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예계에 의미 있는 장소가 생겼다. 7월 16일부터 사전관람을 시작한 서울공예박물관 이야기다.
서울공예박물관은 공예를 다루는 국내 유일의 공립박물관이다. 전통적이거나 현대적이거나, 손으로 만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곳을 채운 공예품 앞에서 설렐 것이다.
고려 시대의 자수 병풍부터 현대 공예작가들의 작품까지,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2만여 점의 공예품과 문헌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러한 아카이브를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를 통해 관람할 수 있는 것. 상설 전시로는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공예 역사와 장인의 이야기를 다룬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와 자수와 보자기, 두 개의 직물공예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성별 불문, 과거부터 현재까지 즐겨 착용하는 장신구 귀걸이를 다룬 개관 특별 기획전
〈귀걸이, 과거와 현재를 꿰다〉와 시대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해온 공예를 살펴보는 기획전
〈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다〉도 흥미롭다.
서울공예박물관이 들어선 장소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조선 시대에는 ‘안동별궁(안국동 별궁)’이 있던 터였으며, 그 이후에는 1940년대에 문을 열어 70여 년간 학생들의 배움터였던 풍문여고가 있던 자리이기 때문이다. 2017년 풍문여고가 강남구로 이전하며 서울시가 기존 5개 동을 리모델링하고, 추가로 박물관 안내동과 한옥을 새로 건축해 총 7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지금의 박물관을 만들었다. 북촌 골목을 탐험하듯 아름다움이 가득한 전시관과 공예마당을 둘러보자.
유리조각 170여 개로 만든 김헌철 작가의 설치작품 ‘시간의 흐름’이 설치된 안내동 천장.
전시 2동 야외 휴게공간에는 김익영 작가의 스툴 작업인 ‘오각의 합주’가 설치되어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코로나 19로 인해 개관식은 연기되었지만,
홈페이지(craftmuseum.seoul.go.kr)에서 사전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