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Gina Folly, «Autofokus», 2023, Kunstmuseum Basel, Gegenwart. ©the artist. Courtesy of Kunstmuseum Basel. Photo by Max Ehrengruber.
쿤스트뮤지엄 바젤에서 열리고 있는 «Autofokus»는 설치, 조각, 회화 등의 매체를 폭넓게 다루어온 지나 폴리의 사진전이다. 그녀는 은퇴한 노인들로 구성된 소규모 서비스 업체 ‘콰지 투토(Quasi Tutto)’의 회원들이 정원을 관리하고 오래된 가전 제품을 수리하고 어린이들의 등하교를 돕는 과정을 아날로그 카메라로 포착했다. 필름 사진에 스민 온기가 예술보다 흥미로운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증거가 된다.
은퇴한 노인들로 구성된 서비스 업체 ‘콰지 투토’ 회원들의 활동을 사진에 담았다. 이 동행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콰지 투토의 스테파니는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줄곧 그곳에서 활동해온 원년 멤버다. 몇 해 전 그녀를 통해 협회와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콰지 투토는 쓰레기 처리부터 TV 및 인터넷 설치, 오래된 가전제품 수리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감당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기꺼이 제공한다. 무엇보다 나는 그들 모두가 은퇴 전 큰 성공을 거둔 사업가들이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내고 난 다음, 나는 도통 무슨 일을 시작해야 할지 아득할 때가 있다. 그럴 땐 일부러 예술과 전혀 관련이 없는 노동집약적 일을 하기도 한다. 그것이 내가 다시 예술을 하도록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점에서 콰지 투토 회원들의 인생이 예술 창작 과정과 닮아있다고 믿는다.
이 사진에 담긴 따스한 시선과 유머를 통해 아마 작가 자신이 그들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추측했다. 이 작업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
아날로그 필름 브랜드의 로고가 그려진 철제 벤치 오브제가 전시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어떤 맥락에서 놓이게 됐나?
벤치는 휴식을 위해 존재하지만 너무 오래 머물면 또 불편하다. 나는 이 속성으로 디지털 사진과 아날로그 사진의 관계에 대해 묻고 싶었다. 디지털 사진으로 대체되면서 아날로그 사진은 물러난 위치에 서있게 됐다. 어쩌면 아날로그 사진은 벤치와 닮았는지 모른다. 한편, 벤치들은 여전히 필름을 생산하는 모든 브랜드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설치, 회화, 조각 등 여러 매체를 다루어온 입장에서, 사진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처음으로 받은 예술 교육이 사진작가 견습 생활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진은 내가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매체이고, 나에겐 집 같은 편안한 장소다.
이번 전시 서문에서 발췌한 단어인 ‘Gebrauchtwerden’과 ‘in Gebrauch sein’에 대한 탐구가 이번 작업의 핵심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에게 ‘유용함’이란 무엇인가?
일이다. 일이 있어야 예술이 있다고 믿는다. 예술에 대한 대부분의 아이디어 또한 일을 할 때 혹은 일을 하러 이동하는 중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