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비교 불가, 부쉐론의 독보적인 하이 주얼리, 오어 블루

신비로운 오라를 담은 대지의 가장 깊은 곳, 아이슬란드의 물에서 영감받은 부쉐론의 까르뜨 블랑슈, 오어 블루.

프로필 by 박애나 2024.07.28
물은 태초에 모든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필수 요소다. 우리 삶에서 필수 불가결의 자원이자 거대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물. 부쉐론은 2024년, 스스로 움직여 에너지를 일으키는 물에서 영감받은 ‘오어 블루(Or Bleu)’ 컬렉션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번 파리 오트 쿠튀르 기간에 공개한 까르뜨 블랑슈 컬렉션 오어 블루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원초적인 아이슬란드의 물에 헌정하는 것으로, 평범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부쉐론의 미감을 반영했다. 경쾌한 팝 컬러와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전통적인 하이주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모어 이즈 모어(More is More)’ 컬렉션에 이어, 올해는 어떠한 상상력으로 아름다움을 발견했을까?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 부쉐론적 사고
하이주얼리의 메카 파리의 방돔 26번가에 위치한 부쉐론 부티크 2층에 도착하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이 반갑게 인사했다. 몇 개의 조명만이 비추는 어두운 공간에 들어가니 아이슬란드의 자연 풍경 사진과 함께 하이주얼리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생동감 넘치는 사진은 북유럽의 자연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독일 사진작가 얀 에릭 와이더(Jan Erik Waider)의 작품. “쏟아지는 폭포는 다이아몬드 네크리스가, 넘실대는 파도는 숄더 주얼리가 되었습니다. 빙하의 중심부에서 흐르는 물은 락 크리스털의 브레이슬릿으로 태어났죠. 물의 색감이나 텍스처, 흐름, 반사됨, 투명함과 같은 자연주의적 표현을 바탕으로 메종 부쉐론은 다시금 독창성의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클레어 슈완의 언급과 함께 부쉐론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수집한 원석의 무게나 세팅 기술로 가치를 논하는 다른 브랜드와는 달리, 한계 없는 자유로운 창작과 서사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부쉐론만의 하이주얼리가 탄생한 것이다.

폭포의 입체감, 카스카드
떨어지는 폭포에서 영감 받은 부쉐론의 카스가드.

떨어지는 폭포에서 영감 받은 부쉐론의 카스가드.

1백48cm의 네크리스

1백48cm의 네크리스

“폭포를 마주한 순간, 보디라인을 따라 흐르는 네크리스가 떠올랐습니다.” 클레어 슈완은 폭포를 모티프로 1백48cm의 화이트 골드 및 2천여 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네크리스를 완성했다. 이는 부쉐론 아틀리에에서 제작한 가장 긴 길이의 작품. 분리가 가능하여 귀고리와 짧은 목걸이 형식으로도 착용할 수 있다. 탁월한 정밀성과 인내가 필요한 오버사이즈 작품이라 약 3천 시간의 장인 기술을 거쳤다고. 칸 영화제에서 안야 루빅이 착용하기도 했다.

잔물결의 리듬, 옹드
아이슬란드의 섬세한 잔물결을 표현한 ‘옹드’. 4천4백 시간의 장인 기술을 거쳐 완성했다. 아이슬란드의 섬세한 잔물결을 표현한 ‘옹드’. 4천4백 시간의 장인 기술을 거쳐 완성했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수면의 섬세한 균형을 깨트린다. 넓고 고요히 퍼지는 잔물결을 표현한 옹드. 부쉐론은 잔물결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3D 시뮬레이션으로 밑작업을 한 뒤 네크리스와 2개의 이어링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잔물결을 생동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부쉐론이 선택한 소재는 바로 폴리싱 처리한 락 크리스털. 투명함에 집중하고자 락 크리스털 아래에 약 4천5백42개의 라운드 다이아몬드를 보이지 않게 세팅했다. 총 작업 시간은 4천4백 시간. 1.02캐럿의 E VVS2 등급 라운드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화이트 골드 링 역시 은은하게 빛나는 잔물결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거대한 파도의 힘, 바그
거친 파도를 모티프로 완성한 ‘바그’. 브로치로도 변경 가능한 비대칭 이어링. 거친 파도를 모티프로 완성한 ‘바그’. 브로치로도 변경 가능한 비대칭 이어링. 칸에서 한소희가 착용한 바그.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글로벌 앰배서더 한소희가 착용한 주얼리인 바그. 헤어 액세서리로도 보이는 비대칭 이어링은 바다 위로 높게 솟아오른 거친 파도와 오버랩된다. 모든 디테일을 로스트왁스 주조 기법(왁스로 만든 원형에 금속을 붓는 제조법)을 활용, 수작업으로 조각했다. 총 20캐럿의 라운드 다이아몬드 8백51개를 골드에 세팅하여 완성한 이 주얼리는 일본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1825년에 작업한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에서 영감받은 티아라를 연상시킨다.

넘실거리는 파도의 질서, 오 비브
파베 다이어몬드를 세팅한 팔라듐 장식 알루미늄 숄더 브로치인 ‘오 비브’.
마지막 공간에 들어서자 웅장한 자태의 날개가 눈에 띄었다. 힘차게 부서지는 아이슬란드의 파도와 흡사한 숄더 브로치로,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3D 기술을 사용하여 부서지는 파도의 형태를 디자인한 알루미늄 블록을 조각해 완성하였습니다. 알루미늄을 사용한 이유는 골드에 비해 8배 더 가벼워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하기 때문이죠. 팔라듐 배스로 파도의 역동적인 형태를, 파베 세팅한 다이아몬드로 화려한 빛을 더했습니다. 부쉐론이기에 가능했죠.” 클레어 슈완의 눈이 반짝였다.

반짝이는 얼음덩어리의 하모니, 아이스버그
락 크리스털 아래 다이아몬드를 비밀스럽게 파베 세팅해 얼음조각이 실제로 떠다니는 듯한 예술을 창조한 아이스버그.

락 크리스털 아래 다이아몬드를 비밀스럽게 파베 세팅해 얼음조각이 실제로 떠다니는 듯한 예술을 창조한 아이스버그.

락 크리스털 아래 다이아몬드를 비밀스럽게 파베 세팅해 얼음조각이 실제로 떠다니는 듯한 예술을 창조한 아이스버그.

락 크리스털 아래 다이아몬드를 비밀스럽게 파베 세팅해 얼음조각이 실제로 떠다니는 듯한 예술을 창조한 아이스버그.



흐르는 물은 결코 썩지 않는다. 그렇기에 계속 흘러가야 한다. 조용히, 때로는 바위나 절벽에 부딪혀 거센 파도와 에너지를 일으키기도 하면서 말이다. 늘 움직이는 상상력으로 계속해서 자신의 길을 찾아 하이주얼리의 경지에 오른 부쉐론이 물에서 영감받은 건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Credit

  • 사진/ 부쉐론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