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아트페어, 2023 아트 바젤에 가다4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정통 아트페어, 2023 아트 바젤에 가다4

가장 오래된 아트페어, 세계 최대 미술 장터인 아트 바젤에서도 새로움을 향한 물결은 계속된다.

BAZAAR BY BAZAAR 2023.08.08
 
 Installation view, Alexander Carver, «A Desired Mesh», 2023, Museum der Kulturen, Art Basel Parcours. Courtesy of the artist, Art Basel, Kraupa-Tuskany Zeidler, Berlin and Miguel Abreu Gallery, New York.

Installation view, Alexander Carver, «A Desired Mesh», 2023, Museum der Kulturen, Art Basel Parcours. Courtesy of the artist, Art Basel, Kraupa-Tuskany Zeidler, Berlin and Miguel Abreu Gallery, New York.

 

Alexander Carver

바젤민족학박물관에 전시된 알렉산더 카버의 «A Desired Mesh»는 15세기 후반 기 마르샹이 인쇄한 프랑스 연감에서 발견된 삽화에서 출발했다. 식탁 위에서 희생자를 절단하는 악마, 사람들이 산 채로 삶아지는 커다란 냄비 같은 여섯 개의 잔혹한 장면들이 전시장 전체를 강렬한 오라로 휘감는다. 그는 중세시대의 고문이라는 행위를 현대의학의 수술과 연결한다. 결국, 폭력의 이미지로부터 끄집어낸 것은 ‘치유의 역사’다.      
 
«A Desired Mesh»는 식탁 위에서 희생자를 절단하는 악마, 사람들이 산 채로 삶아지는 커다란 냄비 같은 중세시대의 잔혹한 삽화에서 출발했다.
나는 요즘 고문을 현대의학과 시각적으로 연결시키는 시도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중세시대에 만들어진 고문의 이미지는 그 묘사가 극단적이고 환상적이라서 매력이 있다. 이번 작품의 정확한 이미지 출처는 1493년의 ‘Calendrier des bergers (France) Guy Marchant’과 1499년의 ‘Compost et Kalendrier des Bergeres (France) Guy Marchant’인데, 모두 ‘죽음의 무도[3]’에 속하는 이미지들로 고통 속에 놓여있는 인간의 신체를 묘사했다. 이번 작업의 경우 현대의학, 그 중에서도 피부 이식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 실제 피부 이식 절차에 관한 텍스트를 패턴화하여 각각의 캔버스 뒷면에 인장으로 박기도 했다. 어찌 보면 참고 자료들이 내 작품의 ‘피부’가 된 셈이다. 앞으로도 현대의학 체계를 예술작업에 접목시키고자 한다.
고문과 현대의학을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시도는 어떤 연구로 설득력을 갖나?
수술은 칼로 살을 베고 열어젖히는 과정이며 본질적으로 야만적인 구석이 있다. 때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건강한 세포와 암세포를 모두 죽이기도 한다. 말하자면 현대의학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불안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에 의하면, 외과 수술은 처형을 당한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고문의 역사는 의학의 역사와 연결되며 이는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당신에게 폭력은 어떤 의미인가?
예술에서의 폭력은 폭력이 아니다. 내가 그림에서 폭력을 묘사하는 이유는 두 가지 모순된 것들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하나는 실제 폭력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감각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 두 번째는, 그림 자체를 마치 상처 입은 몸처럼 다룸으로써 상징적으로 ‘폭력’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것.
요즘 당신을 사로잡은 화두는?
여전히 이식이라는 행위. 이는 단지 물리적인 ‘막’, ‘피부’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개념적인 범주에서도 회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당신은 전도유망한 젊은 예술가다. 어떤 성공을 꿈꾸는가?
남은 인생 동안 가능한 한 정직하고 솔직하게 작업하는 것.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결코 상상할 수 없다. 그 알 수 없음이 나의 예술적 동기를 자극한다.       
 
 

[3] 중세 말기에 유행한, 죽음의 보편성에 대한 알레고리를 묘사하는 미술 장르.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