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이동하면 이른바 ‘한국의 L.A.’라는 탑동에 도착한다. 높지 않은 건물들이 듬성듬성 한가로워 보이는 이곳에 점점 흥미로운 장소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테면 빵지 순례 코스로 알려진 ‘ABC에이팩토리’와 복합문화공간 ‘디앤디파트먼트’(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등장한 이니셜 ‘d’가 적힌 회색 벽면 인증샷의 그 장소가 맞다). 탑동은 신시가지가 생기면서 정체기를 맞았다가 폐업한 영화관이 아라리오미술관으로 탈바꿈하고, 제주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인 ‘아라리오 로드’가 시작되면서 지금껏 새로운 바람이 넘실거린다. 특히 지속가능성의 철학을 가진 브랜드가 하나둘 모이면서 버려진 건축물들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되어왔다. 코오롱스포츠에서 막 문을 연 ‘솟솟리버스’ 역시 탑동의 롱라이프 신념을 따른다. 100% 리사이클링 제품을 파는 것은 물론 공간을 이루는 요소 또한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했음을 보여준다. 최고의 리테일 전략가로 꼽힌다는 스키마타 건축사무소의 나가사카 조는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철학을 담아 특별한 인테리어 없이 본래 횟집이었던 이곳을 철거와 구조 보강만으로 완성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제주 바다에서 직접 수거한 해양 폐기물로 만든 진열 랙, 진열 테이블, 벤치. 이밖에도 바닷가에 버려져 있던 폐그물에 프로젝트 그룹 키토부의 니팅 작업을 더해 러그를 만들었고, 진열 랙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절단되어 버려지는 자투리 금속으로 옷걸이 후크를 만들었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285’, ‘제주시 조천읍 신촌북 3길’,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16’가 바로 이들 폐기물의 본주소다. 여행을 하고 물건을 사는 동안에 지속가능성 소비와 체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제주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코오롱스포츠 상품 대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변화무쌍한 제주도의 날씨를 감안하여 코오롱스포츠 레인코트를 대여하고, 가져오기 어려운 캠핑 용품과 한라산 설산 등산 관련 장비도 대여한다.
작년 1월부터 한 학기 동안 에스모드 서울의 학생 12팀에게 코오롱스포츠의 재고를 제공하고, ‘아웃도어’를 창의적으로 해석하여 새로운 옷으로 탄생시키는 ‘지속가능’ 프로젝트. 아웃도어와 업사이클링을 잇는 새로운 시각을 소개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키링, 와펜 부착과 같은 가벼운 고쳐 입기 워크숍을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