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의 머릿속 들여다 보기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는 말 그대로, 사변적이다. 지금 아트선재센터에는 지난 30년간 작가가 자신의 노트에 끄적인 생각의 조각들이 시신경 회로처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흡사 건축가의 그것 같기도 한 이번 전시는 그러나 실현가능성을 담보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극한 예술성을 획득한다. 그 어떤 물리적 한계나 사회적 제약을 내려놓고 예술가의 머릿속에서 마음껏 상상한 것들. 자유롭고 심오하며 위험하고,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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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 <비밀의 정원>, 2012, 혼합 재료, LED 조명이 부착된 디스플레이스 케이스, 199x180x82cm. 사진: 정태수. 작가, 리만머핀(뉴욕, 홍콩, 서울), 빅토리아 미로(런던, 베니스) 제공. © 서도호.
서도호 살다 보니까 자기 마음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고 대부분 인연 따라 가는 것 같아요. 전시를 할 뻔하다가 엎어지는 경우도 있고, 때론 일이 술술 풀리기도 하죠. 아트선재센터의 김선정 예술감독이 이 전시를 제안했을 땐 마침 시기가 잘 맞았어요. 지금까지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준 적 없는 작품을 보여주자, 드로잉 전시는 어떨까 같은 이야기가 오갔죠. 그런데 드로잉 전시는 벽면이 많이 필요해요. 특히 아트선재는 뻥 뚫려 있는 공간이라 필히 가벽을 지어야 한단 말이에요. 저는 제 전시를 위해서 벽을 짓는 일이 소모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리움 전시도 그랬고, 언제나 전시장의 기본 구조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전시를 해왔죠. 이런 고민 끝에 자연스럽게 지금의 주제로 생각이 다다랐던 것 같아요.
하퍼스 바자 스페큘레이션(Speculation)이 사변, 추론, 사색을 의미하듯, 이번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는 지난 20년간 선생님의 습작 노트에 있던 사변적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전시입니다. 막연하게나마 언젠가 이것들이 세상에 공개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나요?
서도호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은 있었죠. 2000년대 초반부터 그런 생각을 했는데, 제 작품이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다른 쪽으로 읽히는 걸 느꼈기 때문이에요. 이번 전시에 관해서도 간담회 때 “왜 천 작업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아는 작품 보러 왔는데 모르는 작품만 있더라” 같은 평가도 있었고요. 천 작업은 아름답죠. 그건 제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니라 천이라는 재료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이에요. 멀리서 그림을 바라보듯이 보지 않고 신체를 이용해 작품 안에 들어가보는 경험적인 요소가 작품을 더 아름답게 기억하게 만들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로 읽히는 경향도 생겼다고 봐요. 그래서 언젠가는 제 노트에 스케치로만 존재하고 있던 생각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된 것 같아요.

서도호, <공인들(1/6 스케일)>, 2024, 제스모나이트, 나일론, 스테인리스스틸, 레진, 모터, 48x34.9x47.8cm.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서도호 예술가의 삶이라는 게 원래 함께 나누는 걸 전제로 합니다. 제 작품이 개인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니까 굉장히 사적인 작업을 하는 건 맞죠. 그런데 사적인 작품을 하건 정치적인 작품을 하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모든 작가는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전시를 연다는 건 기본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남들과 공유하겠다는 태도가 깔려 있는 거예요. 저는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일단 세상에 내놓는 일에 관심이 커요. 모든 작업의 단계 중 가장 흥미롭고 즐겁죠. 그 다음은 미술관이나 화랑 같은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느냐 마느냐의 선택 문제죠. 그리고 저처럼 전시를 열고 작품을 파는 시스템에 들어온 이상 그때부터는 전부 나누는 행위예요. 얼마큼 사적이고 얼마큼 공적인지도 애매하죠. 최근에 홍콩대 김현철 교수의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이란 책을 봤는데 요는 한 개인의 성취는 어떤 나라에 태어났느냐, 어떤 부모를 만났느냐와 같이 자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운’의 영역에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맹모삼천지교가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지극히 맞는 말이란 거죠. 저 역시 작품 활동에 있어서 비슷한 생각인데, 말하자면 어떤 아이디어도 완벽하게 특별하거나 고유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는 주변으로부터 영향받고 무의식적으로 차용하죠. 이번 전시가 가능했던 이유는 ‘스페큘레이션’이 저만의 소중하고 특별한 무엇이 아니기 때문일 거예요. 물론 ‘아티스트 북’ 출간을 앞두고는 덜컥 겁이 나긴 하더라고요. 이것들이야말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를 전제로 한 게 아니니까요. 곤란한 내용은 약간 걷어냈어요. 너무 유치한 대중가요의 가사를 적었다든지 아니면 쇼핑 리스트 같은 것들…. 거기에 제 삶이 그대로 드러나 있더군요.
하퍼스 바자 이 안에 작가의 자화상부터 작업에 관한 최초의 아이디어까지 그야말로 서도호의 머릿속에서 끄집어낸 듯한 아이디어들이 가득 담겨 있네요.
서도호 (아티스트북을 펼쳐 보이며) 이건 어느 정치 지도자의 동상인데 여기 이렇게 검게 칠해진 부분은 동상의 그림자예요. 동상보다 동상의 그림자가 더 크게 표현되었죠. 그림자는 허상이고, 우리가 바라보는 건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그림자니까요. <반전된 기념비-광장>을 비롯한 반-기념비 작업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죠. 이건 방귀에 관한 생각이에요. 서울에서 한식을 먹은 뒤 비행기를 타고 런던에 가서 방귀를 뀌었다면 그건 한국의 냄새일까요, 영국의 냄새일까요? 그 방귀의 형상을 집의 모양으로 표현한 스케치예요. 말하자면 한국의 공기를 영국으로 가지고 온 건데 이동성, 지역성, 문화적 차이에 관한 제 작업들의 최초의 아이디어인 셈이죠.

서도호, <별똥별(1/23 스케일)>, 2024, 혼합 재료, 157.1x103.3x65.5cm. 사진: 정태수. 작가, 리만머핀(뉴욕, 서울), 빅토리아 미로(런던, 베니스) 제공. © 서도호.
서도호 통로라는 표현을 써주어서 감사합니다. 통로는 저에게 중요한 개념이에요. A지점과 B지점 사이에 공간이 있는데, 우리는 대부분 목적지에만 집중하죠. 사실 통로가 없다면 아무 데도 갈 수 없는데 말입니다. <틈새 호텔>이 그런 작품이에요. 집과 집 사이의 골목에 작품을 놓습니다. 그러면 그 골목이 특정한 장소가 되고 양쪽에 있는 집들도 작품의 일부가 되죠. 통로가 중요하듯 다리도 그렇습니다.
하퍼스 바자 지금 말씀하신 통로와 다리의 개념이 극대화된 작품이 “우리에게 완벽한 집은 어디인가?” 묻는 <다리 프로젝트>일 것입니다. 10여 년 전, 첫 번째 <다리 프로젝트>에선 본인이 집이라고 느끼는 두 도시, 뉴욕과 서울을 태평양 위로 연결했습니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두 번째 <다리 프로젝트>는 현재 거주지인 런던을 추가했고요. 서울, 뉴욕, 런던 세 도시를 등거리로 연결하고 정가운데에 ‘완벽한 집’을 설계하는 여정이죠. 만약 현실화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가 건설되는 것일 테죠. 기자 간담회에서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상정했다. 어차피 죽을 때까지 도착할 수 없는 건 기정 사실이고, 그렇다면 결국 가고 있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고 그게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서도호 사실 도보만을 전제로 하진 않았습니다만 워낙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하니까 설사 자동차라고 해도 수십 일이 걸릴 겁니다. 말하자면 그냥 다리 위에서 사는 거죠. 한편으론 우리의 삶 자체가 다리 위에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클리셰 같지만 인생은 여행이고 여정이다,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저는 한국을 떠나서 너무나 많은 장소를 돌아다니는 삶을 살아왔어요. 인생 자체가 이동이었죠. 공간을 통과하면서 이 사실을 실감하곤 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건축적 공간을 감각한다는 건 움직임을 통해서 가능한 거예요. 가만히 앉아서는 그 건물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없죠. 움직이는 만큼 느낍니다. 그러니까 움직임, 이동성 그리고 집 자체를 다른 공간으로 옮겨버리는 양도성이 저에게는 중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어요.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설치 전경.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하퍼스 바자 그리고 이 모든 건 ‘완벽한 집’을 찾기 위한 여정이기도 합니다. ‘완벽한 집’은 있을까요?
서도호 내년 테이트 모던 전시를 앞두고 케임브리지 대학의 철학과 교수와 대담을 나눴어요. 철학자가 생각하는 ‘완벽한 집’은 좀 다르더군요. 그분은 ‘완벽한’과 ‘집’을 나누어서 사유했어요. 말하자면, 완벽한 건 없으며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그분의 인생관이에요. 그분은 제가 대단한 완벽주의자 혹은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작품 제목을 ‘완벽한 집’이라고 지었으니까 오해할 만도 하죠. 그런데 사실은 저도 그분의 입장에 더 가까워요. ‘완벽한 집’이라고 명명했을 뿐 완벽한 건 세상에 없음을 인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종교도 정치도 모든 게 그렇잖아요. 완벽한 게 어디 있어. 그걸 지향점으로 삼고 계속 걸어갈 뿐이죠. 정말로 집을 지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죠. 그래도 상상은 할 수 있잖아요.
하퍼스 바자 ‘완벽한 집’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과 그래도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겠다고 여지를 남기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 후자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가능성을 담보합니다.
서도호 원래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건 굉장히 급진적인 사고예요. 건물은 원래 움직이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그걸 움직이려고 하다니 기존의 제도에 도전하는 일이죠. 동상 작품도 이미 쓰여진 역사를 전복하려는 시도이고요. 말하자면, 움직이지 않는 걸 움직이려는 시도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나 제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위험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죠. 이를테면 뉴욕과 서울을 잇는 첫 번째의 <다리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마주한 장애물은 국경의 문제였어요. 태평양이라는 공해 한가운데에 집을 지어야 하다 보니 국경이 있어야 하고 검문소가 있어야 하고 군대가 있어야 하고 국기가 있어야 하고 화폐가 있어야 하더군요. 그저 세금도 내지 않는 저만의 완벽한 집을 꿈꿨던 건데 내 집 앞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눈을 돌리자마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하더군요. 이번엔 더 어렵죠. 첫 번째 <다리 프로젝트>의 정착지가 태평양이었다면 두 번째는 북극해거든요. 지하자원이 묻혀 있는 이곳은 현재 캐나다·미국·러시아·덴마크 같은 인접국이 서로 자기네 영토라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쟁 지역입니다. 게다가 유빙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고정된 게 아니고 빙글빙글 돌다 보니 영구적인 집을 지을 수 없는 거죠. 야, 이거 골라도 하필이면 이런 땅을 골랐구나. 참 까다로운 곳인데 한편으론 이동성에 관한 저의 생각을 개진할 수 있는 운이 닿은 장소이기고 하고…. 이래서 인연이 참 신기합니다. 이 장소를 제가 정한 건 아니잖아요. 저는 그저 좌표를 찍은 거니까요.
하퍼스 바자 주말 오후에 전시를 봤는데 어린아이, 어르신 할 것 없이 모형과 드로잉, 영상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는 풍경이 흥미로웠습니다. 작가의 심오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는지요?
서도호 저는 동양화를 공부해서 그런지 잔가지를 치는 작업이 익숙해요. 동양화의 분파 중에 북종화에 대비되는 남종화가 그래요. 자세하고 공교하게 그림을 그리지 않고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표현하죠. 우리 아버지가 제일 좋은 예인데, 작업의 대부분이 가지를 치는 과정이에요. 어쩌면 저에게도 번잡한 생각의 가지를 쳐내는 태도가 내재된 건지도 모르죠. 그래서 관객들과의 소통이 수월했을 것 같다는 추측도 해봅니다. 한편으론 처음 유학을 갔을 때 안 되는 영어로 작품에 대해서 설명하는 일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작품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도 그저 작품으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서도호, <틈새 호텔: 모형 1(1/6 스케일)>, 2024, 혼합 재료, 112x59x152cm. 사진: 이민정. 작가, 리만머핀(뉴욕) 제공. © 서도호.
서도호 저 또한 대학 시절 건축가를 꿈꾸기도 했어요. 다만 그 어떤 황당한 아이디어라도 결국은 실용적인 방법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점이… 제 성격상 그런 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겠더라고요. 제약 없이 상상할 수 있는, 예술은 그런 자유가 허용되는 공간이죠. 그리고 우리에겐 그게 필요해요. 예술처럼 비실용적인 게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좋은 점은 우리를 잠깐 쉬게 해준다는 거예요. 작품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전시장에 잠시 들어와서 한 30초 정도 ‘이게 뭘까’ 생각할 수 있다면 제 작품은 성공한 거라고 봐요. 그게 예술의 역할일 겁니다.
하퍼스 바자 아이디어를 한 공간에 모아놓으니 자연히 새로운 맥락이 생성됩니다. 이를테면 UC 샌디에이고대학교에 영구 설치된 <별똥별>은 작가의 서울 집이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미국의 어느 건물에 충돌해 박힌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죠. 그 옆에 놓인 신작 <향수병>은 바닷가에 불시착한 한옥을 물이 채워진 유리 케이스 안에 3D 모델로 구현한 작품이고요. <별똥별>의 서사는 자연스럽게 <향수병>의 서사로 전승됩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다리를 놓는 집>과 다리 위의 <연결하는 집>, <공인들>과 <반전된 광장에 관한 연구>도 마찬가지고요.
서도호 인드라망 아시죠? 불교 화엄경에 나오는 말로, 끝없이 펼쳐진 그물을 가리켜요. 그물에는 보배 구슬이 달려 있고, 한 구슬은 다른 모든 구슬을 비춰요. 말하자면, 우주 삼라만상이 그 안에 있는 거죠. 제 작품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 연결은 결코 직선이 아니에요. 오히려 신경망이 퍼져나가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므로 관객의 입장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저는 저 나름대로의 조합이 있지만, 독재자처럼 제 조합을 받아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진 않네요.(웃음)

서도호, <다리 프로젝트>, 2024, 애니메이션, 단채널 비디오, 사운드, 약 24분. 사진: 정태수. 작가, 리만머핀(뉴욕, 서울), 빅토리아 미로(런던, 베니스), 코오롱스포츠 제공. © 서도호.
서도호 <다리 프로젝트>의 엔딩 장면에서는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물이 놓인 테이블 위로 누군가의 손이 등장합니다. 그런 다음, 느닷없이 그것들을 싹 지워버리죠. <비밀의 정원>과 비슷한 이유예요. 결론을 내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론이라는 건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도달해서 답을 얻는 일이지만 우리 인생은 그렇지 않잖아요. 저에겐 언제나 ‘버전’이 많아요. 제 작품에서 한옥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인드라망처럼 진리라는 것도 그래요. 당시에는 진리였던 것도 시간이 흐르면 진리가 아닌 게 되죠. 아버지가 종종 말씀하셨어요. “진짜 진리는 이 세상에 진리가 없다는 거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집이 움직이고 집이 반복되는 것 자체가 어떤 목적지나 종착역 없이 완전히 열려 있는 결말을 의미하니까요. 제가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이기도 해요.
하퍼스 바자 내년에 테이트 모던에서 열리는 개인전도 궁금합니다. 지금까지의 작업을 총망라합니까?
서도호 그렇지 않아요. 처음에 테이트 모던의 관장과 큐레이터가 제 스튜디오에 와서 한 말이 ‘프로젝트’였어요. 회고전이나 서베이 전시로 규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더군요. 출품작의 약 70%가 이전엔 공개한 적 없는 작품일 거예요. <다리 프로젝트>의 심화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고요. 일명 ‘테이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죠. 회고전은 처음부터 보여주지만 프로젝트 전시는 현재를 보여주죠. 현재진행형, 저는 이 단어가 마음에 들어요.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는 11월 3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Credit
- 사진/ 김형상
- 어시스턴트/ 정지윤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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