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사진가 4인의 인생 사진집 2
사진가 최용준과 정멜멜에게 물었다. '당신의 책장에 단 한 권의 사진집만 남긴다면?'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건축물과 공간, 도시를 주로 찍는다. 대도시의 건축적 단면을 찍은 첫 사진집 <Location>과 도시를 이루는 작은 요소들을 포착한 두 번째 사진집 <The Elements>를 출간했다.
당신의 인생 사진집을 소개해달라.
일본 건축 사진가 유키오 후타가와가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건축물 판스워스 하우스를 촬영한 사진집 <Mies Van Der Rohe - Farnsworth House 1945-51>이다. 본인이 만든 출판사에서 출간한 ‘Residential Masterpieces’라는 시리즈 중 한권인데, 모든 시리즈가 훌륭하다. 이 책의 공간인 판스워스 하우스는 내가 실제 방문한 건축물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인데, 큰 판형의 사진집을 보면서 현장을 방문했을 때와 거의 흡사한 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왜 이 책을 단 한 권의 사진집으로 꼽았나?
이 책은 다소 투박한 디자인을 따르지만, 사진을 가장 잘 보여주는 판형과 인쇄 퀄리티를 구현한 점에서 특별하다.
특히 마음이 가는 하나의 장면은?
명료한 한 장의 사진으로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조형적인 언어를 정확히 보여준다.
당신의 책장에 놓인 또다른 사진집을 추천한다면?
다나 릭센버그(Dana Lixenberg)의 <Imperial Courts>. 로마 퍼블리케이션에서 발행한 책으로, 주제와 사진, 디자인과 제본 모두 완벽하다. 볼프캉 틸만스(Wolfgang Tillmans)의 다양한 책들. 사진집을 가장 많이 낸 사진가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가능한 모든 책을 수집하려 한다.
사진집은 사진가인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
휴식. 여러 권을 쌓아두고 그때 그때 끌리는 책을 꺼내 본다. 눈이 즐거워서 좋고, 시각 정보가 알게 모르게 쌓이는 느낌이 좋다.
사진집을 볼 때 당신만의 감상법은?
모서리의 선들을 따라가면서 어떠한 방법으로 프레이밍했는지를 살핀다.
다음 사진집을 펴낸다면?
운 좋게 좋은 발행인을 만나 두 권의 책을 냈다. 두 권 모두 다른 성격의 책이라 다음 책도 출판사와 디자이너의 자유로운 편집이 반영되면 좋겠다. 볼프캉 틸만스, 다카시 홈마 같은 사진가처럼 다양한 형식의 사진집을 계속해서 내는 것이 바람이다.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를 운영하며 사물과 인물, 풍경 등 소재에 국한하지 않고 찍는 포토그래퍼. 지난해 에세이집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를 펴냈다.
당신의 인생 사진집을 소개해달라.
열화당에서 펴낸 한국 최초의 산악사진가 김근원의 사진집 <산의 기억‐사진가 김근원의 산과 사람들>은 그가 촬영한 1950~1980년대 사진들이 담겨있다. 그는 23만 점의 산 그리고 산사람들의 사진을 남겼지만 지천명의 나이를 넘기고 나서도 창작 의욕이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왜 이 책을 단 한 권의 사진집으로 꼽았나?
산악 사진은 순수 풍경사진으로 분류되는 다소 흔한 장르이지만 누군가가 생을 걸고 20년 가까이 매달려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본다. 김근원 사진가의 수도자에 가까운 몰입에 대해 늘 생각한다. 사실 그 마음을 너무나 갖고 싶다. 렌즈 뒤의 시간들을 다 헤아릴 순 없어도 그가 남긴 방대한 사진 앞에서 겸허해진다. 찍어도 찍어도 궁금하고, 동시에 부족함과 갈증을 느끼는 주제를 만난다는 건 사진가에게 축복 같은 일이 아닐까.
특히 마음이 가는 하나의 장면은?
책의 표지인 파노라마 컷. 노적봉에서 바라본 백운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 김근원 사진가를 처음 알게 된 사진이다.
당신의 책장에 놓인 또 다른 사진집을 추천한다면?
알레산드라 상귀네티(Alessandra Sanguinetti)의 사진집 <The Illusion of an Everlasting Summer>를 특히 좋아하는데 피사체와 촬영자 간의 굉장한 유대감이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기술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있는 사진에 늘 매료되곤 한다.
사진집은 사진가인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
다양한 접근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공부.
사진집을 볼 때 당신만의 감상법은?
무언가를 찍다 보면 아무리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본다 해도 어쩔 수 없이 나의 취향이나 시선, 한계가 드러난다. 그래서 눈이라도 자유로워지려 노력한다. 맥락이 넘치는 언어 같은 사진도, 단순히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사진도 좋아한다.
다음 사진집을 펴낸다면?
반려동물에 관한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5년, 10년, 가능하면 쭉 이어가고 싶은 주제를 찾은 것 같다. 나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담는 것에 집중하며 인쇄방식, 레이아웃 등은 함께 해주시는 협업자들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진행하고 있다. 숙련된 전문가를 믿는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안서경은 <바자>의 피처 에디터다. 마감이 끝나면 취향이 아니어서 배제했던 사진가들의 사진집 속 구도를 살펴보고 아끼던 사진집의 프레임 밖 현장을 상상해볼 참이다.
Credit
- 글/ 안서경
- 사진/ 김래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Summer fashion trend
셀럽들이 말아주는 쏘-핫 여름 패션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하퍼스 바자의 최신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