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 늘고 , K-드라마는 쉼 없이 쏟아진다. 자칫 선택의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인 환경이다. 방영 전에는 방송사가 제공하는 홍보 자료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만, 방영 후에는 '진짜 매력적인 콘텐츠'만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그러한 이유로,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방영 전 기대를 웃도는 작품들을 골라 나열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MBC 금토드라마 〈연인〉은, 1~2회에서 사극을 배경으로 한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전개는 전쟁이 시작되는 3회부터다. 이장현(남궁민)과 유길채(안은진)의 인생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을 부여잡고 어떻게 변모하는지 그려지는 순간, 시청자의 흥미와 몰입감은 극대화됐다.
1636년 청나라가 조선을 침략했던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멜로를 바탕으로 비극적 역사, 그리고 변화하고 성장하는 캐릭터를 버무려 본격적인 상승세에 올라탔다. 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6회 만에 8.8%로 치솟았으며, 시청률이 주춤한 동시간대 경쟁작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를 넘어섰다.
ENA 수목드라마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포스터
드라마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는 ENA 채널, 더욱이 수목 방영이라는 편성의 불리함을 딛고 입소문을 타고 있는 작품이다. 오진우(렌)의 죽음을 둘러싸고 있는 비밀에 조금씩 접근하는 오진성(나인우), 고영주(김지은), 차영운(권율), 그리고 의뭉스러운 박기영(이규한)과 망나니 배민규(정상훈) 등 모든 인물이 복잡하게 얽히며 관심을 받고 있다. 1.4%로 시작한 시청률은 9회 기준 2.8%로 오르며 2배수 상승을 달성했다.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도 궤도에 올랐다. 김석윤 감독, 이남규 작가, 그리고 한지민 배우가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 이어 의기투합한 사실로 이미 방영 전부터 기대를 상당히 모았던 터.
마침내 뚜껑을 연 〈힙하게〉는 '허당 히어로' 봉예분(한지민)과 '열혈 형사' 문장열(이민기)의 호흡과 더불어 개성 가득 묻어나는 무진 패밀리의 코믹 연기가 어우러지며 기대보다 더 큰 흥미를 유발했다. 엉덩이를 만지면 과거가 보이는 조금 허술한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향후 어떤 전개를 생성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5.3%로 시작한 시청률은 4회 만에 7%까지 빠르게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