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니얼 리가 쏘아 올린 ‘뉴 보테가’ 열풍은 여전히 건재했다. ‘세련되고 우아한, 그리고 편안한 옷’에 대해 고민했다는 그의 선택은 프린지. 사방으로 흩날리는 이 디테일은 니트 드레스, 퍼 코트, 클러치에 더해져 존재감을 배가시켰다. 프라다, 디올, 질 샌더 역시 긴 프린지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보헤미안의 굴레를 벗어나 다양하게 해석된 프린지가 대유행을 예고한다.


1970년대의 풍요롭고 글래머러스한 매력에 몰두하던 디자이너들이 우아한 1940년대로 시선을 돌렸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등장했던 허리를 강조한 ‘볼드 룩’이 런웨이에 대거 선보인 것. 봉긋하게 솟아 오른 어깨와 다양한 칼라 장식의 셔츠 드레스, 풍성하게 퍼지는 플레어스커트 등. 특히 1940년대 일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대변하던 아이콘 ‘리벳공 로지’ 포스터 속 헤어 스카프 장식과 블랭킷을 매치한 마크 제이콥스의 스타일링을 눈여겨보길.

‘침대 밖으로 탈출한 란제리’의 존재감은 이번 시즌에도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이 브라톱, 슬립 드레스, 코르셋이었다면, 이번엔 아주 얇은 레이스 소재의 블랙 란제리가 대세다. 라텍스 레깅스와 함께 극강의 섹슈얼리티를 표출한 생 로랑이 대표적이며, 슬립과 함께 니트 카디건과 쇼츠를 제안한 돌체앤가바나는 현실적인(?) 팁이 되어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