르고, 맛보고, 듣고 나면 이 도시의 감도는 오히려 더 깊고 정확하게 남는다. 지금, 봄에는 대구로.
Credit
- 사진/ 각 이미지 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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