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팬더? 팬서? 까르띠에의 상징이 된 '표범' 이야기

표범을 뜻하는 프랑스어 팬더(Panthère). 까르띠에의 아이콘인 팬더 컬렉션의 탄생 스토리.

BYBAZAAR2021.06.21
 1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까르띠에에서 팬더를 대체할 그 외의 생명체는 없었습니다. 팬더는 까르띠에를 넘어 20세기 주얼리 분야의 상징적인 아이콘이 되었죠. 그 어떤 생물도 20세기의 멋진 여성들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진 않았었으니까요.  _피에르 레네로(까르띠에 이미지, 스타일, 헤리티지 부분 총괄 디렉터)
팬더 모티프가 중심에 자리한 하이주얼리 네크리스. © Cartier

팬더 모티프가 중심에 자리한 하이주얼리 네크리스. © Cartier

 까르띠에의 팬더를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까르띠에 최초의 여성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쟌느투상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이자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선구자였다. 실제로도 쟌느투상의 독창적이고 우아한 모습은 팬더를 연상케 했으며, 1917년에 루이 까르띠에가 그녀에게 선물한 팬더 모티프의 소지품 케이스는 훗날 팬더 드 까르띠에 컬렉션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후 그녀는 1920년대 초 까르띠에의 가죽 제품 책임자로 임명된 것에 이어 1933년, 까르띠에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메종의 상징적인 동물인 팬더를 진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1962년 세실 비튼의 스튜디오에서 쟌느 투상 © The Cecil Beaton Studio Archive at Sotheby’s윈저공작이 구입한 팬더 브로치. 116캐럿의 카보숑 에메랄드가 돋보인다. Cartier Archives © Cartier1917년에 루이 까르띠에게 쟌느 투상에게 선물로 준 담배 케이스. Cartier Archives © Cartier1923년 마이어 남작이 촬영한 쟌느 투상 Baron Adolph de Meyer © Cartier1919년에 쟌느 투상에 직접 주문해 제작한 베니티 케이스. 다이아몬드, 화이트 골드, 오닉스의 팬더 모티프가 돋보인다. Cartier Archives © Cartier
 
그녀에게 있어 장신구는 여성 독립의 상징과도 같았다. 주얼리를 단순히 장신구가 아닌 아이콘으로 격상시켰고, 대담하고 과감한 디자인의 주얼리를 통해 여성의 지위 변화를 꾀했다. 유니크한 개성과 시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으로 당시 여성들의 롤모델이 된 쟌느는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위베르드 지방시는 그녀의 팬더를 “유니크한 개성, 특별함, 까르띠에만의 스타일”을 고루 갖춘 컬렉션이라 극찬했으며, 디자이너 세실 비튼은 “오늘날 다양한 디자인의 주얼리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건 순전히 그녀 덕분”이라 칭송했으니.
 17세기 스타일의 러시아 부츠를 신고 루 데 라 파익스 사무실에 있는 쟌느 투상. 1967년 © Henry Clarke/Condé Nast via Getty Images

17세기 스타일의 러시아 부츠를 신고 루 데 라 파익스 사무실에 있는 쟌느 투상. 1967년 © Henry Clarke/Condé Nast via Getty Images

 프랑수아 칼라가 1937년에 촬영한 쟌느 투상의 손 © Ministerère de la Culture - Médiathèque del'architect et du patrimoine

프랑수아 칼라가 1937년에 촬영한 쟌느 투상의 손 © Ministerère de la Culture - Médiathèque del'architect et du patrimoine

 
그녀는 과감하면서도 독립적이고, 강한 생명력을 지닌 팬더 드 까르띠에 컬렉션의 DNA 그 자체인 인물이었다. 팬더를 모티프로 한 가죽 액세서리 라인을 넘어, 매혹적인 주얼리를 완성하기 위해 팬더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세밀히 관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훗날 메종의 상징이 된 팬더를 모티브로 한 주얼리를 제작하기 위해 쟌느는 파리 근교에 위치한 뱅센(Vincennes) 동물원을 자주 찾았고, 디자이너 피에르 르마르샹(Pierre Lemarchand)과 협업했다. 두 사람은 팬더를 재해석해 조각품 같은 새로운 실루엣의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완성했다. 쟌느투상의 고객들은 시크하고 대담하며 자유로운 스타일과 개성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주얼리를 선호했다. 
램스킨 소재의 팬더 드 까르띠에 파우치 백© Cartier116캐럿이 넘는 탄자니아 산 카보숑 컷 탄자니아가 세팅된 팬더 네크리스. © Cartier팬더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 Cartier대담한 사이즈의 팬더 링. N. Welsh, Cartier Collection © Cartier팬더를 모티프로 한 주얼리 워치. © Cartier팬더 드 까르띠에 컬렉션의 브레이슬릿팬더 드 까르띠에 브로치. © Cartier팬더 드 까르띠에 드롭 이어링. © Cartier
 
그녀의 수많은 고객 중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인 윈저 공작 부부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1948년 윈저 공작은 자신의 부인인 월리스 심프슨을 위해 까르띠에에 특별한 주얼리 제작을 요청하게 되는데, 그 결과로 탄생한 피스가 바로 그 유명한 팬더 브로치인 것. 그간 추상적이고 평면적이던 팬더를 입체적으로 완성한 첫 번째 제품으로, 116캐럿 이상의 카보숑 컷 에메랄드 위에 팬더장식을 더한 디자인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듬해 쟌느투상은 이보다 더 입체적이고 우아한 형태를 갖춘 사파이어 세팅의 팬더 브로치를 제작하게 된다. 당시 언론에서 ‘주얼리계의 핵폭탄이 나타났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사실적인 팬더의 모습과 신비로운 사파이어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브로치였다. 이 또한 윈저 공작 부인의 소유가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까르띠에메종의 역사를 대변하는 키 피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후로도 쟌느투상은 1968년까지 까르띠에의 주얼리의 총괄 디렉터로 역임하며 팬더를 넘어 새, 호랑이 등과 같은 다채로운 동물을 모티프로 한 주얼리를 완성해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했다.
베르사유에 있는 멘들 부인을 방문한 윈저 공작 부인. 1949년 까르띠에가 만든 팬더 브로치를 벨트에 착용한 것이 돋보인다. © Robert Doisneau / Rapho윈저 공작 부인에게 판매된 사파이어 세팅의 팬더 클립 브로치. © Cartier
 
팬더에 담긴 까르띠에의 장인정신
창의력과 기술력의 조화로 탄생한 마스터피스, 팬더 드 까르띠에 컬렉션은 그 집약체라 할 수 있다. 동물을 모티프로 한 워치&주얼리의 경우 아이디어를 단순히 실제화하는 것을 넘어 자연에 경의를 표하고, 동물에게 생명을 불어넣으며, 개성을 꽃피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까르띠에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워크샵 간의 긴밀하고도 오랜 협업으로 이를 가능케 했다. 그 협업은 전체 제작 과정 내내 이어지며 움직임, 아름다움, 인간공학, 볼륨, 그리고 건축의 개념을 우아함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쟌느투상은까르띠에의 역사로 남았지만, 까르띠에는 팬더 컬렉션의 현대적인 여성상을 소개하며 그녀의 정신을 잇고 있는 셈. 여기에 팬더가 본디 지닌 야생적이고 강인한 멋은 간직하면서 사랑스럽고 장난스러운 매력을 더해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은 것이다. 
 팬더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18K 옐로 골드, 총 2.51캐럿의 에메랄드 2개와 225개의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 오닉스가 세팅되었다. © Cartier

팬더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18K 옐로 골드, 총 2.51캐럿의 에메랄드 2개와 225개의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 오닉스가 세팅되었다. © Cartier

그래픽적인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라 팬더 컬렉션 워치. © Cartier

그래픽적인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라 팬더 컬렉션 워치. © Cartier

 
또 까르띠에의 조각가들은 모든 포즈로 포착된 팬더를 크게 성형한 밀랍 조각품으로 만들어 내는데, 이를 완성함에 있어 미묘한 근육의 움직임, 코에서 눈으로 이어지는 윤곽, 머리와 발, 귀의 모양 등을 세세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1914년 팬더가 등장한 시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큰 도전 과제였던 팬더의 생생한 털 묘사도 놓치지 않았다. 팬더에게 역동성과 생동감을 부여하는 이 기술은 까르띠에의 독보적인 주얼리 메이킹 노하우이기도 하다. 먼저 까르띠에주얼러는팬더스팟을 표현하는 오닉스 등의 스톤 주변으로 금속 실을 둘러 결을 표현한다. 그다음엔 정확한 사이즈로 하나씩 커팅한 스톤을 정해진 위치에 정교하게 세팅한 후 가느다란 금속 실을 둘러 스톤을 고정, 각각의 디테일을 살려 팬더의 결을 매끄럽게 다듬는 것. 이러한 세심한 세공 과정 덕분에 팬더는 우리 곁에서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형태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Eric Bidou © Cartier© CartierEric Bidou © Cartier© Cartier© Cartier
 
 더 나아가 까르띠에의 글립틱(보석 조각) 워크샵에서 발견한 골드 비즈, 밀짚, 나무 마케스트리(쪽매붙임 공법), 칠보 공법을 거친 에나멜 등과 같은 높은 기술력의 제작 공법이 팬더의 얼굴을 장식하는 데 쓰이면서까르띠에의 혁신적인 기술력과 장인정신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기도.
 
라 팬더 브레이슬릿. 18K 옐로 골드 또는 18K 로즈 골드 소재로 만나볼 수 있다. © Cartier래 팬더 브레이슬릿. © Cartier2.33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버전의 라 팬더 브레이슬릿. © Cartier
 
최근 새롭게 선보인 팬더 드 까르띠에 ‘라 팬더’ 컬렉션은 데일리로 즐기기 좋은 간결하고 슬림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팬더의 정교한 디자인 요소를 베이스로 놀라운 유연성과 곡선미로 매혹적인 착용감을 선사한다. 군더더기 없는 형태와 감각적이고도 완벽한 주얼리 세공이 균형을 이루는 라 팬더 주얼리 컬렉션은 전국 까르띠에 부티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