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상해에 펼쳐진 키린의 비밀 정원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조화가 만들어낸 키린의 파노라마.

프로필 by 제혜윤 2025.04.20

MIRACLE GARDEN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조화가 만들어낸 키린의 파노라마.


연잎을 형상화한 공간에는 ‘친친’ 컬렉션이 전시됐다.

연잎을 형상화한 공간에는 ‘친친’ 컬렉션이 전시됐다.

지난 3월 26일, 상하이 외곽 소나무 숲과 고택이 어우러진 아만양윤(Amanyangyun)에서 주얼리 브랜드 키린이 프라이빗한 전시를 열었다. 아만양윤의 드넓은 정원을 지나니 브랜드의 철학과 미학이 담긴 ‘미라클 가든’이 가장 먼저 반겼다. 고택 속 전시장 곳곳을 장식한 전통 격자 스크린과 키린의 상징인 울루(Wulu) 실루엣을 본뜬 붉은 조명들이 전시 분위기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총 다섯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사자춤의 생동하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시시(Xi Xi)’ 컬렉션. 움직일 때마다 찰랑이며 빛을 발하는 시시 컬렉션은 탈착 가능한 펜던트로 디자인해 실용적인 스타일링은 물론, 키린만의 유희적 요소도 엿볼 수 있었다. 이어진 ‘킹 & 퀸(King & Queen)’ 컬렉션은 한층 웅장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음과 양의 조화, 사랑의 약속을 상징하는 용과 봉황의 모습은 왕실 휘장에서 영감받은 것으로 유려한 곡선, 원형 디자인에서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뒤를 이은 ‘친친(Qin Qin)’은 물고기의 유려한 움직임을 주얼리로 구현한 컬렉션. 정교한 세공으로 탄생한 금붕어의 모습과 반짝임은 키린이 전하고자 하는 자유와 조화, 풍요의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으며, 연잎을 형상화한 요소들이 작품 뒤로 펼쳐져 마치 연못 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조금 더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이번 전시를 통해 첫선을 보인 ‘울루 페어리(Wulu Fairy)’ 컬렉션이 우아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천상의 무용수가 춤을 추듯 부드럽게 흐르는 곡선 위로 정교하게 세팅된 옐로 다이아몬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전통 산수화에 대한 경의를 표한 ‘울루 산수(Wulu Shanshui)’ 컬렉션도 만나볼 수 있었다. 자연의 순수함과 서정적인 미감을 네크리스 펜던트에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고 검은 먹의 농담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옐로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울루 페어리’ 컬렉션.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옐로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울루 페어리’ 컬렉션.

임윤아가 착용한 다이아몬드와 핑크 사파이어가 세팅된 ‘울루 다이아몬드 로터스’ 컬렉션 귀고리.

임윤아가 착용한 다이아몬드와 핑크 사파이어가 세팅된 ‘울루 다이아몬드 로터스’ 컬렉션 귀고리.

대나무와 함께 전시된, 자연주의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뱀부(Bamboo)’ 컬렉션은 대나무와 나비, 판다의 형상을 직관적으로 나타낸 것이 특징.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철학을 비유적으로 표현해 고요하지만 강한 울림을 주었다.

전시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울루 다이아몬드 로터스(Wulu Diamond Lotus)’와 ‘울루 율린(Wulu Yulin)’ 컬렉션. 키린이 10여 년에 걸쳐 개발한 독창적인 다이아몬드 커팅 기술을 적용한 이 작품은 약 1캐럿 크기의 울루 형태 다이아몬드가 전하는 강렬한 빛으로 전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어느 각도에서든 섬세하게 빛나는 광채는 키린의 기술력과 예술성을 대변하는 듯했다. 핑크 러플 드레스에 ‘울루 다이아몬드 로터스’ 네크리스와 이어링을 착용한 채 미라클 가든에 등장한 임윤아는 키린의 뮤즈로서 울루 다이아몬드 로터스의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했다.

해가 뉘엿뉘엿 진 저녁, 전시를 둘러본 뒤 게스트들은 잔잔한 호수 위에 띄운 키린 로고를 비롯해 붉은 조명과 꽃 등 온통 빨간색으로 꾸며진 디너 현장으로 이동해 키린이 준비한 마지막 이벤트를 즐겼다. 이곳에 펼쳐진 키린의 철학은 분명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전통과 혁신, 기술과 서사, 다양한 상징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것. 시간의 결을 따라 만들어진 키린의 현대적 유산을 모든 감각으로 느끼며, 그렇게 상하이의 밤을 만끽했다.

Credit

  • 사진/ ⓒ Qeelin
  • 디자인/ 이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