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인상과 소세지눈의 컬래버레이션.
출근 시, 화장을 하지 않으면 ‘졸립냐, 눈이 생각보다 작다, 어제 울고 잤냐’ 등등 ‘마상’이 되는 악플급으로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이 많았다. 20대 중반부터 눈 주변의 살이 늘어나고 빠지면서 자연산인 쌍꺼풀 라인이 점점 여러겹으로 층층히 생기기 시작한 것. 점점 게슴츠레한 눈으로 바뀌면서 눈을 뜨는 힘이 사라졌다. 반쯤 감긴 눈을 뜨기 위해 이마를 땅겨 눈을 끌어 올리는 습관이 생겼고, 결국 이마에 왕주름까지 발생했다. 인상과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안검하수. 병원 홍보 담당자의 추천으로 압구정에 위치한 ‘ㅈㄷ성형외과’를 찾았다.
내 눈에 모욕감을 줬어. 수술 실패.
‘라인만 잘 잡아주면 되겠다’는 의느님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급한 마음에 상담 후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비용은 지인 찬스로 80만원. 안타깝게도, 이곳은 가격만 착했다. 수술 당일, 전신마취로 진행할 때부터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보통 쌍꺼풀 수술은 부분 마취를 하지만 안검하수라는 특수 케이스라 전신마취를 하는 것이라 '안심 최면'을 걸고 스스로 위로하며 잠이 들었다. 수술 후, 거울을 보자 눈이 심하게 부어있고, 라인 조차 제대로 잘 잡혀 있지 않았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았으나 3일만에 쌍꺼풀이 다 풀렸다. 도대체 내 눈에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우주 밖으로 날아 멘탈을 붙잡고 따진 끝에, 재수술 날짜를 잡았다. 역시나. 다른 수술은 모르겠지만 안검하수 쪽으론 실력이 없었던 게 분명하다. 안검하수 수술을 잘하는 병원은 서울에 몇 군데 없다는 말이 사실이었던가. 그렇게 스트레스 속에서 1년을 보내다가 눈매교정으로 다시 태어난 지인을 만나고 나서 병원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 발품을 팔아 성공하다
부모님의 반대가 굉장히 심했다. ‘성형중독자’라는 말까지 들어가며 수술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 안검하수가 생활에 큰 불편함을 줬기 때문이다. 눈을 치켜 뜨는 버릇, 깊게 생기는 이마주름, 짝눈, 흐리멍텅해 보이는 눈빛 등등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하는 내 직업 특성상 이런 인상과 외모는 득이 될리 없었다. 이번엔 절대 실패하지 않으리란 굳은 의지로 병원 정보를 야무지게 모으기 시작했다. 약 3개월 동안 ‘이글 아이 모드’로 변신, 병원 탐색에 박차를 가했다. ‘압구정 재봉틀 3대장 (쌍커풀을 귀신같이 잘 박는다는 뜻)’부터, 선배 에디터와 친한 피부과 원장님에게 추천 받은 A-리스트까지(대부분 경험이 많은 40대 이후의 원장님을 추천). 압구정과 청담동에 위치한 내로라하는 병원 이름을 달달 외우고 다닐 정도로 꼼꼼하게 리스트업을 한 끝에 3군데의 성형외과를 방문했다. 모두 유명한 병원이라 (상담료 2만원을 내기도 했으나 전혀 아깝지 않았다) 상담을 받을 때마다 당장 그 자리에서 수술하고 싶었으나 참았다. 한 군데의 상담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성격 급한 내가, 수련하는 마음으로 상담 예약만 꼬박 1달 걸려 찾아간 압구정역 근처의 ‘ㅇㅇㅇ 성형외과’의 박원장님의 코멘트를 받는 순간,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가격은 두 배이상 비싸지만, 다른 두 병원에서는 해주지 않았던 수술방법과 나의 고민을 정확하게 꼬집어 말씀해주신 것이다. “눈두덩에 살이 없어서 쌍꺼풀이 겹겹이 생기므로 눈두덩에 자가 지방을 넣고 절개로 쌍커풀 라인을 살짝 잡아줍시다.” 한 달 반 후 수술대에 누웠다.
며느리도 모르는 눈매교정.
수술 당일인 금요일 오전. 수면 마취 후, 금세 깼다. “눈을 감았다가 뜨세요.” 어디가 들려오는 희망의 목소리. 눈을 뜬 상태에서도 쌍커풀 라인을 봐야하기 때문에 앉은 상태에서 눈을 감았다가 뜨기를 반복,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참을만했다. 그 이후, 허리에서 뺀 지방을 눈두덩에 삽입했다. 회복실에서 1시간정도 누워 있다가 떨리는 손을 부여 잡고 거울을 봤다. 멍은 커녕, 흉터도 거의 안나서 안경을 써도 티가 나지 않았다. 부기도 굉장히 적었고. 눈두덩에 지방을 넣어 통통해지니 갑자기 5살은 어려보였다. “지방을 넣었으니 한 달 동안 절대 다이어트를 하시면 안됩니다.”라는 의느님의 말씀을 새겨들으며 음식 섭취도, 얼음찜질도 열심히 했다. 약 30cc 정도의 지방을 허리에서 뺀 부분만 강력펀치를 맞은 것처럼 아픈 것 빼고는 성공적이었다. (15cc만 넣고, 나머지는 한 달 뒤에 리터칭할 때 쓰인다) 일주일 뒤에는 실밥을 풀었고, 한 달 뒤에는 눈두덩에 지방을 다시 넣는 것으로 안검하수와 작별했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우 만족스러운 눈매 형태로 살고 있으며 나의 추천으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3명이 광명을 찾았다. 안검하수에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휴가 대신, 수술을 추천한다.
수술선배가 알려주는 성공 TIP
원장님의 경력을 볼 것. 병원 보다는 원장님 실력이 우선이다. 40대 이상의 원장님으로.
가능하다면 그 병원에서 수술을 한 사람을 직접 보고 판단해라.
인터넷 후기와 광고는 참고만 할 것. 100% 진실이 아니다.
수술 전, 2-3군데 상담은 기본이다.
눈 수술로 유명한 세현, 아이원, 아미미 성형외과 추천.
가격이 싸다면 의심해볼 것.