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루이지 빌라세뇨르 (Rhuigi Villasenor)
PROFILE 2015년 스트리트 브랜드 루드(Rhude) 론칭. 자라(Zara)와 함께 선보이는 ‘RHU’ 라인 전개.
20년 만이다. 발리 런웨이 쇼가 루이지 빌라세뇨르와 함께 돌아왔다. 1백71년 전통의 스위스 가죽 하우스와 핫한 스트리트 브랜드 수장의 만남. 이 자체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탈바꿈(Ecdysis, 성장 또는 형태 변화를 목적으로 외부 골격을 벗기는 과정)’을 콘셉트로 내세운 만큼 발리답지 않은 런웨이가 펼쳐졌다. 실크 벨벳의 타이거 프린트 수트로 시작된 쇼는 파자마, 사파리, 이브닝드레스, 데님으로 이어졌는데 이 예상치 못한 조합을 관통하는 단어는 바로 ‘관능’이었다. 이토록 섹시한 발리라니! 아이러니한 건 사이사이 등장한 멘즈웨어가 더 에디터의 사심을 채워주었다는 사실. 새로운 엠블럼도 등장했다. 발리의 ‘B’가 서로 맞물려 새롭게 탄생된 숫자 8 로고가 그것. 엠블럼을 장식한 하드웨어 백과 체인 백을 비롯해 다채로운 패턴과 컬러의 부츠, 스웨이드 소재의 드라이빙 슈즈가 런웨이를 한층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톰 포드 시절의 구찌가 떠올랐다. 한마디로 구찌 아류(Gucci Lite)랄까? 발리의 목표가 금색 가죽 재킷, 스틸레토 부츠, 저지 가운 등 참신한 파티 룩을 매장에 비축하고 나머지는 건너뛰는 것이라면 그 접근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새로운 방향은 아니다. 캐신 호린(〈더 컷〉 패션 평론가) 빌라세뇨르의 미국적 관점은 발리의 부활에 기여했다. 남성 리넨 수트와 니트 드레스에서 랄프 로렌과 톰 포드의 강한 메아리가 느껴진다. 레디투웨어에서 백지 상태인 발리를 어떻게 정의하고 차별화할지 흥미롭다. 루이사 자르가니(〈WWD〉 패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