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비엔날레의 오픈으로 활기를 되찾은 베니스에 위크엔드 막스마라가 에너지를 더했다. 동전지갑을 XL 사이즈로 확대한 듯한 형태의 아이코닉 백 ‘파스티치노’의 월드 투어 이벤트다. 파스티치노 백은 팝 스타처럼 해마다 새로운 도시를 향하며 그 도시의 고유한 캐릭터와 장인정신으로 갈아입을 계획을 발표했고, 팬데믹으로 오랜 시간 정체되어 있던 도시에 비엔날레가 다시 시작된 때에 맞춰 베니스에서 시작을 알렸다. 이번 베니스 에디션의 공식 이름은 ‘파스티치노 백 모델로 베네치아(Pasticcino Bag Modello Venezia)’. 베니스의 직물과 유리 세공이 최고조에 달했던 영광스러운 시절에 대한 헌정이다.
이번 에디션이 완성되기까지 과정을 되짚어보는 여정은 베니스 시립미술관인 포르투니미술관에서 시작되었다. 무대 미술을 각별히 사랑한 마리아노 포르투니(Mariano Fortuny)가 1871년 건물을 사들인 뒤 이 공간을 회화를 비롯해 사진, 조명, 가구들로 채웠고, 이후 섬유미술에도 관심을 가지며 직물 컬렉션을 전시한 장소다. 현재까지도 그가 수집한 방대한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는데, 파스티치노 백의 소재가 된 포르투니 패브릭도 그 중 하나다. 포르투니 패브릭은 1922년 지우데카(Giudecca)섬에서 수녀원으로 사용되었던 곳을 공장으로 레노베이션한 뒤 현재까지 오리지널 기계 그대로 직물을 생산한다고 한다. 포르투니미술관에 이어 무라노섬에 위치한 감바로 & 탈리아피에트라(Gambaro & Tagliapietra) 공방으로 향했다. 이곳은 파스티치노 백의 잠금 장식인 두 개의 구슬을 만드는 곳으로, 1974년 작업해 단 한 개의 에디션으로만 남은 그들의 글라스 오브제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곳 장인들의 수작업을 통해 완성되는 구슬은 비슷한 컬러지만 단 하나도 같을 수 없는 유니크 피스로 파스티치노 백에 특별함을 더한다. 론칭 이벤트의 백미는 어둠이 내려앉은 밤, 카도로(Ca d’oro)에서 열린 웰컴 파티. 1430년에 완공된 이 유서 깊은 건물은 베니스 운하를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뷰를 자랑하며, 베니스의 유산으로 갈아입은 파스티치노 백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페이스트리’라는 뜻의 파스티치노 백의 길고 찬란한 여정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무라노 감바로 & 탈리아피에트라 공방에서 구슬이 만들어지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