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실용적이고도 우아한 스타일을 말하다, 가브리엘라 허스트

지속가능한 럭셔리를 추구하는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허스트. 최근 클로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되며 그녀의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한 스타일은 더욱 커다란 날개를 달았다.

BYBAZAAR2021.01.13

GREAT

WORTH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허스트.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허스트.

에코 백이 유행하고 있지만 완성도가 뛰어난 클래식 백에 대한 갈망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핸드백을 디자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론칭 후 한 친구가 더 이상 남이 만든 가방을 들고 다니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나 스스로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가방을 디자인하기로 결심하고 오랜 시간 고민했다. 2015년 10월 파리에서 처음 만든 샘플을 들었는데, 사람들이 그 가방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 이후 런던의 한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남성이 가방이 열리는 광경을 보고 굉장히 신기해하며 브랜드를 물어왔다. 아직 출시 전이라 했더니 와이프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명함을 내밀었다. 알고 보니 그는 애플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존 아이브였다. 바로 호박 모양의 ‘니나’ 백이 탄생한 스토리다. 이를 핸드백을 만들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여겼다. 같은 해인 2016년 배우 브리 라슨이 니나 백을 들었고, 그 다음 날 바로 아카데미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여러모로 행운이 따랐던 것 같다. 새로운 가방이 탄생하기까지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샘플을 생산하는 데에 평균 10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고, 또 완제품 제작에도 최소 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모든 컬렉션에 깊은 애착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당신의 가방은 독창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고, 지극히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하다. 당신에게 ‘핸드백’이란 어떤 존재인가?
가방을 만들 때 장기적인 관점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이 일을 평생 하고 싶다는 목표에도 부합한다. 핸드백은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과도하게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핸드백이 스타일에 중요한 역할은 하지만 전부가 될 수는 없으니까.
새로운 ‘바에즈(Baez)’ 백에 대해 설명해달라.
가수이자 인권운동가인 존 바에즈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이 가방은 돌려서 잠글 수 있는 자물쇠와 브랜드의 시그너처인 로즈 골드 하드웨어가 특징이다. 곡선이 들어간 박스 형태를 지녔으며 잠금 장식은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고안했다. 닫으면 박스 형태로 연출할 수 있으며 열린 상태에서면 토트백이 되는 투 웨이 백이다.
당신이 디자인하는 레디투웨어 역시 동시대적인 아름다움과 시공간을 초월한 모던함이 느껴진다. 레디투웨어는 어떤 지점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가?
지속가능성을 궁극의 목표로 삼고 있다. 꾸준히 신소재를 개발하며, 재활용 소재로 대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적인 부분이라면 전통에 가치를 두고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만들려고 한다. 이를 위해 여러 세대를 거쳐 이어온 공장과 작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무언가 완벽해지려면 오랜 시간 숙련된 노하우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이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레디투웨어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분더샵에서 선보이는 ‘바에즈’ 컬렉션.

분더샵에서 선보이는 ‘바에즈’ 컬렉션.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노력을 조금 더 이야기한다면.
지속가능성은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핵심 가치다. 여전히 팬데믹 상황에 놓여 있지만, 지속적으로 환경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그중 하나는 제품 제작 공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고객은 재료가 수급되고 제작되는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신뢰를 줌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자 함이다. 또한 패션쇼나 제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고, 비영리단체에 기부함으로써 발생시키는 온실가스를 상쇄하고자 노력한다. 또 매년 재활용 및 용도 변경 등 친환경 자재의 사용률을 높이도록 실천하고 있다. 순환적 경제를 위한 스스로의 채찍질이라 할  수 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소중한 순간을 꼽는다면 언제인가?
세이브 더 칠드런 단체와 함께 일했을 때다.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근에 대해 알리고자 세이브 더 칠드런과 함께 핸드백 판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서 더욱 강렬했던 순간으로 기억된다.
2년 전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서울을 정말 사랑하게 되었다. 4일 동안 머물렀는데, 우선 도시가 가진 전체적인 에너지가 놀라웠고, 박물관에서 역사와 민속 문화를 관람하며 한국인의 노하우와 지식이 얼마나 전통적인지 깨달았다. 아주 멋진 경험이었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어린 시절부터 디자이너를 꿈꾸고 오랜 시간 패션계에서 부딪히며 성공을 이끌어냈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커리어를 꿈꾸는 모든 이에게 해당될 것이다. 창의적인 여정은 아주 길고, 처음부터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그 길을 절대 떠나선 안 된다는 것. 험난한 여정이긴 하지만 길을 걷다보면 언젠가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이뤘을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일시적인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을 믿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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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황인애
  • 사진/ Pascal Perich(인물),Gabriela Hearst(제품)
  • 웹디자이너/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