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식, 〈1985년 함부르크에서의 거북이와 함께한 방랑 사진〉, 1985, 8.7x13.1cm.
당연하지 않았기에 더욱 소중한 것들이 있다. 코로나19의 아이러니로 인해 미세먼지가 걷힌 하늘과 짙어진 에메랄드빛의 해변이 그것이다. 이에 반해 풀포기의 떨림에서부터 여치의 울음, 나무에 스치는 바람 소리 등 당연하게 여긴 채 일상에서 무심결에 지나치는 것들 또한 존재한다. 전자와 후자 모두 결은 다르지만 자연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그리고 작가 임동식은 이런 자연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며 기록해왔다. 자연에 균열을 가하는 대신 무위의 몸짓으로 틈을 만든 채. 이는 인위적인 것을 더할수록 ‘0’인 상태의 자연이 가진 의미가 퇴색된다고 생각한 그의 철학으로부터 비롯된 행위다. 7월 2일부터 열리는 전시 «일어나 올라가» 또한 자유로운 그의 작품 세계에 초점을 맞춘다. 주제는 ‘몸짓’ ‘몰입’ ‘마을’ ‘시상’ 총 4개로 나뉘어져 자연미술가로서 작가의 예술 활동을 아우르는 동시에 평생 아키비스트이자 퍼포머로서의 예술적 궤적을 좇기 위해 노력해온 그의 노력과 교차한다. 일련의 전개를 겪은 후 당신은 깨달을 것이다. 임동식의 기록물은 단순히 퇴적물처럼 쌓이는 것이 아닌, 순수 창작물이자 중요한 예술적 영감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 임동식의 개인전 «일어나 올라가»는 7월 2일부터 8월 1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